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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산책

[클래식 산책] 김신환 국제성악콩쿨 준비에 부쳐

유현정 변호사(서울변회 클래식동호회)

지난 5월1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김신환 국제성악콩쿨 기금마련을 위한 '위대한 성악가들' 음악회가 열렸다. 현재 한국성악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신환 교수의 이름을 따 내년 가을 창설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 한다. 김신환 교수는 1957년 파리 성악콩쿨에 한국인 최초로 입상하고 동양인 최초로 이탈리아 라스칼라 오페라단(Della Scala Opera Company)의 솔리스트로 활약했으며 1985년 서울시립오페라단을 창단해 초대 단장을 지내는 등 국내 성악 발전에도 큰 업적을 남긴 원로 테너로 한국 성악계의 산증인이라 할 수 있다.

어느 인터뷰에서 그는 "젊은 시절 선진국에서 제 나라 노래만을 배우고 가르치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국내외에 한국의 예술가곡을 널리 알리려고 콩쿨 창설을 결심했다"고 했다.

현재 우리나라 음악대학에서는 우리 노래가 홀대받고 있는 실정이라 한다. 입학·졸업시험에도 우리 가곡이 빠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 현실에서 김신환 국제성악콩쿨에서는 우리 가곡을 콩쿨 예선과 본선 지정곡으로 꼭 집어넣어 국내외 젊은 성악도들에게 한국 가곡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겠다 하니 그 취지에 적극 동감하고, 세계적인 콩쿨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

이와 같은 김신환 국제성악콩쿨의 취지에 맞게 위대한 성악가들 음악회에서는 각 성악가가 오페라 아리아 위주의 외국곡을 1곡 부르고 가곡을 1곡 부르는 것으로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그러나 절반 이상의 성악가는 가곡을 먼저 부르고 오페라 아리아를 나중에 불렀으며, 심지어 순서를 바꾸어 먼저 부른 가곡을 1절만 부른 경우도 있었다. 1절만 부른 가곡의 경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 중 하나였기 때문에 심취하여 듣고 있던 연주가 중간에 갑자기 끊겨버린 기분이어서 아쉬움이 컸다.

곡목의 선정이나 연주 순서는 연주자의 사정에 따라 변경이 가능하다. 또한 오페라 아리아는 규모가 큰 악극에서 악기로서의 사람의 목소리를 가장 아름답고 화려하게 돋보이도록 가사와 음을 쓴 것이기 때문에 그와 같은 고려보다는 우리의 정서를 단일곡에 담아낸 가곡이 상대적으로 소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의 가곡을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리기 위한 콩쿨을 만들기 위해서는 오페라 아리아 못지않게, 아니 그보다 더 깊은 감동을 줄 수 있는 가곡 연주가 이루어져야 하고 또 그러한 취지가 관객에게 잘 전달되어야 할 것이다.

이미 세계무대에서 한국 성악의 위상은 많이 높아졌다. 이제는 우리 성악가들이, 우리의 성악교육이 외국의 오페라 아리아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노래를 더 많이 부르고 연구하고 또 전 세계에 우리의 노래를 많이 알려야 하지 않을까. 이를 위해서는 한국의 정서와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가장 잘 표현해낼 수 있는 멋진 가곡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그 아름다움을 전 세계 어느 누구라도 쉽게 알 수 있도록 창법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김신환 국제성악콩쿨이 그 길에 큰 역할을 해내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