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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로스쿨, 로펌 변호사 겸임교수 채용에 설왕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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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서강대 로스쿨 교수들이 게시한 대자보.

 

서강대 로스쿨(원장 왕상한)이 로펌들과 자교생에게 인턴십이나 실무수습 기회 등을 제공하는 내용의 산학협력 협약을 맺고 해당 로펌 소속 변호사를 겸임교수로 잇따라 임용한 것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교수들이 "공개 채용 절차를 거치지 않고 해당 로펌 변호사를 임용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한 것은 고등교육법 시행령(이른바 강사법) 위반"이라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학교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강대 로스쿨 일부 교수들은 지난달 29일 "학생들의 수업권을 침해하고, 법률과 상식에 반하는 학교 행정의 시정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익명 대자보를 서울 마포구 신수동 서강대 캠퍼스 곳곳에 게시했다. 학생들이 아닌 교수들이 직접 대자보를 게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교수들은 대자보에서 "2022. 8. 18. 학교의 인사공문 발표 내용과 학교가 왕상한 원장을 통해 서강대 총장 명의로 업무협약을 체결한 법무법인과의 협약서 내용, 그리고 학교의 관련 홍보 기사는 강사법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개채용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해당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를 겸임교수로 임용한다는 협약 내용 자체가 강사법 위반"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4~5월 서강대는 법무법인 가온, 남산, 대한중앙, 디라이트, 리앤파트너스, 백송, 오른하늘, 위어드바이즈, 이제, YK 등 로펌 10곳과 산학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공개 채용 절차없이 임용은

고등교육법 시행령 위반”


서강대는 협약 체결 이후 보도자료를 내 "이번 협약을 통해 해당 로펌 소속 변호사를 겸임교수 등으로 임용하고 실무수업, 인턴십, 공동연구 등을 통해 우수 법조인 양성에 협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달 18일 신규 임용된 로스쿨 겸임교수 14명 중 9명은 이번 협약에 참여한 로펌의 변호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사의 임용기준과 절차를 규정한 강사법 제4조의11은 '고등교육법 제16조 및 '대학교원 자격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2조에 따른 강사의 자격기준을 충족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사를 거쳐 공개 임용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심사를 위해 학칙 또는 학교법인 정관에 따른 심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공개채용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로펌 변호사를 겸임교수로 임용했다"는 교수들의 비판에 로스쿨 측은 "공개채용을 거쳤다"며 반박했다.


일부 교수 직접 캠퍼스 곳곳에

대자보 게시는 이례적


왕상한 원장은 11일 서강대 학내언론사 서강학보에 "강사 채용을 공고하고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쳤으며 해당 심사에 대해 법전원 교수회의에서 18명 중 과반수 이상인 10명이 동의했다”며 “절차를 모두 준수한 정당한 채용”이라고 밝혔다. 


협약을 맺은 로펌 변호사들을 겸임교수로 채용한 이유에 대해서는 “해당 로펌에서 실습하는 학생들에게 학점을 부여할 평가자가 필요했기 때문”이라 답했다.

 

학교 측

“로펌과 업무협약

공개채용 절차 거쳐”

반박


반면 대자보 내용에 동의하는 교수들은 "학교 측은 공개 경쟁 채용 절차를 거쳤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짜여진 각본에 맞춰 실시한 요식행위에 불과할 뿐 사실상 채용이 내정돼 있던 것"이라는 주장이다.


서강대 로스쿨 A 교수는 "학교 본부는 로펌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협약과 관련해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소통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며 "이에 교수 10여명이 '업무협약 내용이 강사법 위반이므로 교육부로부터 제재를 받을 수 있으니 협약 내용을 시정하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학교 본부에 두 차례나 보냈으나 학교 측은 답변이 없었고, 이에 교수들이 학내에 대자보를 게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강사 채용 절차를 규정한 강사법의 취지 자체는 바람직하나, 해당 법규가 로스쿨 현실과 다소 괴리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서강대 로스쿨 B교수는 "유능한 현직 변호사를 겸임 교수로 채용해 실무 강의를 맡기기 위해 학교에서 해당 변호사 혹은 변호사의 소속 로펌과 사전 협의를 거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일도 종종 발생한다"며 "이번 협약은 소형 로스쿨인 서강대 특성에 맞도록 실무 교육을 내실화하기 위해 유명 중대형 로펌 및 강소 로펌들과 맺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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