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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앤장

빅테크와의 경쟁 심화에 따른 은행의 신사업 진출과 새 정부의 규제 방향

[2022.06.13.]



기존 금융기관들과 빅테크 사이의 경쟁 심화에 따라 금융업과 비금융업 사이의 관계가 모호해지는 소위 ‘빅블러(big-blur) 현상’은 새 정부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금융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제 방향을 이전과 비슷하게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기 일주일 전인 2022. 5. 3. 인수위원회는 ‘윤석열정부 110대 국정과제’(이하 “국정과제”)를 발표하였습니다. 국정과제에서는 크게 정치/행정, 경제, 사회, 미래, 외교/안보, 지방시대의 6개로 분류한 국정과제의 세부 내용에 대해 기술하고 있는데, 이를 보면 새 정부에서도 금융-비금융간 융합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금융당국도 이에 대비한 제도적 기반의 마련 및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1. 빅블러 현상의 가속


금융권을 달구고 있는 최근의 특징 중 하나로 산업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빅블러 현상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빅테크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의 막강한 영향력을 기반으로 금융산업에 진출하거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더 이상 낯선 모습이 아닙니다. 이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한 기존 금융권에서는 생활금융플랫폼 내지 계열사간의 통합 플랫폼 구축을 통해 기존 시장을 고수하고, 나아가 전통적인 금융산업 이외의 영역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습니다.


예컨대, 신한은행은 배달앱 서비스를 시작하였고, 우리은행은 택배 플랫폼서비스 전문업체와 협업하여 택배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NH농협은행은 모바일 뱅킹앱을 통해 꽃 배달 결제 서비스를 시작하였습니다.



2. 새 정부에서의 규제 방향


새 정부에서 금융감독당국의 수장이 교체되더라도 위와 같은 빅블러 현상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대한 정부의 규제도 계속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국정과제 중 34번 ‘미래 금융을 위한 디지털 금융혁신’에서 금융위원회는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금융-비금융간 융합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고 다양한 사업모델을 수용할 수 있는 진입체계를 마련할 것이라는 목표를 내세우면서, (1) 빅블러 시대에 적합한 방향으로 금융회사 업무범위 규제를 개선하고, (2) 종합금융플랫폼 구축을 제약하는 제도적 장애요인을 해소하며, (3) AI 등 IT 외부자원 활용 활성화를 위해 업무위탁 규제를 합리화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아직까지 위 과제를 어떤 방식으로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정부의 국정과제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제도화될 것인지에 대해 예측하기에는 섣부른 측면이 있습니다. 다만, 금융위원회가 작년 말 이후 발표하고 있는 보도자료 내지 금융위원장의 행보에서 그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2021. 10. 28. 금융위원장은 은행업 종사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금융그룹이 하나의 수퍼앱을 통해 은행·보험·증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가 가능하도록 제도적 여건을 조성하고, 변화된 환경에 대응하여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할 수 있도록 은행의 겸영·부수 업무도 적극 확대할 예정이며, 금융·비금융 간 정보공유를 활성화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2022. 2. 28. 금융위원장 초청 은행장 간담회에서는 금융위원회가 ‘디지털 유니버셜 뱅크’ 구축을 위한 제도적 여건을 조성하고, 업무범위 및 자회사 소유규제도 개선할 계획이며, 금융업법(은행법, 보험업법, 여전법)을 디지털 시대에 맞춰 전면 개편하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언급하는 등 향후 은행을 포함한 금융회사들이 새로운 영역에 진출하거나 다른 금융·비금융 회사들과 합종연횡할 수 있는 폭을 넓히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산업에 대한 우리나라 법제의 기본 골격은 ‘업권별 규제’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를 맞아 기술력을 앞세운 빅테크 기업이 금융산업에 진출하면서 더 이상 기존의 업권별 규제로는 날로 발전하는 기술의 진보를 따라잡을 수 없는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기존의 금융기관들뿐만 아니라 금융당국에서도 시대의 흐름에 뒤쳐지지 않기 위한 노력을 다하는 중입니다. 위와 같은 노력이 향후 어떤 모습으로 구체화될지 예의주시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위와 같은 빅블러 현상 및 금융기관들의 신사업 진출의 가속화는 단순한 금융업 규제 완화 내지 변경에 그치지 않고, 오랫동안 우리나라 금융감독의 대전제였던 ‘금산분리 원칙’의 완화와도 맥이 닿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새 정부의 금융에 대한 시각에 따라 금융 규제의 틀 자체가 바뀔 가능성이 있으므로 그 어느 때보다 세심한 관찰이 필요한 시기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박찬문 변호사 (cmpark@kimchang.com)

김이근 변호사 (yikeun.kim@kimchang.com)

이나정 변호사 (najung.lee@kimch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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