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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산책

[클래식 산책] 공연장을 찾는 즐거움

유현정 변호사 (서울변회 클래식동호회)

클래식 공연을 다니다보면 각 공연을 크게 네 종류로 나눌 수 있는 것 같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거장의 열정이 넘치는 연주와 무명 연주자의 열정이 넘치는 연주, 그리고 거장의 약간은 의례적이고 성의 없어 보이는 연주와 무명 연주자의 의례적이고 성의 없어 보이는 연주. 물론 거장의 열정이 넘치는 연주는 말할 나위 없이 크나큰 감동과 환희를 불러일으킨다. 이런 연주를 들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삶의 큰 기쁨과 의미로 다가올 정도다.

지휘자와 연주자와 훌륭한 공연장과 더불어 그 기쁨을 함께 나누고 감동을 배가시킨 수준 높은 다른 관객에게도 모두 감사하기 그지없다. 무명 연주자의 열정이 넘치는 무대도 그 열정에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으면 아주 감동적인 무대가 된다. 아주 특별한 천재를 빼고는 처음부터 거장이나 대가로 출발하는 일은 거의 없으며, 오랜 시간동안 처절하게 갈고 닦은 연습과 노력과 열정으로 더욱 완숙하고 감동적인 연주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례적이고 성의 없어 보이는 연주는 그것이 거장의 것이든 무명 연주자의 것이든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특히 거장의 연주는 잔뜩 기대하고 비싼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고 가기 때문에 그 실망감은 배가되는 것 같다.

열정적인 연주인지 아닌지는 연주자들의 표정을 보면 알 수 있다.
진지하고 눈이 빛나며 그 무대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다 거는 듯한 혼신의 힘을 다 하는 표정.
오케스트라의 경우 지휘자와 연주자들이 혼연의 일체가 돼 하나의 소리를 빚어내는 것이다.

어느 한 사람이 특별히 잘 해서 튀게 되면 오히려 망치게 되는 합창과 같다. 열정적인 연주가 끝난 후에는 훌륭한 작품을 최상의 소리로 만들어냈다는 기쁨에 서로 격려와 만족의 눈빛을 교환한다. 청중은 열광적인 박수와 환호로 보답하고 지휘자는 연주자 하나하나를 일으켜 세워 청중과 교감을 유도한다. 그와 같은 감동과 공감과 소통이 있는 연주에서는 자연스럽게 감동을 연장하는 앵콜곡이 연주된다.

보통 앵콜곡은 그 오케스트라나 연주자들이 가장 편안하게 자주 연주한 곡이 선정되므로 아주 훌륭한 연주가 나오기 마련이고 청중들은 최고의 찬사를 보내며 공연은 막을 내리게 된다.

훌륭한 공연은 연주자와 청중의 대화이자 소통과 공감의 장이다.

아무리 훌륭한 연주라 하더라도 연주 중 들려오는 잡담소리와 핸드폰 수신음, 가방 지퍼 ‘찌익’ 여닫는 소리 등은 무대 위의 연주자는 알 수 없다 하더라도 그 주변의 청중은 연주에 몰입할 수 없게 되고 소통과 공감을 방해받게 된다. 함께 하는 주변의 다른 청중도 훌륭한 공연의 중요한 요소인 까닭이다.

매번 공연장을 찾을 때마다 오늘은 어떤 연주자가 얼마만큼의 열정으로 우리들과 공감을 이루어내는지, 함께 하는 다른 청중들은 어떠할지 기대해 보는 것도 공연장을 찾는 또 다른 기쁨이자 즐거움이다.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