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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혼 부부 이혼 증가…국제아동탈취 사건으로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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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이혼이 증가하면서 국제아동탈취 사건도 함께 불거지는 가운데 대한민국이 미국 국무부가 발표하는 국제아동탈취 관련 연례보고서에 처음으로 '헤이그 국제아동탈취 협약 비준수 성향 국가'로 지정됐다. 미국으로부터 외교적, 경제적 제재 등을 받을 수 있어 국내 아동반환 사건의 집행 현황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지난 5월 헤이그 국제아동탈취 협약 준수에 관한 2022년 연례보고서에 처음으로 협약 비준수 성향 국가15개국 중 한 곳으로 대한민국을 지정했다. 아르헨티나, 오스트리아, 벨리즈, 브라질, 코스타리카, 에콰도르, 이집트, 온두라스, 인도, 요르단, 페루, 루마니아, 트리니다드토바고, 아랍에미리트 등이 비준수 성향 국가이다.

국제아동탈취 사건은 국적이 다른 부부가 이혼을 하는 경우 한쪽 배우자가 상대 배우자의 양육권을 침해해 일방적으로 자녀를 국외로 이동시켰을 때 발생하는 문제다. 코로나19 이후 이동에 제약이 생기며 국제결혼이 급감한 측면은 있지만, 그동안 국가 간 교류확대에 따른 국제결혼 및 이혼율은 꾸준히 늘어났기 때문에 아동탈취 사례도 그에 비례해 증가했다. 2021년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체 혼인 건수 대비 국제결혼 건수는 약 1만3000여 건(6.8%)이며 국제이혼 건수는 6000여 건(6.1%)으로 집계됐다. 헤이그 협약은 불법 탈취된 아동의 신속한 반환과 면접교섭권을 보장하고, 아동탈취 상태를 제거해 법원에서 양육권, 면접교섭권 등에 대한 판단을 받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헤이그 국제아동탈취 협약은 이런 경우 자녀에 대한 양육권 결정이 재판을 통해 나올 때까지는 신속하게 원래 거주하던 국가(상거소지국)로 있게 하라는 취지로 마련됐다. 1980년 헤이그 국제사법회의에서 제정된 이 협약엔 미국은 1988년 한국은 2012년에 가입했다.

미국은 2014년 '국제아동탈취의 방지와 반환에 관한 법률(ICAPRA)'을 제정해 체약국의 적극적인 협약 적용을 유도하고 있다. ICAPRA에 기초해 작성한 연례보고서 내용에 따라 협약을 준수하지 않는 다른 체약국에 외교적, 경제적 조치 등을 취할 수도 있다. ICAPRA 규정 제9121조에 따르면 해당 제재 조치는 외교적 항의나 미해결 사안에 대한 공식논평, 공적 비난, 개발원조나 안전보장원조의 철회 또는 보류 등이다.


미국,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 비준수 성향 국가’ 


한국,

상대 배우자의 양육권 침해

일방적으로 자녀를 국외 이동

 

외교적·경제적 제재 우려 속 

현황 다시 점검 목소리 높아


ICAPRA는 연례보고서상 협약 비준수 성향 국가로 분류되는 기준을 ① 총 아동탈취 사건의 30% 이상이 미해결인 경우 ② 협약상 또는 미국과의 양자 간 협정을 맺은 국가의 중앙당국이 그 협약이나 양자 간 협정에 관한 책임을 준수하지 않은 경우 ③ 협약상 또는 양자 간 협정을 맺은 해당 국가의 사법 또는 행정기관이 협약 또는 양자 간 협정을 통상적으로 이행하지 않거나 따르지 않는 경우 ④ 해당 국가의 법집행기관이 협약상 사법기관 또는 행정기관이 내린 반환명령 또는 면접교섭명령을 통상적으로 이행하지 않는 경우 등 4가지로 규정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이 기준에 따라 '비협조적 성향의 국가'로 분류됐다.

곽민희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우리나라가 최근 미국 ICAPRA의 연차보고서상 '비협조적 성향의 국가'로 분류된 것은 아쉬운 일"이라며 "미국 협약 이행법률상 우리나라에 실제로 영향을 끼치는 조치 등이 현실화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이어 "우리나라에서 집행 곤란이나 지연이 발생하는 이유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법 체계적인 문제와 사실상 행정적인 지원의 문제가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준혁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는 "보고서 내용을 보면 법원 재판이 지연되는 부분과 집행의 실효성이 약한 부분을 지적하고 있는데 재판지연은 법원에서 협약의 취지와 달리 실체재판에 가깝게 이익형량을 하느라 시간이 걸리는 경향이 아직 남아있는 것이 원인인 것 같다"며 "한국의 가정법원은 가정사에 깊이 개입해 가족구성원 사이에서 사회정의를 실현하려는 욕구가 강한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 실체법 정책에 대한 관심이 앞서면 자녀를 신속히 반환해 생활환경을 원상 회복한다는 헤이그 협약의 취지를 구현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집행의 실효성이 약한 부분에 대해서는 "한국 민사 사법제도의 고질병이 드러난 많은 예 중의 하나"라며 "부동산인도 집행도 제대로 안 되고 있는데 자녀인도 집행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민사집행 실무의 정상화는 판사도, 입법부도, 법무부도 본격적 개혁을 엄두내지 못하고 있는, 한국에서 가장 곤란한 부분 중의 하나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법무부 측은 “미 국무부 연차보고서상 분류는 미 국내법(ICAPRA)상 기준에 의한 미국 측 평가이며, 협약에는 이 같은 분류기준이 규정돼 있지 않으므로 협약 위반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