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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처벌 대상은 CSO가 아닌 대표이사

"CSO가 경영책임자라는 주장이 인정된 적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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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27일부터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처벌 대상인 ‘경영책임자등’의 해석이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고용노동부는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에서 모두 대표이사에게 사고 책임을 물은 것으로 나타났다.


◇ 고용노동부, 중대산업재해 책임 ‘대표이사’에 물었다 = 고용노동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부터 이달 8일까지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조사한 사건은 211건이다. 이 가운데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은 모두 31건이다. 고용노동부는 이 사건들 전부에서 CSO(Chief Safety Officer·안전보건 담당 임원) 등의 안전보건 담당자가 아닌 대표이사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직후부터, 해석에 논란이 일었던 ‘경영책임자등’을 고용노동부는 CSO가 아닌 대표이사로 해석하는 경향이 수치로도 나타난 것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사건 모두 대표이사가 기소 대상이었다”며 “현재까지 CSO가 기소의견으로 송치된 건은 없다”고 말했다.


◇ 기업이 CSO 선임해도 대표이사 면책 안 돼 = 중대재해처벌법 제2조 제9호에서는 경영책임자등을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하여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제6조에서는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위반해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한 경영책임자등을 처벌하도록 한다.

 

이같이 경영책임자를 정의한 법 조항에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 명시돼 있어, 그간 법조계에선 기업이 CSO를 선임할 경우 대표이사가 면책받을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다.

 

실제로 기업이 CSO를 선임한 경우도 있다. 선박수리 업체 삼강에스앤씨는 검찰 수사과정에서 CSO를 선임해 경영책임자가 CSO라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해당 기업의 대표이사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한 대형로펌의 노동팀장은 “고용노동부는 이론적으로 CSO가 경영책임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부정하진 않지만, 수사 과정에서 CSO가 경영책임자라는 주장이 인정된 적은 없는 것 같다”며 “검찰도 노동청 수사단계에서 수사지휘를 하고 있어, 수사경향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 “경영책임자 범위 명확히 규정해야” = 법조계에선 여전히 이론상으로 ‘경영책임자등’에 CSO가 포함될 수 있어, 실무에서 혼란이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한 대형로펌 중대재해팀 소속 변호사는 “법 시행 직후 대표이사 입건을 막으려고 CSO를 선임한 기업들에서 최근 다 대표이사가 입건되고 있다”며 “(CSO를 선임한 기업에서)대표이사가 면책되지 않는다면, 최악의 경우 대표이사와 CSO 모두 입건될 수 있어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경영책임자등’의 범위를 좁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재계에서는 CSO를 경영책임자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 5월 “경영 책임자에 적합한 자가 선임된 경우 사업대표는 안전·보건 확보 책임이 면해지도록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며 고용노동부에 시행령 개정에 대한 건의서를 제출했다.

 

반면 국회에는 경영책임자의 범위를 대표이사 등으로 좁히는 내용의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안이 2건 발의돼 있다.

 

한 대형로펌의 변호사는 “‘경영책임자등’ 문구에 대한 해석상 다툼이 계속되고 있어 정의가 더욱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며 “다만 경영책임자등에 CSO가 포함돼 대표이사가 면책되기보다 오히려 대표이사로 정의가 좁혀지는 방향으로 개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임현경·홍윤지 기자   hylim·h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