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해외판례

Uber 운전자의 노동자성에 관한 프랑스 파기원 판결

Cour de cassation, civile, Chambre sociale, du 4 mars 2020, n°19-13.316

180212.jpg

1. 사실관계

원고는 네덜란드 회사 Uber BV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이 회사의 파트너로부터 차량을 임차하고 택시 여객운송 활동을 하는 자영업자로 SIRENE(le Système Informatisé du Répertoire National des Entreprises et des Établissements, 프랑스 국가전산등록부)에 등록한 뒤, 2016년 10월 12일부터 Uber 디지털 플랫폼을 사용하여 운전자 활동을 하였다. Uber BV는 2017년 4월부터 원고의 계정을 플랫폼에서 영구적으로 정지하였다. 원고는 Uber France와 Uber BV를 상대로 파리 노동법원에 Uber 사와의 계약관계를 노동계약으로 재결정(requalification)하여 달라는 청구와 체불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청구를 하였다.

 
1심인 파리 노동법원은 원고와 피고 Uber BV 사이의 계약이 상업적인 성격을 가지므로 이 사건은 노동법원의 관할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고가 항소하였고, 항소심인 파리 항소법원은 원고와 피고 Uber BV 사이의 계약을 노동계약이라 판단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들이 상고하였고, 프랑스 노동조합인 ‘노동총연맹 - 노동자의 힘(CGT-FO)’은 파기원에 임의적 소송참가 신청을 하였다.


2. 상고인들의 주장

피고들은, 원고가 자영업자로 직업 등록을 한 이상 원고와 피고 Uber BV 사이의 계약은 노동계약이 아닌 것으로 추정되고, 원고는 운전자 애플리케이션에 자유롭게 접속하고 운송서비스 요청을 수락 또는 거부하는 등 자신의 뜻대로 활동을 할 수 있으며, 플랫폼 알고리즘으로 요금을 결정하거나 계약상 운전자에게 고객 존중의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제재할 가능성이 있는 규정을 두는 것만으로는 종속 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하였다.


3. 파기원의 판단
가. 노동계약의 종속성에 관한 판단

노동법 제8221-6조에 따르면, 위 조문에 열거된 대장이나 등록부에 기재되어 활동을 수행하는 자연인은 그 지시자와 노동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지시자에 대하여 영구적인 법적 종속 관계에 두는 조건 속에 급부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노동계약의 존재가 인정될 수 있다.


종속 관계는 사용자가 명령과 지시를 내리고 실행을 감독하며 명령받는 사람의 위반을 제재할 수 있는 지배력을 갖고 그러한 사용자의 권한 아래에서 노동이 이루어지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또한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노동조건을 결정하는 조직적인 서비스 내에서의 노동은 종속성을 인정하는 정황이 될 수 있다.


나. 원고와 피고 Uber BV가 체결한 파트너십 계약의 성질에 관한 판단

파기원은 아래와 같은 요소들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의 독립적 지위는 허구로서 피고 Uber BV는 원고에게 지시를 내리고 그 지시의 실행을 감독하며 제재 권한을 행사하였다고 판시한 후 상고를 기각하였다.

첫째, 원고는 피고 Uber BV 및 동명의 애플리케이션의 ‘파트너’가 되기 위하여 자영업자 직업 등록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자유롭게 자신의 활동조직을 결정하거나 고객을 찾거나 공급자를 선택하지 못하고 결국 피고 Uber BV의 운송 공급 서비스에 통합되었다. 위 서비스는 피고 Uber BV가 창설하고 전적으로 조직하였으며 Uber의 플랫폼에 의해서만 존재한다. 원고는 위 운송서비스의 사용을 통해서 원고 자신만의 고객은 창출하지 못하고 자신의 요금이나 운송서비스 실행조건도 자유롭게 정하지 못한다. 이는 전적으로 피고 Uber BV에 의해 통제된다.

 

둘째, 연결의 자유와 근무 시간의 자유로운 선택과 관련하여, 운전자가 Uber 플랫폼에 접속할 때 피고 Uber BV가 조직한 서비스에 통합되는 이상, 스스로 근무 요일과 시간을 선택할 수 있더라도 종속적인 근로관계가 배제되지 않는다.


셋째, 요금과 관련하여, 요금은 예측 매커니즘에 의해 Uber 플랫폼의 알고리즘을 통하여 계약상 결정되지만, 이 알고리즘은 운전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는 특정 경로를 부과한다. 더구나 계약은 운전자가 ‘비효율적인 경로’를 선택한 경우 Uber에 의한 요금의 조정 가능성을 규정하고 있다.


넷째, 운송서비스의 실행조건에 관하여, 운전자가 운송서비스 요청을 3번 거절하면 “아직 거기에 있습니까?”라는 메시지를 전달받는데, Uber 커뮤니티 규칙은 이 경우 주행 수락을 원치 않는 운전자들에 대한 접속을 ‘그냥’ 해제하도록 권고한다. 이러한 권고는 “또한 Uber는 고객이나 운전자 기타 어떤 이유로든 그 합리적인 재량에 따라 운전자 애플리케이션 또는 Uber 서비스의 접근이나 사용을 정지하거나 달리 제한할 권리를 보유한다”라고 정한 계약 조항의 관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 조항으로 인하여 운전자들은 주행 실행을 기다리기 위해 접속 상태를 유지하고 그 결과 접속하는 동안 끊임없이 피고 Uber BV의 처분에 놓여 진정으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게 된다. 이는 마치 비독립적인 운전기사가 주행이 맘에 들든 안 들든 하게 되는 것과 같다. 계약 조항은 운전자가 “사용자를 태울 때 그로부터 직접 목적지를 얻거나 사용자가 Uber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하여 목적지 입력을 선택한 경우에는 운전자 애플리케이션으로부터 목적지를 얻는다”라고 규정하는데, 이는 운전자가 Uber 플랫폼의 요청에 응답하여야 하는 때에 주행의 수락 조건이 될 수 있는 목적지의 범위가 때로는 운전자에게 알려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섯째, 제재 권한에 관하여, 세 번의 주행 거절로 인한 일시적인 접속 해제와 운전자가 ‘비효율적인 경로’를 선택했을 경우 적용되는 요금 수정 외에도, 피고 Uber BV가 주문취소율을 결정하는 것은 비록 Uber 커뮤니티 규약에 따라 ‘도시별로’ 다르게 하더라도 계정에의 접속 상실을 초래할 수 있는 이상 제재 권한에 해당한다. 또한 원고의 경우처럼, 사용자가 운전자의 ‘문제 행동’을 신고한 경우 그 비난받은 사실이 실제로 성립하였는지 또는 그로 인한 제재가 수수료에 비례하는지와 거의 상관없이 Uber 애플리케이션에 영구적으로 접속을 못하게 될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다. 노동조합 CGT-FO의 소송참가 신청에 대한 판단

민사소송법 제327조, 제330조에 따르면 임의적 소송참가는 파기원에서 한 당사자의 주장을 지지하는 보조참가로 구성된 경우에만 허용되고, 신청인이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그 당사자를 지지하는 데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에만 인정된다. 노동조합 CGT-FO는 이 소송에서 그와 같은 이해관계를 증명하지 못하였으므로, 그의 임의적 소송참가는 받아들일 수 없다.


4. 평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서비스 제공의 경우, 서비스 제공자는 대부분 개인사업자 등록을 하였음에도 플랫폼 기업이 미리 설정한 여러 조건들의 지배를 받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서비스 제공자가 개인사업자 등록을 하였다는 형식적 이유만으로 서비스 제공자와 플랫폼 기업의 관계를 대등한 사업자, 상인 간의 법률관계로 평가하여야 하는지 문제된다.


프랑스 노동법은 노동자 및 노동계약에 관한 명시적인 정의규정이 없지만, 노동법 제8221-6조에서 상인등기부, 자영업자 직업 등록부 등 일정한 대장이나 등록부에 기재되어 활동하는 자연인은 그 지시자와의 관계에서 노동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제1항), 다만 위 경우에도 지시자에 대하여 영구적인 법적 종속 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노동계약의 존재가 인정될 수 있다(제2항 제1문).


결국 프랑스에서 노동계약의 핵심은 ‘종속성’에 있고, 그에 관하여 파기원은 1996년 판결(Chambre sociale, du 13 novembre 1996, n°94-13.187) 이후 종속성의 특징으로서 ① 사용자가 명령과 지시를 내릴 권한, 그 명령과 지시의 실행을 감독할 권한 및 위반 시 제재할 권한을 갖고, ② 그러한 사용자의 권한 아래에서 노동이 이루어질 것을 제시하였다.

 
또한 파기원은 2018년 ‘Take Eat Easy’라는 자전거 배달 플랫폼에 관한 판결(Chambre sociale, du 28 novembre 2018, n°17-20.079)에서 노동관계의 존재는 당사자들이 계약에 부여한 명칭이 아니라 노동자가 활동하는 사실상의 조건에 따른다고 판시함으로써, 디지털 플랫폼 기업과 서비스 제공자 사이에 체결·이행된 구체적인 계약 내용에 따라 개별적으로 종속성 여부를 판단하였다.


대상판결도 위와 같은 입장에 따라 Uber 회사와 운전자 사이의 파트너십 계약 내용 및 그 사실상의 이행 내용에 따라 종속성 여부를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은 ① 운전자의 운송공급이 Uber가 전적으로 조직한 서비스에 통합되고 Uber 플랫폼에 의해서만 유지되어 운전자가 고객, 요금, 운행조건 등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없다는 점, ② 운전자에게 특정 경로가 부여되어 자유롭게 경로를 선택할 수 없고, 경로 변경 시에 요금 조정이 이루어진다는 점, ③ 때로는 운전자에게 목적지가 미리 알려지지 않으므로 운전자가 진정 자유롭게 주행 여부를 선택할 수 없는 점, ④ 주문 취소나 사용자 신고 시의 계정 상실, 일시적인 접속 해제와 같은 제재 수단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위와 같은 종속성의 요건이 다 충족된다고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을 근거로 하여, 파리 경죄법원은 얼마 전인 2022년 4월 19일 유럽 최대 음식 배달 플랫폼인 ‘Deliveroo’에 대하여 배달원들을 실질적으로는 노동자로 사용하면서도 이들을 프리랜서로 간주하여 노동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벌금을 선고하였다. 이는 프랑스 ‘형사’재판에서 서비스 제공자가 플랫폼 기업의 노동자로 인정된 최초의 사례이다. 프랑스 법원은 서비스 제공자의 노동자성을 점점 확대 인정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정승연 연구위원(사법정책연구원)

관련 법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