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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산책

[클래식 산책] 먼저 교향곡부터

하죽봉 변호사(서울변회 클래식동호회장)

서울지방변호사회 동호인모임 중 하나인 클래식음악동호회가 2007년 말에 생기면서 필자가 외람되게 회장을 맡게 되었다. 그 뒤 이 모임에 들어온 젊은 회원들이 입문자 또는 초심자에게 도움이 될 프로그램을 진행시켜 달라거나,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지, 또는 어떤 곡부터 듣는 것이 좋은 지를 묻고 있는데 마지막 물음에 대하여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을 드리고자 한다.

클래식음악의 장르는 관현악, 실내악, 기악, 성악으로 크게 나눌 수 있고, 대표적인 관현악은 교향곡이다. 교향곡의 영어 symphony는 라틴어 symphonia에 어원이 있고, sym은 together, phonia는 sound의 의미임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symphony를 사전전 의미대로 번역하면 합성곡(合聲曲)이 될 것 같은데, 교향곡으로 쓴 연유를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일본의 모리 오오가이(森鷗外)가 최초 번역한 것으로 되어 있다. 모리는 1880년대 독일 유학생으로서 육군 군의감을 지낸 의사이지만 안데르센의 ‘즉흥시인’의 번역자 및 소설가이다. 모리는 한학에도 정통한 교양인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그가 교향곡이라고 번역한 데는 까닭이 있을 것이다. 여하튼 모리가 번역한 교향곡은 일본, 한국, 중국에서 그대로 쓰고 있으니 음악사에도 큰 공헌을 한 셈이다.

교향곡은 현악기, 관악기, 타악기( 및 때로는 인성까지도)를 총동원하기 때문에 구성에서, 색채감에서, 장대함에서 다른 장르를 압도하므로 클래식음악을 대표하고 있고, 관현악단(orchestra)의 우열은 교향곡의 연주 실력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레코드 목록서를 보면 편집순서가 avant-garde, ballet, chamber 등 알파벳순에 의한 장르별로 되어있는 것도 있으나 대부분은 알파벳순에 의한 작곡가별 또는 교향곡을 필두로 하는 장르별로 나누어지는데 작곡가의 작품순서도 교향곡, 관현악극, 협주곡, 실내악, 기악 등으로 되어 있으므로 결국 장르별 순서가 되며 최초는 반드시 교향곡인 것은 바로 교향곡이 입문곡임을 나타내고 있다고 하겠다.

교향곡은 하이든 이후 대다수 작곡가가 작곡해 왔고, 또 작곡해야만 대접을 받는데 평생 오페라만 작곡한 베르디, 푸치니나 프랑스의 에스프리의 발현에 뛰어난 라벨, 포레, 드뷔시나 피아노의 쇼팽, 리스트 및 바이올린의 파가니니는 교향곡을 남기지 않은 드문 예외에 속한다(바그너에게는 교향곡 1곡이 있다고 한다).
들어야 할 교향곡은 얼마나 될까. 교향곡의 아버지로서 교향곡의 형식을 확립하였다고 하는 하이든 104곡, 모차르트 41곡, 베토벤 9곡, 슈베르트 9곡, 멘델스존 5곡, 브람스 4곡, 브루크너 9곡, 생상 3곡, 차이코프스키 6곡, 드보르작 9곡, 말러 9곡, 시벨리우스 7곡, 닐센 6곡, 베를리오즈 3곡, 슈트라우스 4곡, 글라주노프 8곡, 본 윌리암스 9곡, 라흐마니노프 5곡, 스트라빈스키 4곡, 프로코피예프 7곡, 힌데미트 6곡, 쇼스타코비치 15곡, 윤이상 5곡이 있는데, 그외에 유·무명의 작곡가에 의한 교향곡을 합치면 몇백곡 몇천곡이 될 것이다(우리나라의 고 나운영씨도 9곡의 교향곡을 작곡했다고 한다).

얼마 전 KBS FM-1에서 나오는 교향곡으로서 처음 들었는데 너무 좋아 곡 검색을 해 보니 니클라이 미야스코프스키의 23번이고, 작곡가를 찾아 인터넷에 들어가니 1900년대 러시아 출신으로서 교향곡만 27곡을 남기고 있다고 하니 클래식음악 세계의 깊이에 새삼 놀랄 뿐이다(allmusic.com이 유용한 사이트임).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