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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변호사 1인당 소송건수 175건 … 일반직원이 서면 작성도

양육비이행관리원, 운영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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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비이행관리원(양육비관리원)의 변호사 인력난이 심해지면서 소속 변호사들은 과중한 업무 부담을 토로하고 제대로 된 법률지원 서비스를 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건강가정진흥원(가정진흥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변호사 1인당 한 해 종결하는 소송 건수는 86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 설립 당시와 비교해 4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변호사 1인당 종결 소송 건수는 2015년 20건, 2017년 52건, 2019년 101건, 2021년 86건이다. 해당 통계는 휴직 변호사 인력도 포함된 것이다.
공식 통계 이외에 여성가족부의 내부 자료에 따르면, 종결 소송 건수가 아닌 변호사 1인당 진행 중인 소송 건수는 지난해 175건인 것으로 알려진다.

 

1인당 연간 소송종결은 86건

 설립 당시의 4배로


작성된 서면 제대로 검토 못하고

재판 출석 하기도


소속 변호사 매년 5~6명 퇴사에도

일반직원만 채용

 
한 가사사건 전문 변호사는 “로펌에서 한 해 변호사에게 맡기는 소송 건수가 30~40건 정도면 무난하고, 60건을 넘어가면 ‘블랙 로펌’이라고 불린다”며 “종결 건수만 80건이면 실제로 업무가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제대로 된 양육비 관련 법률 지원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내부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변호사 자격이 없는 일반 직원이 서면을 작성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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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비관리원 출신의 한 변호사는 “변호사 자격증이 없는 일반 직원이 서면 작성을 대신하고 있다”며 “소속 변호사들은 자신이 작성하지 않은 서면을 제대로 검토 하지도 못하고 재판에 참석해 판사에게 ‘사건 파악을 제대로 하고 온 것 맞느냐’는 지적을 받는 상황이다. 변호사법 위반 소지도 있다”이라고 말했다.

 
양육비관리원 내부 인력난은 공공기관 인력 효율화로 인력 충원이 어려워진 데 더해 가정진흥원이 일반 직원을 늘리면서 더욱 심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양육비관리원 안팎에서는 인력 배정을 담당하는 상위 기관인 가정진흥원이 인력 채용 예산으로 양육비관리원의 변호사를 충원하는 대신 경영 부서의 일반 직원만 채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양육비관리원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인력 축소 기조로 인력을 충원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에 가정진흥원은 '조직 효율화'라는 명분으로 양육비관리원의 인력을 경영부서 인력으로 재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소속 변호사가 작년부터 5-6명씩 대거 퇴사하고 있지만, 가정진흥원은 변호사 인력을 채용하는 대신 가정진흥원의 경영을 돕는 일반 정규직 인력을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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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진흥원 창의인재부 관계자는 "인건비는 기재부와 여가부에서 배정받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인건비의 세부내역은 밝힐 수 없고 기관 내 변호사 인력은 별도로 관리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전주원(사법연수원 38기) 양육비관리원 원장은 "양육비 이행지원 사업 인력이 부족한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부족한 인력을 어떤 방식으로 충원할지는 내부 논의가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답변을 드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양육비관리원을 지도 감독하는 여가부 가족지원과 관계자는 "인건비 예산은 가정진흥원에서 맡고 있어 잘 알지 못한다"며 "내부 인력 부족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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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비관리원은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 양육비 채권 회수율이 미미하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양육비관리원은 위급 상황에 놓인 한부모가정에게 한시적양육비를 긴급 지원 후 원래 양육비를 부담해야 할 양육비채무자에게 직접 구상권을 행사해 채권을 회수하는데, 회수율은 2018년 2.8%, 2019년 0.9%, 2020년 8.9%, 2021년 6월 기준 8.3%로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이에 이선희(73·10기) 전 양육비관리원 초대원장은 "미국의 연방 자녀양육비 이행국(OCSE)은 독립기관으로 양육비 이행에 국세청, 연방수사국 등 전 부처가 협력하는 등 강력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며 "양육비관리원도 변호사를 중심으로 한부모 가정에 법률 지원을 하자는 취지에서 설립됐고, 설립 직후 인력과 예산을 얻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이어 "양육비관리원의 인사와 예산이 독립적으로 확보돼야 양육비 이행이 국가적인 체계로 확립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