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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Pick] 미 연방대법원, '소수 인종 배려 입학제' 심리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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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소수자에 속하는 사람에게 가점을 주고, 나머지 학생들에게는 가점을 주지 않는다면, 당신은 후자의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입니까?"


미국 연방대법원이 소수 인종 배려 입학 제도의 위헌 여부를 두고 첫 심리를 개시하면서 보수 우위의 연방대법원이 낙태권 판결 이후 또 한 번 역사적 판례를 뒤집을지 주목된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대학의 소수 인종 배려 입학 정책인 '적극적 우대 조치(Affirmative Action)'의 위헌 여부를 따지는 사건의 첫 심리를 열었다.

 

적극적 우대 조치는 미국에서 인종, 성별, 종교, 장애 등 소수자에게 혜택을 부여해 차별을 줄이려는 제도다. 1961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시행한 뒤 대학 입학, 취업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번 소송은 2014년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FFA·Students for Fair Admissions)'이 하버드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를 상대로 헌법 소원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 단체는 입학에서 소수 인종을 배려하는 대학의 적극적 우대 조치로 백인과 아시아계 미국인 지원자가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해당 대학들이 1964년 민권법 제6장과 수정헌법 제14조를 위반했다고 소를 제기했다.


민권법 제6장은 미 연방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는 모든 프로그램과 활동 등에서 인종, 피부색, 국적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다. 수정헌법 제14조는 법률에 따라 시민들을 평등하게 보호할 것을 규정한다. 이 조항은 남북전쟁 이후 노예였던 이들에게 시민 자격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미국의 보수주의자들은 수정헌법 제14조에 따라 대학의 소수 인종 배려 입학 정책과 같은 적극적 우대 조치 또한 역차별이므로 금지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날 열린 연방대법원 심리는 5시간 가까이 이어지며 대학의 적극적 우대 조치를 두고 팽팽한 논쟁이 벌어졌다.
이날 심리에서 보수 성향의 대법관들은 소수인종 배려 입학제도의 합헌성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은 소수 인종 배려 입학제도를 방어하는 변호사에게 "대학 입학이 제로섬 게임이라는 단순한 주장에 대한 대답은 무엇이냐?"며 "만약 당신이 소수자의 범주에 속하는 사람에게 가점을 주고, 나머지 학생에게는 가점을 주지 않는다면, 후자의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이냐?"고 질문했다.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은 "다양성이라는 단어를 꽤 여러 번 들었지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며 "차별을 옹호하는 이들에게서도 비슷한 주장을 들었기 때문에 별로 신뢰가 가지 않는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반면 진보 성향의 대법관들은 대학의 적극적 우대 조치를 옹호했다.

 

첫 흑인 여성 연방대법관인 커틴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은 대학이 합법적으로 수십 가지 요소들로 지원자를 평가할 수 있고, 인종도 평가 요소로 고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학이 지원자의 배경과 특성을 모두 고려하고 평가할 수 있지만, 인종을 중시할 수는 없다면 더 많은 평등 보호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두 대학은 인종별 정원을 할당하는 입학 제도가 아니고 인종을 평가지표 중 한 가지로만 고려하고 있으며, 이러한 고려도 금지된다면 소수자에 속하는 학생의 대학 입학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연방대법원은 1978년 인종별 입학 정원 할당은 허용되지 않지만, 다양성을 달성하기 위한 조치는 허용된다고 판결하면서 대학의 적극적 우대 조치를 처음으로 인정했다. 이후 2003년과 2016년에도 같은 입장을 견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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