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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화된 가정폭력 가해자 감호위탁처분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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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앞으로 가정폭력 가해자를 감호시설로 보내 피해자로부터 실효적으로 분리할 수 있게 됐다. 현행법상 가정폭력 가해자를 감호위탁에 처하는 법률상 규정이 있었지만 실제로 이들을 보낼 감호위탁 시설이 없어 사실상 법률이 사문화됐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는데, 이번 법 개정으로 법률의 허점을 메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야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회의를 열고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법안은 재석 의원 239명 중 찬성 234표 반대 0표 기권 5표로 통과됐다.

개정안은 법무부가 가정폭력 행위자에 대한 감호위탁 시설을 별도로 마련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가정폭력 행위자에 대한 감호위탁 시설 마련의 주체를 법무부 장관으로 변경하는 것이 개정안의 골자이다.

국회, 가정폭력특례법 개정안 가결
1997년 이후 감호위탁 집행은 0건
가정폭력 행위자 감호위탁 시설을
‘법무부 장관이 정하는 별도 시설’로


감호위탁이란 가정법원으로 송치된 가정보호사건 중 가정폭력 가해자를 보호시설에 구금하는 처분으로, 길게는 6개월 동안 위탁시설에서 가해자를 피해자로부터 분리할 수 있다. 다른 보호처분으로는 접근행위 제한, 통신 접근행위 제한, 친권행사 제한, 사회봉사·수강명령, 보호관찰, 치료위탁, 상담위탁 등이 있다. 감호위탁 처분은 6호 처분으로 가해자를 피해자와 물리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강한 처분이자, 피해자 보호 측면이 강조된 처분이다.

문제는 이 제도가 실제로는 활용될 수 없다는 데 있었다. 감호위탁처분은 법무부를 주무부처로 두고 1997년 신설됐지만, 법률상 가해자를 감호위탁할 시설은 법무부가 아닌 여성가족부가 주관하는 '가정폭력특례법이 정하는 보호시설'로 돼있었기 때문에 법무부가 감호시설을 만들 수 없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가정폭력특례법이 제정된 1997년 이후 감호위탁 처분은 단 한 건도 집행된 적이 없었다.

법안을 대표발의한 전 의원은 "사문화되었던 감호위탁 처분을 현실화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며 "가정폭력 사건에서도 초기 분리 조치가 중요한데, 가정폭력 가해자와 피해자가 한 공간에 머무를 수 있는 우려를 없애면서, 가해자 격리를 통한 피해자 보호 조치를 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개정으로 앞으로 법원 결정에도 새로운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는 이번 법 개정으로 가정 해체를 방지하면서도 효과적인 피해자 보호 체계가 확립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변호사는 “가정폭력사건의 경우 가해자가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가해자를 사회로부터 완전 격리하기보다 감호위탁 처분으로 생계 활동과 상담치료 등을 병행하게 한다면 가해자의 위험성을 낮추면서 피해자 보호 측면에서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여성변호사회 기획이사를 맡고 있는 양진영 변호사도 “가정폭력 사건은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는 것을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 그간 입법 미비로 이런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는데, 이제라도 법률이 개정돼 제도가 정상화돼 다행”이라며 “감호위탁 처분이 실무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많이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