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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산책

[클래식 산책] 마술피리

유현정 변호사(서울변회 클래식동호회)

얼마 전 지인께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 표를 선물로 받았다. 우~와! 이런 행운이!! 좋아하는 분께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고 너무나 들떠서 입이 귀에까지 걸릴 지경이었다. 서둘러 급한 일을 처리하고 황급히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으로 향했다.

오페라를 감상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오페라는 예술의 종합이자 최고로 호사스러운 경험인 것 같다. 오페라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오페라의 줄거리와 시대적 배경, 대본 및 작곡가의 의도 등에 관하여 미리 예습을 해야 한다. 자막에 기재된 줄거리를 따라가느라 정말 감상해야 할 노래와 연기, 관현악 반주, 무대장치와 조명의 변화 등을 놓치면 얼마나 아까운 것인가! 이는 마치 근사하게 차려진 잔칫상에서 가장 중요한 요리는 빼고 집에서 늘 먹는 밥과 김치, 그것도 식은 밥과 시어빠져 맛이 없는 김치만을 먹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와는 달리 오페라는 시간과 공간에 제한이 커서 줄거리가 비교적 단순할 수밖에 없고, 우리 창작오페라가 아닌 이상 외국말로 된 대본을 우리말로 번역해 놓은 자막의 수준이 아직까지는 반주나 무대장치에 들이는 정성에는 미치지 못하는데다 심지어는 오탈자가 눈에 띄기까지 할 정도여서 줄거리만 따라가다가는 실망하기 쉽기 때문이다.

마술피리는 가족오페라로 잘 알려져 있다. 왕자와 공주, 마법과 주술, 선의 세력과 악의 세력이 대비되고 밤의 여왕의 아리아와 같은 유명한 아리아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와 같이 단순하지만은 않은 것이 또 마술피리이다. 무대 배경이 되는 3개의 문에 크게 새겨진 호루스의 눈, 자라스트로와 같은 인물의 이름, 선악이 단순히 대비되는 것이 아니라 1부와 2부의 선악이 바뀌는 구조 등이 범상치 않다.

자라스트로는 고대 페르시아 제국에서 태동하여 1,000년 이상 고대 이란 민족의 정신을 지배했던 조로아스터교의 창시자 조로아스터에서 온 것으로, 조로아스터는 지혜의 신인 아후라 마즈다로부터 통찰력을 부여받고 진리를 설교하도록 명령받았고, 이로 인해 조로아스터교는 최초의 계시종교로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파미나를 유괴해간 악당에서 최종적으로는 지혜와 선의 상징으로 표현된 자라스트로 위에 철학자 니체의 짜라투스트라가 오버랩되었다.

마술피리에 대한 다양하고 복잡한 해석도 많지만 이번 마술피리에서는 공주 파미나가 시험에 든 왕자 타미노의 침묵에 절망하여 자살까지 생각하다 천사들의 제지로 마음의 고통을 이겨내고 왕자와 행복한 결말을 이루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결실의 계절 가을이다. 모든 연인들에게 멋진 사랑의 결실이 맺어지기를!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