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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책

[내가 쓴 책] '대중문화, 이슈로 답하다' (김민정 변호사 著)

민감한 사회문제와 맞닿은 문제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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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전공한 변호사라는 다소 독특한 나의 이력은, 마치 물과 기름 같은 문화예술과 법, 그 둘의 접점을 찾아야 하는 소명을 부여했다. 그러나 '문화예술 전문 변호사'라는 스스로 정한 막연한 목표를 위해 로스쿨에 진학할 즈음만 해도, 많은 예술가들이 법의 보호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기 시작했을 뿐, 어떻게 도움을 받아야 할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고, 쉽지 않은 용어들과 높은 비용 때문에 좀처럼 그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 때문에 문화예술법은 법률 비용을 너끈히 감당할 수 있는 일부 유명 연예인들의 전속계약문제, 명예훼손 고소 사건 등이 주가 될 뿐이었다.

그러나 수년 사이에 상황은 몰라보게 바뀌었다. 대중문화가 산업이 되었고, 물리적으로 넓은 동시에 깊숙이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한류로 시작된 K컬처 열풍은 막대한 규모의 수익을 창출했고, 넷플릭스 등 OTT의 등장으로 날개를 달더니 급기야 '오징어 게임 신드롬'이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유튜브에서는 너도나도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되어 당당히 저작권자로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거기에 예상치 못했던 팬데믹이 이러한 매체의 변화에 불을 붙였고, 기술의 혁신이 실현한 메타버스 공연, NFT 미술 작품 등 신문물이 낳게 될 막대한 부가가치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렇듯 급속한 변화 속 생산과 소비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콘텐츠 업계에서는 라이선스 계약, 저작권 침해, 수익분배 등에 대한 궁금증과 니즈 역시 몰라보게 높아졌고, 이제 문화예술법은 창작자의 권리와 콘텐츠를 보호하는 지지대인 동시에 저작권, 퍼블리시티권, 라이선스 계약 등 다양한 이슈를 풀어야 하는 컨설턴트와 해결사의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 것이다.

몰라보게 변모하는 현 시점의 문화예술 속 법의 역할을 고민하던 필자에게 감사하게도 대중문화 평론가와 협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우리는 최근 논란이 된 여러 이슈를 '비평과 법률'의 두 가지 시선으로 바라보고 분석해보기로 했다. TV에서 OTT로 매체의 주도권이 넘어감에 따라 발생한 '오징어게임'의 수익 분배 문제, 메타버스 속 공연과 온라인 공연의 저작권, NFT 작품 거래 등 이슈들이 당연 화두가 되었고, 새로운 매체 속에서 발생하는 유튜브 뒷광고, 주작 영상, 인플루언서 문제 등 뿐만 아니라 아트테이너 논란, 여혐·남혐, 인종문제 등 민감한 사회 문제와 맞닿은 이슈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고민할 수 있었다.

필자와 공저자는 각 이슈에 대해 서로의 시각을 공유하며 생각을 나눴는데, 때로는 다른 시각을 보이기도 했고 합쳐서 같은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책을 보면 먼저 사회적, 미학적 비평의 관점에서 평가하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면, 뒤이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법적 해석과 적용을 통해 답을 찾는 방식이다. 이렇듯 대중문화 예술을 다양한 관점에서 복합적으로 조명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책만의 특징이고, 그러기에 여느 독자들은 이 책에 대해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같은 책',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것 같다'고 평한 것이 아닐까 싶다.

법이 문화예술 곁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가기를 바라며, 법과 제도의 울타리 속에서 창작자와 감상자들이 더욱 풍요로운 문화적 경험과 혜택을 누리기를 기대해 본다.


김민정 (법무법인 휘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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