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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화 검사의 채식사랑

[김주화 검사의 채식사랑] 잡담

김주화 부산동부지청 검사

검사로 임관한지 어느 덧 5년이 흘렀다.

처음 임관했을 때 만해도 음주, 무면허 등 교통과 관련하여 구속되는 사건들이 종종 있었다. 신임 검사 시절 배당 받던 구속 사건들은 교통 관련 사건이나, 절도 등의 비교적 단순한 사건들이었지만, 구속된 피의자를 직접 조사할 때면 그들의 마음과 심리적 충격이 그대로 전해져 쉽지만은 않았다.

신림동에서 고시 생활을 하면서 좁은 공간에서 지내는 것을 몹시 답답하게 여겼던 나로서는 어떤 잘못을 했던 간에 사람을 구속하고 가두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사법연수원 시절에 견학해 본 교도소의 모습은 어느 여름 지리산 산장에서 칼잠을 자던 밤보다 더욱 숨이 막혔다. 한정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있으면 몸을 뻗기도 어렵거니와 숨쉬기조차 답답해진다. 하지만 구금은 그런 상태를 지속시킨다.

신참 시절 음주 운전으로 구속된 동년배의 피의자를 직접 조사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는 음주 운전을 신호위반이나 과속운전처럼 가볍게 여겼었는지 벌금을 몇 번 납부하고도 또 다시 음주, 무면허 운전을 저질렀고 이번엔 구속이 되었다. 깔끔한 옷차림에 직장과 가족도 있는 준수한 젊은이였는데 갑작스런 구속 상태에 매우 큰 충격을 받은 듯했다. 울먹이는 그 목소리가 너무 애처로워서 그날 밤은 편히 잠을 잘 수 없었다.

누군가 그에게 다시금 음주 운전을 할 경우 구속될 수도 있음을 설명해 주었더라면, 그가 그런 경고를 새겨듣고 따랐다면, 그처럼 쉽게 위법을 저지르지는 않았을 것 같았다. 무지(無知)가 가장 큰 죄라고 했던가. 의외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이 지니는 법적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습관과 감정에 따라 쉽게 범행을 저지른다.

이런 무지와 습관으로 인해 위법과 적법을 넘나드는 피의자들에게 어느 샌가 나는 '설명해 주는' 검사가 되어 갔다. 당신이 저지른 행위는 어떠한 것이며, 그것을 처벌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법에서 정하는 형은 어떠하며, 다시 범행을 저지른다면 이러 저러한 처벌이 예상되는지 등등.

내 설명을 들었던 피의자들이 후에 같은 범행을 저질렀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내가 그들보다 우위에 있는 점은 형사법 분야를 더 잘 안다는 것이니, 적어도 '몰라서 억울한 일'은 없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도리라고 느꼈을 뿐이다.

요즘 나는 검사 업무 외에도 틈틈이 자료를 모아 글을 쓴다. 지구가 현재 처한 상황은 무엇이며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지금과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떠한지 등등.

무엇을 먹느냐는 인간의 정신적·육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빈곤과 자원 소모, 환경 파괴와 지구 전체의 문제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매일 마주하는 메뉴 선택 앞에서 문화와 습관과 입맛을 우선시하기 쉽다.

나는 그저 올바른 정보와 전문가들의 경고를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지만, 오늘날처럼 과학과 기술이 발달하고,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단지 몰랐다는 이유로 과오를 저지르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비록 지금 당장은 그 선택의 결과가 어떠한지 모를지라도, 결국 우리의 선택이 미래를 만든다는 것은 자명하기에 더욱 그렇다.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