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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의 기속력에 반하는 재판”에 대해서는 헌법소원이 가능하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 및 시사점

[2022.07.01.]



1.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금지하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대한 한정위헌결정


헌법재판소는 2022. 6. 30.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등 위헌확인 사건”(2014헌마760)에서 헌법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본문 중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에서 제외된 ‘법원의 재판’에 ‘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의 기속력에 반하는 재판’이 포함되는 것으로 보는 것은 헌법에 위반되고, 헌법재판소의 형법 제129조 제1항(뇌물죄에 있어 공무원의 범위)에 대한 한정위헌결정(헌법재판소 2012. 12. 27. 2011헌바117 결정[1]의 기속력을 부인한 법원의 재판[2]에 대해서도 청구인들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는 결정(이하 ‘본건 헌재 결정’이라 합니다)을 선고하였습니다.

 

[각주1] 형법 제129조 제1항의 ‘공무원’에 제주특별자치도통합영향평가심의위원회 심의위원 중 위촉위원이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는 내용의 한정위헌결정입니다.

[각주2] 청구인이 위 헌법재판소의 한정위헌결정 이후 새롭게 신청한 재심사건(광주고등법원 2013. 11. 25.자 (제주)2013재노2 결정 및 대법원 2014. 8. 11.자 2013모2593 결정) 재판을 의미합니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不行使)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여 원칙적으로 “법원의 재판”에 대해서는 헌법소원심판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헌법재판소는 법원의 재판 중에서도 헌법재판소의 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의 기속력에 반하는 재판에 한해서는 위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규정이 적용될 수 없고 헌법소원심판이 가능하다고 보아, 기존의 위헌결정의 기속력에 반하는 결정을 한 대법원 판결의 취소를 명함과 동시에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대해서도 일부 위헌결정을 선고한 것입니다.


헌법재판소는 본건 헌재 결정을 하게 된 근거로, 1) 헌법재판소가 헌법에서 부여 받은 위헌심사권을 행사한 결과인 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은 법원을 포함한 모든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를 기속하는 효력을 가지고(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1항, 제75조 제1항, 제6항), 2) 헌법재판소가 법률의 위헌성 심사를 하면서 한정위헌결정을 한 경우 위헌으로 판단된 부분은 헌법 및 헌법재판소법에 따른 기속력이 인정되는 “위헌결정”에 해당하며, 3) 이러한 기속력을 가지는 한정위헌결정의 취지에 반하는 재판은 그 자체로 법률에 대한 위헌심사권을 헌법재판소에 부여한 헌법의 결단에 정면으로 위배될 뿐만 아니라, 헌법의 최고규범성을 수호하고 헌법이 헌법재판소에 부여한 법률에 대한 위헌심사권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본문의 ‘법원의 재판’의 범위에서 ‘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의 기속력에 반하는 재판’ 부분을 제외함으로써 법원의 재판에 대해서 예외적으로 헌법소원심판을 허용할 필요가 있음을 밝히면서, 재판소원금지조항 가운데 ‘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의 기속력에 반하는 재판’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2. 본건 헌재 결정의 의의


헌법재판소는 1997. 12. 24. 96헌마172등 결정을 통해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법령을 적용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재판”에 대해서도 헌법소원을 제기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대해 한정위헌결정을 하였고, 최초로 기존 헌법재판소의 한정위헌결정의 취지를 따르지 않은 법원의 재판(대법원 1996. 4. 9. 선고 95누11405 판결)에 대해서도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이를 직접 취소하였습니다.


본건 헌재 결정은 위 98헌마172등 결정 이후 약 25년만에 법원의 재판을 직접 취소하는 결정을 내린 2번째 사례이며,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법원의 재판” 부분에 대하여 “위헌결정한 법령을 적용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재판” 뿐만 아니라 “위헌결정한 법령을 적용함으로써 헌재 위헌결정의 기속력을 부인한 재판”에 대해서도 헌법소원을 금지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함으로써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금지하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적용범위를 보다 축소(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 가능성의 범위를 확장)하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결정에 해당합니다.



3. 본건 헌재 결정의 시사점 -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사법통제 확대가능성


법률에 대한 최종적인 해석 및 적용 권한이 헌법 및 관련 법령의 해석상 누구에게 있는지, 헌법재판소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법원의 재판에 대해 기본권 침해, 위헌결정의 기속력 위반 등을 이유로 직접 재판 자체를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고 있는지 등은 오래 전부터 논쟁의 대상이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본건 헌재 결정을 통해, 법원의 재판이 위헌결정을 받은 법률을 적용하여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명백히 침해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헌법재판소법에 규정된 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의 기속력에 반하는 법원의 재판에 대해서도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는 점에서 중대한 의의가 있습니다. 법원의 입장에서는 법령의 해석 및 적용이라는 자신의 고유한 권한을 헌법재판소가 직접 재판을 취소함으로써 상당히 침해 내지 제한하였다고 판단할 여지가 있으며, 기존에 암묵적으로 존재하던 헌법재판소와 법원의 긴장관계가 향후 더 강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사료됩니다.


헌법재판소의 위와 같은 법원에 대한 사법통제 기능의 확대 내지 적극화의 기조는 앞으로도 계속 강화될 것으로 생각되는바, 실무적으로는 법원의 재판에 대해 이를 직접 헌법소원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경우가 더 많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즉 앞으로는 법원에서 예정하고 있는 모든 재판을 거쳤다 하더라도, 해당 재판이 최종적으로 기존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의 효력에 반하여 기본권을 침해하거나 기속력에 반하는지 여부를 보다 자세히 검토할 필요가 있고, 경우에 따라 위헌사유가 인정된다면 해당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통하여 최종적으로 구제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1번 더 생길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위헌성을 띠는 법원의 재판에 대해서 보다 적극적으로 헌법소원의 가능성을 열어두려고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바, 반드시 선행하는 위헌결정 등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법원의 재판 자체로 위헌성이 문제되는 경우 해당 재판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하여 보는 방안도 충분히 고려해 볼 여지가 있다 할 것입니다.



4. 결론


본건 헌재 결정은 약 25년만에 법원의 재판을 직접 취소하는 헌정사상 2번째 사례에 해당하고 ‘법원의 재판’에 대해서도 헌법소원이 가능한 범위를 확장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것으로 사료됩니다. 법원에서 최종적인 재판이 이루어지면 대부분의 경우 이를 다툴 만한 구제방안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므로 법원의 재판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이에 대한 견제가 시도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의 범위는 계속 확장될 것으로 기대가 되므로 이론적으로나 실무적으로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의 시도가 증가하고 이를 위한 법리 또한 계속 발전할 것입니다. 법무법인(유) 세종의 공법분쟁그룹 역시 기존의 공법소송(헌법소송, 행정소송)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법원의 재판 이후에도 추가적으로 헌법소원을 통하여 의뢰인의 권리를 구제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에 대해 계속 연구와 노력을 기울일 예정입니다.



변희찬 변호사 (hcbyun@shinkim.com)

조춘 변호사 (ccho@shinkim.com)

배호근 변호사 (hkbae@shinkim.com)

김형수 변호사 (hsookim@shinkim.com)

김민관 변호사 (mkwkim@shink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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