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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불리고, 다양한 수요 대응… 중견로펌들 전환기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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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전문 분야에서 자리잡은 중견 로펌들이 합병을 추진하는 이유는, 규모와 서비스 측면에서 확실한 성장을 이루기 위함이다. 고객들의 수요는 날로 다양해지는 한편, 실질 성장은 정체된 법률 시장에서 새 돌파구를 찾겠다는 시도다. 중견 로펌들이 전문 분야를 확보해 생존을 모색하던 시기를 지나, 합종연횡하며 새로운 정체성을 찾는 전환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법무법인 클라스(대표변호사 황찬현·남영찬)와 한결(대표변호사 이경우·안병용·안식)은 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리며, 송무·자문 양쪽에서 서비스 고도화를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2018년 설립된 클라스는 출범 1년 6개월 만에 충정 강남 분사무소와 합병하며 구성원 60여 명의 로펌으로 성장했다. 17일 기준으로 국내변호사 90여 명이 포진하고 있다. 전관 변호사를 꾸준히 영입하며 서초동 송무 분야의 강자로 자리잡았다.

1997년 설립된 한결은 현재 총 변호사 63명(국내변호사 60명, 외국변호사 3명)으로 구성된 중형 로펌이다. 로펌의 전통적인 자문 분야로 손꼽히는 M&A, 건설·부동산, 노동, 금융에서 꾸준히 두각을 보여왔다.

양사의 합병이 완료되면 변호사 150명을 넘어서는 중량급 로펌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의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각각 최소 100억 원을 넘어선다. 지난해 12월 인사혁신처가 공개한 '2023년도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대상 기관'에 두 로펌 모두 포함됐다.

법무법인 린(대표변호사 임진석)과 엘케이비앤파트너스(대표변호사 이광범)도 자문과 송무 분야에서 가진 강점을 결합해 시너지를 얻기 위해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합병을 통해 대형로펌으로 발돋음한 광장, 화우 등의 선례를 참고해 도약을 위한 돌파구를 찾겠다는 것이다.

2017년 설립된 린은 6년 동안 고속성장해 변호사 수 100명을 넘어서는 중견로펌으로 자리잡았다. 17일 기준으로 107명의 변호사가 포진해 있다. 국내변호사가 92명, 외국변호사가 15명이다. IT, 빅데이터, 스타트업 등 혁신 분야의 자문을 다수 수행하는 강소로펌으로 인정받는다.

엘케이비앤파트너스는 2012년 이광범(64·사법연수원 13기) 변호사가 설립한 이후 전관 변호사를 주축으로 송무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17일 기준으로 국내변호사 66명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가 합병하면 변호사 수 170명 이상의 대형 로펌이 탄생한다. 국내변호사 수 기준으로 동인을 바짝 추격하는 11위 규모의 로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 모두 인사혁신처가 공개한 '2023년도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대상 기관'에 두 로펌 모두 포함됐다.

법조인들은 중견 로펌들의 '합병 러시'가 △규모의 경제를 위한 몸집 불리기 △다양한 고객의 송무·자문 수요 대응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분석한다.

현재 변호사 수와 매출을 기준으로 국내 7위 로펌으로 자리 잡은 지평도 2008년 지평과 지성의 합병과 2014년 조직개편을 거쳐 탄생했다.

임성택(59·사법연수원 27기) 지평 대표변호사는 "중견 로펌들이 규모의 경제를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것 같다. 합병을 통해 조직을 키우고 사람을 보강하며 전문성을 키우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합병으로 인한 효과가 지속 가능하려면 구성원의 합의가 필수적"이라며 "시스템이나 문화, 업무 조건 등을 맞춰가는 과정 역시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전문 분야에서 인정을 받으면 기존 고객의 자문 수요가 다양해지며, 전 분야의 전문성을 고루 갖출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또 규모를 키우면 변호사 구인, 사건 수임 등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조세 분야의 강소로펌 가온을 이끄는 강남규(49·31기) 대표변호사는 "법률시장 재편의 서막"이라며 "부티크와 중견 로펌들이 전문 분야에서 성장해 온 기간을 거쳐, 이제 인수합병을 하는 전환기가 시작됐다고 본다. 급변하는 시장에서 자리잡기 위한 시도"라고 했다.

대형로펌, 네트워크 로펌 등도 규모의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세종의 경우 스타변호사, 팀 단위 영입 등을 거쳐 지난해 기준 국내변호사 수 508명에 달하는 대규모 로펌이 됐다. 전국에 분사무소를 둔 네트워크 로펌들도 변호사 수 100명 규모를 넘어선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와이케이의 국내변호사 수는 144명, 로엘은 102명이다.

합병한 이후 로펌 간의 실질적 통합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합병 경험이 있는 한 로펌의 대표변호사는 "합병은 할 수 있으나, 실질적인 시너지를 내기 위한 실질적 통합은 쉽지 않다. 장소적인 통합은 물론 분배구조, 이해관계 등을 조율하는 세부적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 경영진 간의 합의와 양보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 로펌들은 2000년대 초부터 꾸준히 합병을 실시해 왔다. 2001년 세종이 열린합동법률사무소를 흡수하고, 한미합동법률사무소가 광장과 합친 것이 대표적이다. 이듬해에는 화백과 우방이 합쳐 지금의 화우가 됐다. 화우는 2006년 김신유와도 합치며 대형로펌으로 뛰어올랐다. 2008년에는 중형 로펌이던 지평과 지성이 지평지성으로 합병한 후 2014년 지평으로 조직개편했다. 2009년에는 대륙과 아주가 통합하며 지금의 대륙아주가 출범했다.

 

 

홍수정·홍윤지 기자   soojung·h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