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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법원행정처

‘800원 횡령 버스기사 해고’ 판결문 직접 보니…

오석준 대법관 후보자 판결문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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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준(60·사법연수원 19기) 대법관 후보자가 2011년 800원을 횡령한 버스 기사를 해고한 것은 적법하다고 판결했다며 지난달 2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오 후보자가 해당 판결을 할 수밖에 없었던 다른 이유는 없었을까. 과연 ‘800원 횡령’ 그 자체만을 정당한 해고의 판단 사유로 삼았던 것인지 법률신문이 판결문을 분석했다.

 
오 후보자는 2011년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로 근무할 때 호남고속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소송(2011구합25876)에서 사측의 해고가 적법하다는 취지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회사의 기사에 대한 신뢰, 노사합의에 기한 단체협약에서 버스요금 횡령시 바로 해고하도록 한 점, 2006년 5월 1일자 노사합의서 등을 판단 기준으로 삼았다.


호남고속은 390여 명의 근로자로 여객운송업을 하고 있었다. 문제가 된 800원을 횡령했다는 이유로 해고가 된 A 씨는 2003년 4월에 입사했다. A 씨는 2900원을 착복했다는 이유로 2010년 10월 징계해고되자,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2011년 1월 전북지방노동위에 구제신청을 했다. 지노위는 징계양정이 과하다며 A 씨에 대해 부당해고로 판정했다. 이에 회사 및 5200원을 착복했다는 이유로 함께 해고된 B 씨가 중앙노동위에 재심을 청구했다. 2011년 7월 중앙노동위는 A, B 씨의 해고가 모두 부당해고라고 판단했다.

 

노사단체협약에

‘회사재산 횡령·착복은 협의 없이 해고' 규정

 

취업규칙·종업원 징계 규정에도

‘공금 횡령하면 해고 사유’로

‘착복하면 금액 다소 불문 해임’ 노사합의서 등

기준으로 판단


재판부는 "운송수입금 중 잔돈을 기사가 임의로 처분하는 관행이 있었다는 증거가 부족하고,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종업원 징계규정 등은 회사재산의 횡령 또는 운전원의 운송수입금 착복을 해고사유로 정하고 있어 이 사건 징계해고사유는 정당한 사유가 된다"고 판단했다.


노사합의로 맺은 단체협약 제42조는 '회사는 조합원이 회사의 재산을 횡령 또는 운송수입금을 부정 착복한 증거가 확실한 자는 노조지부와 협의 없이 해고한다'고 규정했다. 취업규칙 제56조는 '종업원이 회사의 재산 및 공금을 횡령했을 때에는 해고시키되 정상에 따라 징계 조치도 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종업원징계규정은 운전원이 운송수입금 착복시에는 해고한다는 기준을 두고 있었다.

 
이어 "△회사는 버스요금 외 별다른 수입원이 없어 운전기사들이 받은 수익금을 전액 회사에 납부할 것이라는 신뢰는 사측의 기사에 대한 신뢰의 기본을 이룰 것으로 보이고 △노사합의로 버스에 CCTV를 설치하고 판독담당직원까지 채용하는 등 상당한 비용을 들여 기사들의 운송수익금 횡령을 막으려고 했으며 △회사의 순수익률은 요금의 약 7% 수준인데 A 씨가 횡령한 운송수입금 승객 1인당 400원은 운송요금의 6.25%로 해당 승객에 대한 사측의 수익 중 거의 대부분에 이를 뿐 아니라 △단체협약, 노사합의서, 종업원징계규정 소정의 징계처분기준을 종합하면 해임 외 다른 징계처분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2006년 5월 1일자 노사합의서에는 '운전원의 수입금 착복이 적발됐을 시는 그 금액의 다소를 불문하고 해임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종업원징계규정에 따르면 회사의 공금을 유용 착복하거나 배임한 때 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별도로 운전원의 운송수입금 착복을 해고사유로 정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A 씨가 입사 당시 운송수입금 횡령시 어떠한 처벌을 받더라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서약한 점 등을 종합하면 징계처분 전력이 없고 횡령금액이 적다고 하더라도 횡령은 사회통념상 근로계약관계를 계속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의 귀책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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