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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판결] 경찰 '뒷수갑' 제압 이후 의식 잃고 5개월 뒤 사망

항소심도 국가 배상책임 인정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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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게 제압당해 뒤로 수갑이 채워진 채 침대에 엎드려있다가 사망한 정신질환자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항소심도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다.


서울고법 민사35-1부(이현우·채동수·송영승 고법판사)
는 16일 사망한 A씨의 유족 B씨 등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2022나2002948)에서 원·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B씨 등에게 3억여원을 지급하라"는 1심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유지했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A씨는 2019년 1월 '바닥에 물을 뿌리는 등 이상행동을 보인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제압됐다. 당시 A씨의 가족은 A씨가 평소 다니던 병원으로 이송해줄 것을 사설구급대원에게 부탁했는데 A씨의 거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흉기를 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경찰은 테이저건(전기충격기)을 사용해 A씨를 제압했고, 다시 저항하는 A씨에게 수갑을 채웠다. 이후 경찰은 몸부림을 치면서 침대 위에 엎드린 자세가 된 A씨의 저항을 제압하면서 양손을 등 뒤로 모아 뒷수갑을 채웠고, 사설구급대원은 A씨의 다리를 묶어 제압했다. 그러자 A씨는 의식을 잃었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됐고 5개월 가량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다 사망했다.


A씨의 유족 B씨 등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이 A씨에 대해 과도한 물리력을 행사했고, 그로 인해 엎어진 자세로 제압당한 A씨는 호흡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태로 방치돼 사망에 이르렀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A씨의 사망과 당시 출동 경찰의 직무상 주의의무 위반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국가는 B씨 등에게 3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했다.


1심은 "현장에 경찰들이 출동하게 된 이유는 정신질환이 있는 A씨의 치료를 위해 A씨를 병원에 이송하기 위한 것이었으므로 A씨에 대한 물리력 행사는 그와 같은 목적 달성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최소한의 것이어야 했다"며 "흉기를 쥐고 있었다는 것은 오히려 자신에 대한 공격적인 상황에 심리적 공포를 느낀 상태에서 취한 행동으로 보이고 다른 사람의 생명, 신체에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었다고 볼 순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제압당하는 과정에서 뒷수갑이 채워져 상체를 움직일 수 없었고, 스스로 움직여 호흡 상태를 개선하는 행동을 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써 A씨의 호흡은 더욱 곤란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에 대한 제압은) 경찰관직무집행법에서 정한 물리력 행사의 기준과 범위를 초과한 것이고, 제압된 A씨의 신체 상태를 적절히 살피지 않은 것 역시 경찰의 국민 인권보호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당시 출동한 경찰들의 직무상 주의의무 위반 및 그 주의의무 위반과 A씨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1심 판결은 정당하다"며 원·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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