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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가상화폐 투자 손실금, 개인회생 변제금 산정시 반영 않는다’

[2022. 8. 19.]



- 서울회생법원, 실무준칙 제정…7월1일부터 시행

- ‘빚투’ 2030 청년세대 빠른 사회복귀 위해 필요

- 개인회생은 최저생계비 빼고 수익 전부 빚 변제에 써야 해 악용사례 많지 않아

 

“채무자가 주식 또는 가상화폐에 투자해 발생한 손실금은 ‘채무자가 파산하는 때에 배당 받을 총액’을 산정할 때 고려해서는 안된다. 다만, 제출된 자료 등에 비추어 채무자가 투자실패를 가장해 재산을 은닉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않는다. 법원은 투자실패를 가장해 재산을 은닉한 것으로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채무자에게 그에 관한 조사를 위해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7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서울회생법원 실무준칙 제408호 제2조다. 개인회생 변제금 산정시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손실금을 제외해 주겠다는 것이다. 개인회생제도는 법원이 강제로 개인의 채무를 조정하는 것으로, 일정 수입이 예상되는 채무자가 법원이 정한 기간(3~5년)동안 빚을 갚으면 나머지 빚을 탕감해준다. 경제활동에로의 빠른 복귀를 돕는다는 취지다.


개인회생제도를 이용하기 위해선 채무자가 갚아야 할 돈인 ‘변제금’이 현재 가진 재산을 처분했을 때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청산가치) 보다 많아야 한다. 그간 법원은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손실금을 처분가능한 자산으로 판단해와 채무자로선 갚을 수 없는 변제금이 산정되는 문제가 있어 개인회생제도 이용을 어렵게 했다. 채무자가 갚아야 할 총액을 줄여줘 보다 많은 국민이 개인회생제도를 이용하게 하자는 취지인 셈이다.



■ 사회복귀 돕는 개인회생 취지 살리기 위해 주식·가상화폐 투자 늘어난 현실 반영 필요


이번 조치에 대해 일각에서 빚투(빚 내서 투자)한 청년들의 빚까지 세금으로 메워줘야 하느냐는 지적이 있는데, 바른에서 기업회생 및 파산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조동현 변호사(35기)는 “파산 위기에 처한 개인의 사회복귀를 돕기 위한 개인회생제도 취지에 비춰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경제활동이 가능한 개인의 복귀를 돕는다는 제도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가 늘어난 현실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것. 개인회생은 최저생계비를 제외한 수익 대부분을 빚 변제에 써야하는 고통스런 과정으로, 제도를 악용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조변호사의 생각이다.


코로나19 대책으로 시행된 금융기관들의 채무상환 유예조치 종료를 앞둔 올해 말 즈음이면 채무자들(개인)의 재정적 파탄과 회생, 파산신청 사건이 크게 늘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조변호사는 “코로나19 이후 주식 또는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든 채무자들의 투자 실패, 이자부담 증가로 인해 고통을 겪는 사례가 연일 보도되고 있고, 특히 20~30대 청년층의 제자리로의 신속한 복귀를 위한 각계 기관들의 지원과 노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나온 시의적절한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개인회생 신청자 5명중 1명이 20대라는 통계가 나왔다. 최근 서울경제신문이 법원행정처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7월한달간 서울회생법원에 접수된 개인회생 신청건수는 1,544건으로 이 중 20대가 322건(21%), 30대가 514건(33%)을 차지해 2030세대가 전체의 54%에 달했다. 20대 청년 비율이 20%를 넘긴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데, 서울회생법원 연간통계를 보면 2020년 20대 신청비율은 10.7%였다.


조동현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주식 및 가상화폐 투자실패로 개인회생 신청시 변제금 산정에서 손실금을 빼주겠다는 서울회생법원 결정의 배경과 의미, 개인회생 실무에서의 적용사례 등을 짚어본다.



■ 준칙 적용시 사회복귀 2년 빨라지고 생계비에도 여유 생겨


20대후반 직장인 A씨. 7천만원을 주식과 코인에 투자해 5천만원을 날리고 2천만원만 남은 상황이다. 투자금 중 5천만원은 1,2금융권에서 대출했고, 월소득은 세후 약 207만원이다. 대출 원리금 상환에 매월 120만원을 지출하는 중이고, 투자금 외 재산은 없다. 개인회생을 신청하기로 한 A씨가 서울회생법원이 시행중인 ‘주식, 가상화폐 투자 손실금은 개인회생 변제금 산정에서 빼주겠다’는 준칙을 활용할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구분해 살펴보자.


#1. 서울회생법원 준칙(제408호) 적용해 청산가치가 2천만원의 경우(투자손실금 5천만원을 개인회생신청 하는 채무자의 청산가치에서 빼주게 되므로) : 생계비 117만원 (기준중위소득의 60%를 적용) / 월 90만원씩 36개월 변제 후 개인회생 종료. 총 변제액은 3,240만원


#2. 청산가치가 7천만원인 경우( 투자손실금 5천만원을 개인회생신청 하는 채무자의 청산가치에서 빼주지 않아 파산할 경우에 배당되는 총액에서 고려하게 되므로) : 생계비 76만원 (기준중위소득의 39%) / 월 131만원씩 60개월 변제 후 개인회생 종료. 총 변제액은 7,869만여원(현가변제액은 약 7,035만원) *변제계획안의 총 변제액은 현가율을 적용한 현가변제액(미래에 변제할 금액을 현재의 기준으로 산정한 금액)이 청산가치보다 높아야 함.


준칙을 적용하게 되면 채무자는 총 변제액이 2천만원만 넘게 변제계획안을 작성하면 된다. 준칙 시행 이전이라면 채무자는 투자 손실금 5천만원도 청산가치에 반영해야 해 총 변제액이 무조건 7천만원을 넘도록 변제계획을 짜야 한다. 결국 채무자는 준칙 적용을 통해 개인회생 종결기간은 36개월로 끝낼 수 있게 돼 그렇지 않은 경우(법률상 최대한인 60개월)보다 2년을 빨리 사회에 복귀할 수 있고, 월 생계비에서도 41만원 더 여유 있게 된다. 준칙을 활용하지 못할 경우 채무자가 신청 전의 제자리로 복귀하려면 물리적으로 24개월이 늦고, 생계비도 41만원이나 줄어들게 되므로 실질적인 복귀기간은 #1번의 경우보다는 훨씬 더 늦어지게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2의 경우 현 물가수준을 감안해보면 아예 개인회생절차를 이용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 법원의 결정 배경과 의미


= 개인회생절차에서 주식 또는 가상화폐 투자 손실금은 신청을 하는 채무자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산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손실금을 청산가치에 반영하는 실무방식을 고수할 경우, 채무자들의 총 변제액이 위와 같은 투자 손실금보다는 무조건 많아야 한다는 논리로 귀착될 수 있다. 그럴 경우에는 채무자들이 개인회생절차를 이용하는데 있어 상당한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조동현 변호사는 “개인회생신청 채무자가 보유한 자산에 대한 가치, 즉 청산가치보다는 채무자의 총 변제액이 많아야 한다는 실무방식을 무조건 적용하기 보다는,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로 인한 손실을 입은 채무자가 개인회생신청을 할 경우 투자 손실금은 채무자의 청산가치 산정에서 빼줌으로써 총 변제액의 부담이 위 손실금을 청산가치에 반영할 때보다는 과중하지 않게 되는 효과가 있다. 이는 경제활동이 가능한 채무자의 신속한 사회복귀를 돕는다는 개인회생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 준칙을 보면 시행일(7/1)현재 서울회생법원에 계속중인 사건(?)에 적용하고, 시행일 이전에 인가된 변제계획 효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하는데…


= 그렇다. 시행일인 7월1일 이전에 개인회생이 인가된 경우는 적용되지 않는다. 실무준칙 제408호 부칙이 정하고 있는데, '준칙 시행 당시 법원에(회생절차개시 신청을 했으나 아직 변제계획에 대한 인가여부에 이르지 못하고) 계속 중인 사건에 대하여도 적용함(다만 2022. 7. 1. 시행 이전에 이미 인가된 변제계획의 효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함)'라고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 이번 준칙은 서울회생법원만 해당하고 회생법원이 없는 전국 지방법원에서는 적용되지 않는가? 그렇다면 지방 사시는 분들이 이 제도를 이용하려면 서울로 이사를 와야 하는지?


= 서울회생법원 실무준칙 제408호는 서울회생법원에 적용되는 것이고, 그 외 다른 관할 구역의 회생사건에의 적용까지 전제로 한 규정이 아니다. 개인회생사건의 관할은 채무자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제3조 제1항 제1호)이므로, 신청 당시에 채무자의 보통재판적이 서울회생법원 관할구역 이라야 위 준칙의 적용을 받게 된다. 새학기에 발생하는 '학군이사'처럼 ‘관할이사’라는 말이 생기는 웃픈 일은 없길 바란다.


서울회생법원의 경우 개인회생위원들이 준칙 제408호를 적극적으로 적용해 제도취지를 십분 살릴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지방법원에서도 새 준칙을 적용할 수 있도록 전국적인 공감대 형성을 위한 도산법원들의 대화의 장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전국적인 도산절차 진행을 위한 기준 마련을 위한 채무자, 신청대리인, 법원 간의 진지하고 지속적인 노력과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조동현 변호사는 “도산제도는 문명국가에서 개인과 기업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도전의 기회라고 볼 수 있다”며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손실금을 개인회생신청 변제액에서 빼주겠다는 서울회생법원의 결정은 그러한 기회를 제약하거나 보수적으로 보기 보다는 채무자의 재건과 복귀로 활용하려는 시도나 노력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사회구성원들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조동현 변호사 (donghyun.jo@barun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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