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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이미 헌재 재판취소 결정 불수용 입장에 의견만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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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올 6월과 7월 법원 판결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린 후 사건 당사자들이 모두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이를 통해 최종 해결이 가능한지를 두고 논란이다. 헌재 한정위헌 결정의 기속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법원이 이들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일지 여부는 미지수다.

◇ 헌재, 역대 세 번째 법원 판결 취소 = 헌재는 지난 7월 21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GS칼텍스와 롯데디에프리테일(AK리테일), KSS해운의 재심청구를 기각한 법원 판결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2013헌마496 등). GS칼텍스는 서울 역삼세무서가 구 조세감면규제법(1990년 개정 이전의 법률) 부칙 제23조에 따라 707억여 원의 세금을 부과하자 소송을 냈고, 2심에서 승소했지만 대법원에서 파기되자 파기환송심 중 해당 부칙에 대한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2012년 5월 "구 조세감면규제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구 조세감면규제법 부칙 제23조가 실효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며 한정위헌 결정을 했다. GS칼텍스는 법원에 세금부과 취소소송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법원은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을 위헌 결정으로 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재판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자 GS칼텍스는 헌재에 법원의 재심 기각 결정을 취소해 달라고 헌법소원을 냈다. 104억여 원과 65억여 원의 세금을 부과받은 AK리테일과 KSS해운도 같은 취지의 헌법소원을 냈다.

재심 각하 판결 취소한 만큼

해당 법원에서 재심 계속 심리 가능


헌재는 이들의 청구를 인용하면서 "이 사건 재심기각 결정들은 한정위헌 결정의 기속력을 부인해 헌법재판소법에 따른 청구인들의 재심 청구를 기각한 것인데, 이는 청구인들의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3항에 따라 취소돼야 한다"고 했다.

이후 GS칼텍스 등은 헌재 결정을 근거로 법원에 다시 재심을 신청했다. GS칼텍스 사건(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은 현재 서울고법 행정8-1부에, 롯데디에프리테일 사건(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은 서울고법 행정9-1부에, KSS해운 사건(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율촌)은 대법원 특별3부에 배당됐다.

앞서 지난 6월 헌재에서 판결 취소 결정이 내려진 사건의 재심 청구(소송대리인 정순철, 김정원 변호사)는 광주고법 제주재판부 형사1부에 배당됐다.

 

“헌재 결정 나온 이상 1차 재심 속행 아닌

다시 재심 절차 밟아야”


◇ '취소된 판결' 앞으로 어떻게 = 올해 헌재가 재판 취소 결정한 사건에 대해 이처럼 모두 재심이 청구됐지만, 이들 재판이 향후 어떻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우선 당사자 입장에서는 새롭게 재심 청구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방안이 있다. 또 다른 방안은 취소된 재심 판결이 이뤄졌던 법원에 기일지정 신청을 해 예전의 재심 소송 절차를 속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두 방안 모두 전례가 없을 뿐 아니라, 법원이 이미 헌재의 재판 취소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황이어서 의견이 분분하다.

노희범(56·27기) HB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처음부터 다시 재심을 신청하는 것이 아니라, 재심을 각하한 판결을 취소한 것인 만큼 과거 판결을 했던 당해 법원에서 재심을 계속 심리하는 것이 방법"이라며 "투 트랙으로 진행하면 동일한 소송을 중복해서 하는 것이어서 절차나 비용도 더 들 수 있어 변론을 재개하는 식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법원과 헌재 입장 엇갈리는 상황

헌재 취지 부합하는 판결해야”


허영 경희대 로스쿨 석좌교수는 "당사자로서는 헌재 결정이 나온 이상 1차 재심 절차를 속행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재심 절차를 밟는 것이 원칙일 것"이라며 "하지만 사법절차보다는 첫번째 사건처럼 과세관청과 당사자간 마무리 지을 수 있는 방법을 도모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법원과 헌재의 입장이 엇갈리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는 입법의 공백 때문인데, 전체적인 법 체계에 비춰 어떻게 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봐야 한다"며 "헌재가 이미 한정위헌으로 결정을 내렸었기 때문에 그 결정을 무시한 채 판결한 법원 판결은 취소되는 것이 마땅하고, 결국 법원은 재심을 통해 헌재 취지에 부합하는 판결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헌재 입장에서 본다면 재심기각 결정을 취소한 것이어서 재심기각 결정이 없어진 셈이라 당사자로서는 재심 사건이 종결이 안된 것이 되기 때문에 기일지정 신청을 해 속행하는 것이 적절하다"면서도 "하지만 헌재의 재판취소 결정 자체가 권한이 없는 결정이라고 생각할 것이어서 어떤 방법을 취하든 법원에서는 안 받아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헌재 결정에 따라 재판은 취소됐지만 (새롭게 재심을 청구한다면) 법원은 재심을 기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사법적인 해결 절차로는 결론이 나기 어려울 것 같고, 1997년 사건처럼 국세청이 조세감면 사유를 넓게 해석해 돌려주면 재심 신청이 취하될 것 같다"고 했다.

박수연·한수현 기자   sypark·sh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