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신문

대검찰청

메뉴
검색
대검찰청

평검사와 매일 대화하는 검찰총장

지금까지 300~400명과 내부망으로 대화
오찬·저녁 간담회, 격려방문 등 다양한 소통행보

183434.jpg

 

'총장입니다' A 검사는 업무시간 오후 내부 채팅창에 뜬 메시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순간 보이스피싱까지 의심했다. 조심스럽게 말을 골랐다. 썼다 지웠다 다시 썼다. 대화를 이어가니 이내 편안해졌고 격려받아 기뻤다고 한다. 동료 검사에게 자랑하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나돈데(나도 그런데)"

이원석(53·사법연수원 27기) 검찰총장의 소통행보와 방식이 검찰 안팎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총장은 직무대리 시절인 5월말부터 현재까지 6개월간, 매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 메신저를 이용해 일선 평검사와 수사관에게 먼저 말을 걸고 있다. 하루에 30분 이상을 따로 빼서 직접 소통하는 정기 일정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지휘체계가 엄격한 검찰 문화에 비추면 파격적인 방식이다. 하루에 3~5명 꼴로, 합산 300~400명가량이 지금까지 총장과 직접 채팅했다.

업무에서 성과를 낸 주임검사에게 먼저 말을 걸어 노고를 격려하고, 수사경험을 전달하고, 애로점을 듣는 대화가 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채팅 상대방이 부장검사나 수사관인 경우가 있고, 전화통화가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수사 뿐만아니라 기획·제도개선·공판유지·집행·인권보호 등 검찰 업무 전반이 대상이다. '고르게 일하는 검찰'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위에서) 먼저 다가가야 한다는 이 총장 평소 지론이 바탕이 됐다. 검찰 관계자는 "내부 구성원 간 소통과 합심이 전제 되어야 국민에게 제대로 봉사할 수 있다. 다만 소통은 원래 어렵고 잘 되지 않는 것인데, 그렇기 때문에 먼저 노력해야만 겨우 이루어진다는 게 총장의 설명"이라며 "직급이 높고 경험 많은 구성원들이 솔선해서 더 많이 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 총장의 뜻"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격의없는 소통, 활발한 토론, 정책과 제도에 대한 명확한 방향 설정, 불필요한 업무 단계 삭제, 유연한 인력 운용 등을 검찰 내부문화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부장 이하 일선 검사·수사관과의 간담회 △차장·지청장 간담회 △지방검찰청·지청 격려방문 등을 진행하고 있다. 상하급자의 목소리와 어려움을 두루 듣고 의견을 전체 지휘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총장 임명 6일 뒤인 9월 22일 서울중앙지검 강력전담부서를 시작으로, 일선 수사부서 검사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정보기술범죄조사부·국제범죄수사부, 수원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안양지청 환경강력범죄전담부서 등 7곳이 총장과 간담회를 했다. 9월 24일부터 토요일에는 지방검찰청 차장, 차치지청 지청장·차장, 부치지청장과 저녁 간담회를 하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부산동서부·대구서부·천안·순천지청 차장들이 대상이었다.

총장이 직접 가는 격려방문도 한다. 9월 27일 서울남부지검을 시작으로, 같은달 30일 서울북부지검, 10월 25일 인천지검, 11월 28일 의정부지검과 남양주지청을 방문했다. 최근에는 이 총장 지시로 검사장인 대검 부장과 사무국장이 전국 검찰청을 방문하는 분야별 간담회를 시작했다. 한 부장검사는 "지난 정부 검찰개혁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의욕, 제도와 조직문화가 많이 손상됐고 MZ세대도 출현했다"며 "아래부터 의욕이 솟고 조직이 나를 보고 내 말을 듣는다는 인식이 생겨야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일한다. 소통을 통해 따뜻한 피를 돌리는 심폐소생술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평검사는 "소통하겠다는 리더는 많은데 실제로 하는 사람, 지속적으로 하는 리더는 거의 없다. 마음 씀이 고맙다"고 했다.

밖으로는 유관기관과의 연대·교류가 강화되고 있다. 이 총장은 취임 후 국회, 대법원, 헌재, 국무총리실, 감사원, 공정위, 금융위, 금감원, 대한변협, 경찰청,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한국형사소송법학회, 한국여성변호사회 등을 예방했다. 박상영 작가·나태주 시인 문화인사를 초청해 인권 감수성을 높이는 특강을 열고, 대검 구성원들과 검찰 문화 개선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이 총장은 "내부 뿐만 아니라 외부 기관과 끊임 없이 소통해 국민이 검찰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하고,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법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