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원대 환매중단을 선언한 젠투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신한투자증권이 펀드 청산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펀드 청산이 투자자의 이익에 부합하는지를 먼저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펀드를 청산하려면 수년이 소요되고 상당한 법률비용까지 소모되지만, 이를 통해 투자자에게 높은 수준의 자산 회수를 보장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펀드 청산 추진은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급변하는 시장 여건 속에서 조속히 청산 절차를 밟아 자산을 정리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다.◇ 1조 원대 환매중단 젠투펀드는 = 홍콩에 기반을 둔 젠투파트너스(Gen2 Partners, 대표 신기영)가 운용하는 '케이에스아시아앱솔루트리턴펀드'(KSAARF, 젠투펀드)는 2017년 트럼프 대통령 대선 승리 직후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를 사들이고 중국의 신용부도스와프는 매도하는 방식으로 10개월간 약 48%대의 수익을 내며 주목을 받았다.한국에서는 2016년부터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우리은행,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와 은행사 등을 통해 1조 원 넘게 판매됐으며, 그중 신한투자증권이 가장 많은 약 4200억 원어치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젠투펀드는 2020년 초부터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전 세계 증시 변동성 확대와 채권시장 경색, 유동성 제한 등으로 2020년 7월부터 지금까지 환매가 중단된 상태다. 이에 신한투자증권은 2022년 4월 영국 왕실령 저지섬 왕립재판소(저지법원)에 소를 제기하고 펀드의 즉각적인 청산을 요구했지만 저지법원은 같은 해 12월 청산 중지를 요청한 젠투파트너스의 주장을 받아들여 분쟁을 중재로 해결하라고 판결했다. 이제 젠투파트너스와 신한투자증권 간 분쟁은 홍콩국제중재센터에서 해결될 전망이다. 퀸 엠마누엘과 시들리 오스틴 등 글로벌 로펌이 이 중재 사건에서 젠투파트너스를 대리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와 별개로 청산 중지 결정에 불복해 올해 1월 저지법원에 항소 제기 허가를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사례 보니 = 청산 과정은 녹록지 않다.2008년 칼라일캐피탈이 운용하던 10억 달러 규모의 '칼라일캐피탈코퍼레이션' 펀드는 청산 요구를 받고 관련 소송이 10년 넘게 진행됐지만, 청산을 요구한 판매사 등의 187건에 달하는 청구가 1심에 이어 2019년 항소심에서도 전부 기각된 바 있다. 결국 판매사 등은 칼라일캐피탈 경영진 등에게 소송 비용을 전액 보전하라는 판결을 받고 약 2400만 파운드를 지급해야만 했다.오레힐파트너스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동안 12억 달러 규모의 펀드 '오레힐인터내셔널' 포트폴리오 중 3억 달러의 환매를 요청받았지만 특정 수준 이상으로 환매하지 못하도록 한 '게이트 조항'을 들어 환매를 중단했다. 환매 중단으로 시장이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번 오레힐파트너스는 투자자들이 오랜 시간을 기다리는 대신 낮은 수수료를 지불할 수 있도록 했고 결국 그 다음 해 수익률 65% 개선이라는 성과를 거뒀다.정만진(68·사법연수원 14기) 법무법인 두현 고문변호사는 "펀드 상품구조가 정교해진 만큼 펀드 판매사들은 계약 시점에 투자자들에게 상품 구조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며 "펀드 환매 중단 상황에서는 긴 시간이 소요되는 책임 회피성 청산을 요구하기보다는 더욱 신중하게 투자자의 자산 회수를 최대화할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한편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투자자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펀드 청산은 투자자의 자산 회수를 최대화하기 위해 종합적으로 검토해 도출한 방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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