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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계약에서 ‘코로나 19’, 불가항력 사유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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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업 간 거래 계약에서 코로나19를 불가항력 사유 등으로 해석할 수 있을지가 실무상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거래 계약에서 손해배상 책임 등을 면제받을 수 있도록 한 불가항력 조항에 코로나19가 포함되느냐를 두고 해석의 다툼이 벌어지면서다. 이러한 분쟁에 최근 실무에서는 계약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부터 관련 조항에 코로나19를 명시적으로 배제하거나 포함하려는 경향도 나온다.


기업 간 물품 공급 계약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불가항력 사유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다.

납품업체가 물품을 제때 납품하지 못할 경우, 납품업체는 민법상 채무불이행에 대한 책임을 져 손해배상이나 지연손해금을 물어야 한다.

다만 물품 공급 계약서의 불가항력 조항은 전쟁, 천재지변 등으로 납품을 하지 못한 경우 손해배상 등의 책임을 면제받을 수 있도록 규정한다. 이에 물품 공급 계약을 맺고도 제때 납품을 하지 못한 기업들이 코로나19를 불가항력 사유로 들어 계약 상대방에게 손해배상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기업 간 거래에서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대형로펌에서 기업 자문을 담당하는 한 변호사는 "(불가항력 조항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관습적인 조항이었는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이 조항이 주목받고 있다"며 "팬데믹이 한창이던 때에 분쟁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들이 조금씩 나오다가 지금은 실제 소송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감염병 예방 조치 등으로 시설이나 사업장이 폐쇄된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을 불가항력 사유로 볼 여지가 있다고 말한다.


감염 예방조치로 시설 등 폐쇄
불가항력 사유로 볼 여지 있어
M&A 계약에서도 비슷한 분쟁
‘중대한 부정적 변경’ 관련 조항
‘코로나 19’ 포함 여부가 쟁점


김상만(46·사법연수원 34기)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아직 관련 사안에서 대법원 판단이 나온 적은 없지만, 과거 메르스나 IMF 상황 등에서도 법원은 '계약은 이행돼야 한다'는 대원칙을 중시해왔다"며 "다만 정부의 감염병 예방 조치 등으로 사업장이나 시설이 폐쇄돼 계약을 이행하지 못했다면 손해배상 책임을 감경받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M&A 계약에서도 비슷한 분쟁이 나온다. M&A 계약의 경우 '중대한 부정적 변경(Material Adverse Change)'과 관련된 조항에 코로나19 팬데믹이 포함될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중대한 부정적 변경은 계약 이행을 어렵게 만드는 중대한 부정적 상황이 대상 기업에 발생한 상황을 의미한다. 만약 M&A 계약 종결 이전에 기업에 중대한 부정적 변경이 생겼다면 매수인은 선행조건 미충족을 이유로 인수대금을 납입하지 않아도 되고, 계약을 해지할 수도 있다.

 

그런데 팬데믹 이후 기업 경영이 크게 악화되자 매수인이 '중대한 부정적 변경'이 발생했다며 계약을 종결하지 않겠다고 나서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체결된 M&A 계약이 민사 소송 등으로 번지고 있다.

실무에서는 팬데믹이 예기치 못한 중대한 부정적 변경의 사유인지, 기존에 내재한 경영 악화 요인이 팬데믹을 계기로 드러난 것인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린다.

대형로펌에서 10여 년간 M&A 업무를 수행해 온 한 변호사는 "코로나19로 중대한 부정적 변경이 발생해 매수인이 거래를 종결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M&A 계약이 계약 무효확인의 소나 계약이행 청구 소송 등의 민사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나오고 있다"며 "코로나19가 계약서의 관련 조항에 분명히 명시되지 않았다면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이 쟁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간 거래 계약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분쟁이 늘면서 실무에서는 계약서 작성 당시 관련 조항에 코로나19를 명시하기도 한다.

윤재훈(34·변호사시험 6회)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는 "불가항력 조항은 전형적인 문구로 작성됐지만, 최근에는 계약서 초안을 작성할 때부터 코로나19 팬데믹을 불가항력 사유에 포함할지 여부에 대해 논의한다"며 "이 조항은 당사자들의 채무불이행책임 부담 여부, 계약 해지 가능 여부와 직결될 수 있어 계약서 작성 초기부터 첨예하게 다투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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