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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헌성 이유 국회 통과 무산된 ‘약가인하 집행정지 환수·환급제’

복지부, 법률적 결함 해소 않은 채 시행규칙 개정 추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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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헌논란으로 국회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한 '약가인하 집행정지 환수·환급제'를 추진하기 위해 보건복지부가 8월 중 시행규칙 법제처 심사를 완료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과 법무부가 위헌성을 이유로 반대했음에도 법률적 결함을 해소하지 않은 채 우회 추진하는 편법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9일 보건복지부는 시행규칙인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령안'의 법제처 심사를 이 달 중 완료하겠다는 내부방침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월 10일 법사위 타위법 심사 당시 전주혜(56·사법연수원 21기) 국민의힘 의원과 유상범(56·21기) 국민의힘 의원은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해 법사위에 올라온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 제101조의2가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에 따른 손익을 복지부가 임의로 판단해 환수 또는 환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송법 체계를 벗어난다며 개정안을 2소위에 회부했다.<관련기사 1월 17일 1면> 이후 복지부는 1월 17일 해당 내용이 담긴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과 별개 법제처에 환급 규정 신설내용

사전 심사 의뢰


법조계,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시행규칙 개정은 불가능”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에는 제약사가 보건복지부장관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약가인하 및 건강보험 요양급여정지 등의 처분에 불복해 행정쟁송을 청구 또는 제기하면서 집행정지를 신청했을 때 집행정지 결정에 따라 얻는 경제적 이익 또는 손실을 환수하거나 환급할 근거를 신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법조계는 해당 문구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법원행정처와 법무부는 ‘현행법상의 집행정지제도의 취지와 상충되고, 법원의 집행정지결정의 효력을 형해화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법원행정처는 “현행법상 사인이 행정청을 상대로 제기한 처분 취소소송에서 패소했다고 해서, 집행정지기간 동안 행정청이 입은 손실을 보상하는 입법례는 찾아보기 어렵다”며 “평등원칙 및 형평성 측면에서 이 법의 적용을 받는 약제 제조회사 등과 그 외의 회사 등을 다르게 취급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약가인하 환급제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안이 법사위 체계자구심사 단계에서 가로막히자 복지부는 개정안과 별개로 법제처에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에 따른 손실을 제약업체에 환급하는 규정을 신설하는 내용이 담긴 시행규칙의 심사를 의뢰했다. 시행규칙 개정은 법제처 심사만 통과하면 되기에 복지부가 국회를 우회하는 방향으로 입법을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시행규칙 개정은 불가하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 4월 복지부의 개정령안에 대한 반대의견을 내면서, “해당 개정안은 현재 법사위에 계류 중인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의 통과를 전제로 한 것”이라며 “모법에 해당하는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에서 위임하지 않은 사항에 대해 개정령안을 규정하는 건 위법하다”고 했다.

복지부가 약가인하 환급제 도입을 추진하는 이유는 건강보험 재정 악화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건보 재정은 2018년부터 2020년 3년간 3조5552억 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환급제가 도입되면 약가인하 처분에 불복한 제약사가 처분 취소 가처분 신청을 할 경우에도 환급 장치가 마련돼 있는 것을 고려해 법원의 인용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에 가처분 인용 기간 동안 불필요한 건보재정 손실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희범(56·27기) 에이치비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국민의 권리나 의무에 관한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을 개정할 때는 반드시 법률에 구체적인 위임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감사원 감사결과 건강보험 재정 누수의 원인이 ‘문재인 케어’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복지부는 남 탓할 것이 아니라 자기반성부터 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