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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노란봉투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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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의 파업으로 생산 활동에 차질을 입은 기업이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 받는 내용의 노동조합법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일명 '노란봉투법')을 두고 경영계와 노동계 양측의 대립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에서 입법 반대 의견을 담은 내부 검토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회 환노위에는 총 8건의 노조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제한 법안이 계류돼 있다. 개정안 내용은 손해배상청구 범위 축소, 손해배상액의 제한 등으로 전반적으로 유사하다.

 

경영계 vs 노동계 대립 심화

 고용부는 ‘반대 의견’


고용부는 지난 8월 초, 과거 발의된 노란봉투법안에 대한 그간의 검토의견을 모은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고용부는 손해배상액 제한 관련 부분에 대해서 "폭력·파괴 행위를 주되게 동반하는 노조 활동도 손배·가압류로 인해 노조의 존립이 불가능할 경우 손배·가압류를 금지하고 청구 금액의 상한을 설정하고 있다"며 "이는 사용자의 재산권이나 다른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과의 형평성 측면에서 과도하며 손해배상 상한액 설정이나 범위 축소 모두 우리 손해배상체계(실손해배상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어 손해배상 청구 및 가압류 제한 조항에 대해서도 "노조법을 위반하는 단체교섭이나 쟁의행위 등 그 밖의 노조 활동까지 확대하도록 규정한 것은 책임 원칙에 반하는 결과를 낳는다"며 "일본, 독일, 프랑스 등 주요 해외국도 불법적인 쟁의행위에는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다"고 지적했다. 개인에 대한 손해배상 금지 조항에 대해서는 "집단적 의사에 의한 불법행위에 대해 개별 행위자도 손해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민사상 일반원칙을 고려해야 한다"며 "단체교섭, 쟁의행위, 노동조합 활동에 대해서만 개인 책임을 면책하는 것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용부

“노란봉투법 한국 손해배상 체계와 맞지 않아”


한 노동전문 변호사는 "노조법 개정안(노란봉투법)은 쟁의행위에 수반하는 행위를 정당화하고 쟁의행위와 그 수반된 행위로 인한 회사의 손실과 태업, 준법 투쟁에 따른 손해 등을 회사 측에만 전가할 여지가 있다"며 "회사가 어려워지면 회사와 근로자 양측 모두에게 손해가 발생하는 만큼, 회사가 손해를 본 금액에 대해 정부가 공적 자금 등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법안을 보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 제한 입법 논의는 2009년 쌍용자동차 총파업 이후 금속노조 등에 대해 손해배상이 청구된 사건 등을 계기로 제17대 국회에서 처음 노조법 개정안이 발의된 바 있다. 지난 8월 대우조선해양 측이 선박을 점거하고 총파업을 벌인 노조를 상대로 470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이후, 노란봉투법 입법 논의가 다시 시작됐다.


경영계

“재산권 과도한 제한”


법안을 둘러싼 경영계와 노동계의 입장 차이는 여전하다. 경영계는 노조의 불법행위로 기업에 막대한 손해가 초래됨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도록 법으로 제한하는 것은 헌법상 기본권인 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인 동시에 민법상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 규정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이에 반해 노동계는 기업의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손해를 전보하려는 목적보다는 오히려 노조를 탄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기 때문에 이 같은 노조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황용연 경총 노동정책본부장은 “불법쟁의 행위에 대해서 면책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인 사용자의 재산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여러 개정안에는 '실질적 지배력 또는 영향력'과 같은 표현이 들어와 있는데, 그렇게까지 근로자 개념과 사용자 개념, 노동쟁의 개념을 확대시킨다면 법률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법적 안정성을 침해하게 돼 앞으로 노동 분쟁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라 우려했다.


노동계

“손배는 노조 탄압”


윤지영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정책법률팀장이자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민법에서 정하는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법리는 동등한 계약 당사자 간 관계에서 발생하는 거래를 규율하기 위한 것이지만, 사실 노동자들의 경우 기본적으로 사용자와 대등하지 못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헌법 차원에서 단결권과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법으로 정하고 있는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쟁의행위는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소유권과 같은 민법적 사고로 접근하는 것은 노조법 체계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대우조선해양 사례를 보더라도 사측이 진정으로 손해를 보장받기 위한 목적이라면 사실상 조합원들 전원을 대상으로 소를 제기를 해야 한다. 그런데 타깃으로 정한 몇 명만을 상대로 소송을 하거나 가압류 신청을 하는 것은 노조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한다"고 했다.

 


박선정·이용경 기자   sjpark·yk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