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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 유사 쟁점 다수 사건의 첫 공동심리, 충실한 심리로 재판 신뢰 확보"

법조계에서도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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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재판부가 같은 시각, 같은 법정에서 함께 심리하는 '공동 심리'가 사법 사상 최초로 진행됐다. 서울고법 민사14부(김종우·이영창·김세종 고법판사)와 민사 18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 민달기·김용민 고법판사)가 주인공이다. 법조계에서는 공동 심리를 통해 동일 쟁점 사건에 대한 심리가 심층적으로 이뤄지고 결론도 신속하게 도출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 사상 첫 '공동 심리' 근거는 = 1일 서초동 서울종합청사 동관 466호 법정에서 6명의 법관이 법대에 앉아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 시작에 앞서 재판부는 "공동 심리의 목적은 동일 유사 쟁점을 갖는 다수의 사건이 다수의 재판부에 분산된 경우, 재판부의 독립성을 기본으로 하되 공동 심리에서 제시된 여러 법리와 쟁점에 대해 재판부가 공유해 보다 충실 심리 통해 재판 신뢰 높이고자 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법원조직법은 재판의 심리는 공개하되 심판의 합의는 공개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공동 심리는 재판의 심리를 공개하도록 하는 법원조직법 제57조에 근거해 참여하는 재판부가 서로 상대 재판부가 진행하는 공개된 심리를 실시간 참관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동 심리하는 재판부는 서로 절차상 필요한 협조를 해야 하나, 협조를 넘어 각 재판부에 당해 사건에 대해 개별적이고 독립적인 권한을 박탈·축소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법원조직법 제65조에 의해 비공개되는 합의는 재판부가 개별적·독립적으로 진행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법원조직법 제57조 제1항은 '재판의 심리와 판결은 공개한다'고, 같은 법 제65조는 '심판의 합의는 공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날 재판은 2시간 30분 가량 진행됐다. 재판부는 “조금 더 심리를 하고 의견을 추가적으로 내야 할 사항이 있을 것 같아 공동심리는 동일 쟁점에 대해 마치는 것으로 하고, 향후 심리는 각 재판부가 개별적으로 진행하겠다”며 각 재판부별로 사건 차회 기일을 정하며 마무리됐다.

 
◇ 대상 사건은 = 공동 심리가 진행된 대상 사건은 금융사들이 대우조선해양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4건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12~2014년 재무제표를 작성해 분식회계를 저질렀다. 국민연금은 분식회계로 인한 거짓 기재된 증권신고서, 사업보고서 등을 믿고 매수해 손해를 입었다며 대우조선과 안진회계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지난 1월 "대우조선과 안진회계법인은 국민연금에 515억여 원을 배상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국민연금과 같은 피해를 입은 교보증권과 국민은행, 우정사업본부 등도 줄줄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그중 이날 공동 심리는 교보증권과 유안타증권, 국민은행, 디비금융투자, 국민연금이 원고인 재판에서 진행됐다.


◇ 법조계 반응은 = 법조계에서는 국내 법원에서 처음 진행된 공동 심리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처음 들어보는 심리 방안인데 당사자나 대리인 입장에서는 각 사건의 재판 출석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같은 사안에 비슷한 답변을 해야 하는 시간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신속한 재판과 집중 심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호석(39·사법연수원 40기) 법무법인 정향 변호사는 "동일한 피고를 상대로 한 소송인데 원고가 소를 달리 제기해 각각 다른 재판부 3곳에 배당되어 진행되는 사건을 맡아 진행 중"이라며 "먼저 제기된 재판의 결과를 기다리며 2,3차 재판이 추정되기도 하는데 공동 심리를 한다면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결과의 통일성 측면에서 상당이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지방의 한 부장판사는 "만약 공동 심리를 한 사건에서 재판부마다 다른 결론이 나온다면 당사자와 대리인의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한수현·박수연 기자  shhan·sy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