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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군사법원

"선거기간 선거에 영향 줄 수 있는 집회·모임 일률적 금지는 위헌"

헌법재판소, 공직선거법 제103조 3항 위헌 결정
향우회·종친회·동창회 등은 계속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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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기간 중 선거에 영향을 주려는 집회나 모임을 사실상 일률적·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공직선거법 조항은 집회의 자유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다만, 향우회나 종친회, 동창회, 단합대회나 야유회는 앞으로도 선거기간에는 금지된다.

  

헌재는 21일 방송인 김어준 씨와 주진우 전 시사IN 기자가 "선거기간 중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집회를 제한하는 것은 선거운동과 정치적 표현, 집회·결사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8헌바357, 2021헌가7 등 병합)에서 재판관 6(위헌)대 3(합헌)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김 씨 등은 제19대 총선 직전인 2012년 4월 당시 민주통합당 정동영, 김용민 후보 등을 대중 앞에서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확성장치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한 혐의와 일부 집회에서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현수막을 게시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김 씨 등은 재판 중 선거기간 동안 선거에 영향을 주는 집회 등을 제한하는 공직선거법 제103조 제3항 등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지만 각하 및 기각되자, 2018년 8월 헌법소원을 냈다.

 

공직선거법 제103조 제3항은 누구든지 선거기간 중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향우회나 종친회, 동창회, 단합대회 또는 야유회, 그 밖의 집회나 모임을 개최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는 이 조항 중 '그 밖의 집회나 모임 개최'를 금지한 부분이 심판대상이 됐다.

 

헌재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의 헌법상 지위와 성격, 선거의 공정성과 관계 등에 비춰볼 때 입법자는 선거의 공정성을 위해 부득이하게 집회의 자유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더라도, 입법목적 달성과의 관련성이 구체적이고 명백한 범위 내에서 가장 최소한의 제한에 그치는 수단을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선거운동을 포함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표현행위에 대한 제한이 집회의 자유,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땐 '엄격한 심사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집회개최 금지조항은 선거의 공정과 평온에 대한 위험 상황이 구체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경우까지도 예외 없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선거기간 중 집회나 모임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는 입법 목적의 달성에 필요한 범위를 넘는 과도한 제한"이라며 "입법목적 달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를 넘어 선거기간 중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일반 유권자의 집회나 모임을 일률적·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므로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선애, 이종석, 이영진 헌법재판관은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집회나 모임은 공중이 자유로이 통행하거나 집합하는 공개된 장소에서 개최될 경우 그 홍보 효과가 매우 크고 투입되는 비용에 따라 유권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에도 상당한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며 "이를 제한하지 않으면 선거운동 등에서의 불균형이 두드러지게 되고, 집회나 모임을 이용한 무분별한 흑색선전으로 인해 선거의 평온과 공정이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될 우려가 크다"고 했다. 또 "집회개최 금지조항은 금지지간을 '선거기간 중'으로 한정하고 있어, 입법 목적의 달성에 필요한 정도를 넘는 과도한 제한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헌재 관계자는 "일반 유권자가 선거기간 중 후보자 등의 선거운동을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지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일반 유권자 국민이 선거와 관련해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의 의사 등 다양한 견해를 표시하는 것은 국민주권 행사의 일환이자 민주사회를 구성하고 움직이게 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확인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결정에서 위헌으로 선고한 집회개최 금지조항은 '향우회·종친회·동창회·단합대회 또는 야유회'가 아닌 '그 밖의 집회나 모임'의 개최 금지에 관한 부분에 한정된다"고 했다.

 

헌재는 이날 선거일 180일 전부터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현수막, 그 밖의 광고물의 게시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공직선거법 조항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광고, 문서·도화의 첩부·게시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조항 또한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심판대상조항은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 제1호의 '현수막, 그 밖의 광고물의 게시' 부분과 관련 형사처벌 조항, 제93조 제1항의 '광고, 문서·도화 첩부·게시' 부분과 관련 형사처벌 조항이다. 헌재는 이들 조항의 입법개선시한을 2023년 7월 31일로 못 박았다. 이때까지 국회가 관련 조항을 개정하지 않으면 이 조항들은 효력을 상실한다.

 

헌재는 "이들 조항이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는 것이 명백하다고 볼 수 없는 정치적 표현까지 금지·처벌하고 있고, 그로 인해 유권자나 후보자가 받게 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약이 매우 크다"며 "이러한 범위 내에서 시설물 설치 등 금지조항으로 인해 달성되는 공익이 그보다 중대하다고 볼 수 없어 법익의 균형성에도 위배된다"고 밝혔다.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유에 대해서는 "정치적 표현 행위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로 허용할 것인지는 입법자가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헌재는 공개장소에서의 연설·대담장소 또는 대담·토론회장에서 연설·대담·토론용으로 사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선거운동을 위해 확성장치를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91조 제1항에 대해서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확성기 소음을 규제해 국민들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보호하는 것은 법익의 균형성, 침해의 최소성, 목적의 정당성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수현·이용경 기자 

shhan·yklee@law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