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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산책

[클래식 산책] 클래식 친해지기

유현정 변호사(서울변회 클래식동호회)

흔히 클래식은 어렵고 돈 많이 들고 보통 사람들과는 동떨어진 분야라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클래식이 돈 많은 사람들의 전유물이라든지 사치스러운 취미라는 그릇된 인식이 팽배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과연 그런 것일까?

지난 2008년 12월 국민소득이 우리나라의 절반도 되지 않고 빈부격차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심한 나라 중 하나인 베네수엘라의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Simon Bolivar Youth Orchestra of Venezuela)’가 내한공연을 가졌다. 지휘자는 27세의 젊은 청년 ‘구스타보 두다멜(Gustavo Dudamel)’이다.

단원들은 지휘자인 두다멜을 포함하여 85% 이상이 빈민촌에서 아무런 희망 없이 살아가던 친구들이다. 그들은 베네수엘라에서 청소년들을 마약과 범죄로부터 구하기 위해 1975년부터 시작한 국가적 음악교육프로그램인 엘 시스티마를 통해 자의로든 타의로든 오케스트라에 들어와 처음 잡아보는 악기를 가지고 혼란을 겪다가 악기와 친해지고, 음악과 친해지고, 즐거움이 생기고, 목표가 생기고, 삶의 희망과 긍정적 태도를 가지게 된, 그리고 현재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성장해 베를린 필의 상임지휘자 사이먼 래틀, 세계적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 클라우디오 아바도와 같은 대가들로부터 축복과 찬사를 받을 뿐 아니라 도이체그라모폰에서 음반을 내고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음악제에 초대되는 대단한 기량을 가진 오케스트라의 단원으로 성장했다. 우리가 클래식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견을 깨고 그야말로 ‘클래식의 힘’을 보여 준 멋진 팀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예술의 전당 내한공연에서 앵콜곡을 연주하며 베네수엘라 국기를 연상시키는 점퍼를 입고 연주자들이 자신의 악기를 이리저리 돌리고 파도타기를 하는가 하면 의자에 올라가 맘보를 외치고 연주가 끝나자 점퍼를 벗어 객석에 던지는 등 클래식의 열정을 그대로 발산하며 열광의 도가니를 만들어 내는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관객들은 정말 환호했고, 모두들 흥겹고, 기쁘고, 즐거운 분위기였다(앵콜곡 동영상은 인터넷에 공개돼 있다).

클래식은 어렵거나 일부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어느 순간 들으면 가슴을 두드리는 가사와 멜로디를 가진 가요나 팝송처럼 클래식은 아주 즐겁고 삶에 지친 몸과 마음을 어루만져주며 알면 알수록 그 깊이를 더해가는 멋진 분야이다. 당장 KBS FM 제1라디오만 켜도 하루 종일 우리 국악을 포함한 클래식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음악 전문가와 방송작가들이 심혈을 기울여 선곡하고 소개하는 멋진 음악들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의 관심만으로는 역부족인 것이 현실이다.

클래식의 대중화에 장애가 되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고액의 연주회 표 값이다. 우리나라 연주회 표는 전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비싸다. 영국이나 미국에 비해서도 거의 두 배 가량 되는 것 같다. 국민소득 대비 표 값을 계산해 보면 우리나라 공연 표가 정말 비싼 것은 사실이다. 이렇게 해서는 클래식의 대중화가 쉽지 않은 것이다. 남발되는 초대권만 줄여도 표 값 부담이 훨씬 덜어질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과 친구가 될 수 있도록 대중적인 공연을 활성화하고 연주회 표 값을 조정하는 등 클래식의 저변을 늘여나가는 노력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