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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21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1) 지식재산권법

제조방법이 기재된 물건발명이라도 권리범위는 물건발명에 해당
침해 게시물 연결 링크 제공은 공중송신권 침해 방조죄 성립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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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조방법이 기재된 물건발명의 권리범위 속부 판단(대법원 2021. 1. 28. 선고 2020후11059 권리범위확인)

[판결 요지]
청구범위가 전체적으로 물건으로 기재되어 있으면서 제조방법의 기재를 포함하고 있는 발명('제조방법이 기재된 물건발명')의 경우 제조방법이 기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발명의 대상은 제조방법이 아니라 최종적으로 얻어지는 물건 자체이므로 물건의 발명에 해당한다. 물건의 발명에 관한 청구범위는 발명의 대상인 물건의 구성을 특정하는 방식으로 기재되어야 하므로, 물건의 발명의 청구범위에 기재된 제조방법은 최종 생산물인 물건의 구조나 성질 등을 특정하는 하나의 수단으로서 의미를 가질 뿐이다. 따라서 제조방법이 기재된 물건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 기술적 구성을 제조방법 자체로 한정하여 파악할 것이 아니라 제조방법의 기재를 포함하여 청구범위의 모든 기재에 의하여 특정되는 구조나 성질 등을 가지는 물건으로 파악하여 확인대상발명과 대비해야 한다.

[사안 해설]

이 사건 특허발명은 '유효 성분으로 입도 누적분포에서 최대 입도에 대해 90%에 해당하는 입도(d90)가 500μm 이하인 폴라프레징크를 포함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직타법으로 제조된 정제'로서,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제기하였는데, 특허심판원은 확인대상발명은 '직타법'을 구비하고 있지 않고 균등관계에 있지도 않다고 하여 인용하는 심결을 하였다. 이 사건 특허발명과 확인대상발명은 모두 d90이 500μm 이하인 폴라프레징크를 유효성분으로 포함하는 정제라는 점에서 동일하고, 다만 제조방법에 있어서만 직타법(직접타정법)과 습식법으로 차이가 있었으며, 그에 따라 심결취소소송에서 원·피고는 제조방법의 차이 또는 직타법으로 청구범위를 한정한 것이 습식법에 의한 구성을 의식적으로 제외한 것인지에 등에 대하여 다투었다.

원심은 명세서 등의 기재를 고려하여 제조방법의 기재를 포함한 이 사건 특허발명을 '유효 성분으로 입도 누적분포에서 최대 입도에 대해 90%에 해당하는 입도(d90)가 500μm 이하인 폴라프레징크를 포함하여 직접타정법으로 제조됨으로써 특정되는 구조나 성질 등을 가진 정제'로 해석하고, 이 사건 특허발명과 확인대상발명은 그 제조방법이 직접타정법과 습식법이라는 차이점이 있는데, 출원 당시의 공지기술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특허발명에 특유한 해결수단이 기초하고 있는 기술사상의 핵심은 '유효성분인 폴라프레징크의 입도 누적분포(d90)를 500μm 이하로 조절하여 직접타정법으로 제조함으로써 정제의 저장 안정성 등을 향상시키는' 데에 있는 반면, 확인대상발명은 활성성분인 폴라프레징크를 '입도 누적분포에서 최대 입도에 대해 90%에 해당하는 입도(d90) 500㎛ 이하'로 한정하고 이를 습식과립법에 의하여 제조함으로써 정제의 저장 안정성 등을 향상시키는 데에 기술사상의 핵심이 있는 발명으로서 양자는 기술사상의 핵심이 다르므로 과제 해결원리가 다르고 작용효과도 달라 균등관계에 있지 않으므로, 확인대상발명은 이 사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2015년 전원합의체 판결(2015. 1. 22. 선고 2011후927) 이전 대법원은 제조방법이 기재된 물건발명을 그 제조방법에 의해서만 물건을 특정할 수밖에 없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로 나누어, 이러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에만 그 제조방법 자체를 고려할 필요가 없이 특허청구범위의 기재에 의하여 물건으로 특정되는 발명만을 선행기술과 대비하는 방법으로 진보성 유무를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으나, 제조방법에 의해서만 물건을 특정할 수밖에 없는 특별한 사정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기준이 모호하고, 특허법이 발명을 물건의 발명과 방법의 발명을 명백히 구분하고 있음에도 제조방법을 청구범위에 기재하여 특정한 출원인의 의도 등을 고려하면, '제조방법이 기재된 물건발명을 그 제조방법에 의해서만 물건을 특정할 수밖에 없는 등의 특별한 사정' 유무와 상관없이, 특허발명을 제조방법의 기재를 포함하여 특허청구범위의 모든 기재에 의하여 특정되는 구조나 성질 등을 가지는 물건으로 파악하여 진보성 여부나 권리범위 속부를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겠다. 대상 판결은 위 전원합의체 판결의 판시내용을 다시 한번 확인한 판결이다.

 

피라미터 발명이 선행발명과 동일성 증명 안 되면
신규성 부정 못 하고
공지된 발명과 상이한 과제 해결 수단 효과 인정되면
진보성 부정 안 돼


2. '파라미터' 발명의 신규성, 진보성 판단기준(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17후1298 등록무효)
[판결 요지]

새롭게 창출한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특성값을 이용하거나 복수의 변수 사이의 상관관계를 이용하여 발명의 구성요소를 특정한 이른바 '파라미터 발명'과 이와 다른 성질 또는 특성 등에 의해 물건 또는 방법을 특정하고 있는 선행발명을 대비할 때, 특허발명의 청구범위에 기재된 성질 또는 특성이 다른 정의 또는 시험·측정방법에 의한 것으로 환산이 가능하여 환산해 본 결과 선행발명의 대응되는 것과 동일하거나 또는 특허발명의 명세서의 상세한 설명에 기재된 실시형태와 선행발명의 구체적 실시형태가 동일한 경우에는,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양 발명은 발명에 대한 기술적인 표현만 달리할 뿐 실질적으로는 동일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러한 특허발명은 신규성이 부정된다. 반면, 위와 같은 방법 등을 통하여 양 발명이 실질적으로 동일하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으면, 신규성이 부정된다고 할 수 없다.

파라미터 발명이 공지된 발명과 파라미터에 의해 한정된 구성에서만 차이가 있는 경우, 발명의 명세서 기재 및 출원 당시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의 기술 수준을 종합하여 보았을 때 파라미터가 공지된 발명과는 상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수단으로서의 의의를 가지고, 그로 인해 특유한 효과를 갖는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는다. 한편 파라미터의 도입 자체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기술적 의의를 인정할 수 없더라도 발명이 새롭게 도입한 파라미터를 수치로 한정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경우에는, 한정된 수치범위 내외에서 현저한 효과의 차이가 생기거나, 그 수치한정이 공지된 발명과는 상이한 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기술수단으로서의 의의를 가지고 그 효과도 이질적인 경우라면,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는다.

[사안 해설]

종래 대법원은 출원 전에 공지된 발명의 연장선상에 있고 수치한정의 유무에서만 차이가 있는 이른바 '수치한정발명'의 경우 그 한정된 수치범위 내외에서 현저한 효과의 차이가 생기거나, 그 특허발명에 진보성을 인정할 수 있는 다른 구성요소가 부가되어 있어서 그 특허발명에서의 수치한정이 보충적인 사항에 불과하거나, 그 수치한정이 공지된 발명과는 상이한 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기술수단으로서의 의의를 가지고 그 효과도 이질적인 경우 등 제한적인 요건을 충족시키는 경우가 아니면, 많은 경우 그 특허발명은 그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기술자가 통상적이고 반복적인 실험을 통하여 적절히 선택할 수 있는 정도의 단순한 수치한정에 불과하여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판단해왔다. 수치한정발명은 이미 공지된 선행발명의 구성요소 중 일정한 수치의 범위를 한정한 일종의 선택발명으로 볼 수 있고, 통상의 기술자는 일반적으로 이미 알려져 있는 범위 내에서 시행착오를 거쳐 가장 효율적인 결과치를 도출해낼 수 있는 것이므로, 통상 예측되는 효과를 뛰어넘는 이질적이거나 현저한 효과를 가져오는 수치한정만이 특허발명으로 독점적 보호를 받을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파라미터 발명은 발명의 일부 구성요소를 수치범위에 의해 수량적으로 표현한 발명이라는 점에서 수치한정발명의 일종으로 볼 수 있는데, 대상 판결은 명시적으로 파라미터 발명을 정의하고 파라미터 발명의 신규성과 진보성 판단기준을 구체적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 사건 특허발명은 취성재료 미립자를 가스 중에 분사시킨 에어로졸을 기재에 충돌시켜 형성되는 막 형상 구조물에 관한 것으로, 제막 영역의 경계 부근 및 기재의 단부 부근에 가해지는 응력을 완화하여 막 형상 구조물의 박리와 붕괴를 방지하는 것을 해결과제로 하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평균 막 두께'와 '단부와 최외부 사이의 거리'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단부와 최외부 사이의 거리'를 '평균 막 두께의 10배 이상 10,000배 이하인 배율 관계'로 한정하였다. 대상 판결은 선행발명으로 개시된 내용들만으로는 통상의 기술자가 막 구조물 전체의 두께 평균값을 측정할 수는 없어, 환산을 통해 위 각 선행발명들과 이 사건 특허발명이 실질적으로 동일한지는 알 수 없고, 선행발명들도 막 구조물의 박리 방지라는 공통의 과제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이 사건 특허발명과 같이 막 형상 구조물에서 제막 영역의 경계나 기재의 모서리부 부근에 가해지는 응력에 주목하여 이를 완화함으로써 박리 방지라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인식은 나타나있지 않다고 하면서, 이 사건 특허발명은 '단부와 최외부 사이의 거리'와 '평균 막 두께'라는 개념을 새롭게 도입하여 이들 사이의 배율이라는 새로운 파라미터를 이용하여 막 형상 구조물의 단부에 축적된 잔류 응력으로 인한 박리 방지라는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복합 구조물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기술적 의의가 있다고 판시하고, 그로 인한 효과도 인정되므로 신규성·진보성이 부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수치한정발명이나 파라미터 발명은 상위개념의 선행발명에 대해 그에 포함되는 하위개념으로 표현되는 일종의 선택발명에 해당할 여지가 있고 나아가 특히 실험의 과학이라고 하는 화학분야에서 주로 문제되는 것으로서, 통상의 기술자는 당연히 이미 공지된 수치범위내에서 얼마든지 시행착오를 거쳐 가장 효율적인 결과치를 도출해낼 것이 예상되므로, 그 발명의 신규성·진보성 판단에 있어서도 일반적인 특허발명보다는 보다 제한적이고 구체적인 판단기준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대상 판결은 종래 수치한정발명의 일종으로 파악되어 오던 파라미터 발명을 명백히 정의하면서 그 신규성·진보성의 판단기준을 제시하고, 나아가 파라미터 발명의 기술적 의의를 인정할 수 없는 경우라도 수치한정 발명으로서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음을 명백히 한 의미있는 판결이다.


3. 선출원 등록상표와 유사한 후출원 등록상표의 사용이 선출원 등록상표권에 대한 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대법원 2021. 3. 18. 선고 전원합의체 판결)

상표법은 저촉되는 지식재산권 상호 간에 선출원 또는 선발생 권리가 우선함을 기본원리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이는 상표권 사이의 저촉관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상표권자가 상표등록출원일 전에 출원·등록된 타인의 선출원 등록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등록받아('후출원 등록상표') 선출원 등록상표권자의 동의 없이 이를 선출원 등록상표의 지정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에 사용하였다면 후출원 등록상표의 적극적 효력이 제한되어 후출원 등록상표에 대한 등록무효 심결의 확정 여부와 상관없이 선출원 등록상표권에 대한 침해가 성립한다. 


[사안 해설]
본 사안에서 원고는 2014. 9. 5. "179410_1.jpg" 표장에 관하여 제9류, 42류로 상표등록출원을 하여, 2014. 12. 18. 상표등록을 받았고, 피고는 2015. 12. 18. 설립되어 컴퓨터 데이터 복구 및 메모리 복구업, 컴퓨터 수리 및 판매업 등을 하면서 "179410_2.jpg", "179410_3.jpg", "179410_4.jpg"와 같은 형태의 표장을 사용하였다.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상표 사용금지 등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고, 피고는 이 사건 소송 계속 중이던 2016. 8. 10. "179410_5.jpg"표장에 관하여 제9류, 42류로 상표출원을 하고 2017. 8. 8. 상표등록을 받았다. 원고의 상표침해금지 주장에 대하여 피고는, 최소한 피고 등록상표의 등록일 이후에는 등록상표권의 정당한 사용에 해당하므로 침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종래 대법원은 어느 상표가 등록이 되면, 비록 그 상표의 등록에 무효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등록이 심판에 의하여 무효로 확정될 때까지는 등록상표로서의 권리를 보유하게 된다고 할 것이므로, 상표권의 행사로서 등록상표를 지정상품에 사용하는 경우에는 선출원 등록상표에 대한 침해가 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8다54434, 54441(병합) 판결}. 형사사건에 있어서도 동일한 논리로 후출원 등록상표권자라도 해당 상표에 대한 무효심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선출원 등록상표에 대한 침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대법원 1986. 7. 8. 선고 86도277 판결).

그러나 대상 판결은 ① 상표권자는 지정상품에 관하여 그 등록상표를 사용할 권리를 독점하고(상표법 제89조), 제3자가 등록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그 지정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에 사용할 경우 이러한 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는 점, ② 상표법은 동일·유사한 상품에 사용할 동일·유사한 상표에 대하여 다른 날에 둘 이상의 상표등록출원이 있는 경우에는 먼저 출원한 자만이 그 상표를 등록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상표법은 출원일을 기준으로 저촉되는 상표 사이의 우선순위가 결정됨을 명확히 하고 있고, 이에 위반하여 등록된 상표는 등록무효 심판의 대상이 되는 점, ③ 상표권자·전용사용권자 또는 통상사용권자는 그 등록상표를 사용할 경우에 그 사용 상태에 따라 그 상표등록출원일 전에 출원된 타인의 특허권·실용신안권·디자인권 또는 그 상표등록출원일 전에 발생한 타인의 저작권과 저촉되는 경우에는 선특허권 등의 권리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는 지정상품 중 저촉되는 지정상품에 대하여 그 등록상표를 사용할 수 없는 점 등을 들어, 상표권자가 상표등록출원일 전에 출원·등록된 타인의 선출원 등록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등록받아 선출원 등록상표권자의 동의 없이 이를 선출원 등록상표의 지정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에 사용하였다면 후출원 등록상표의 적극적 효력이 제한되어 후출원 등록상표에 대한 등록무효 심결의 확정 여부와 상관없이 선출원 등록상표권에 대한 침해가 성립한다고 판시하면서,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후출원 등록상표를 무효로 하는 심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상표침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종전 판결을 변경하였다.

한편 대법원은 2012. 10. 18. 선고한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등록상표에 대한 등록무효심결이 확정되기 전이라고 하더라도 상표등록이 무효심판에 의하여 무효로 될 것임이 명백한 경우에는 상표권에 기초한 침해금지 또는 손해배상 등의 청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하고, 상표권침해소송을 담당하는 법원으로서도 상표권자의 그러한 청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항변이 있는 경우 그 당부를 살피기 위한 전제로서 상표등록의 무효 여부에 대하여 심리·판단할 수 있다고 판시한바 있다(2010다103000). 따라서 상표등록에 무효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상표등록이 무효로 확정될 때까지는 등록상표로서의 권리를 보유하게 됨을 전제로, 선출원 등록상표에 대한 침해를 부정해온 과거의 대법원의 태도를 변경한 대상 판결은, 위 전원합의체 판결과 궤를 같이 하는 타당한 판결이라고 보여진다.


 선출원 등록상표의 지정상품과
동일·유사 상품 사용했다면
후출원 등록상표 적극적 효력 제한돼
선출원 등록상표권 침해 성립


4. 공중송신권 침해 게시물로 연결되는 링크를 제공하는 행위가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에 해당하는지 여부(대법원 2021. 9. 9. 선고 2017도19025 전원합의체 판결)
[판결 요지]

정범이 침해 게시물을 인터넷 웹사이트 서버 등에 업로드하여 공중의 구성원이 개별적으로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이용에 제공하면, 공중에게 침해 게시물을 실제로 송신하지 않더라도 공중송신권 침해는 기수에 이른다. 그런데 정범이 침해 게시물을 서버에서 삭제하는 등으로 게시를 철회하지 않으면 이를 공중의 구성원이 개별적으로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이용에 제공하는 가벌적인 위법행위가 계속 반복되고 있어 공중송신권 침해의 범죄행위가 종료되지 않았으므로, 그러한 정범의 범죄행위는 방조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저작권 침해물 링크 사이트에서 침해 게시물에 연결되는 링크를 제공하는 경우 등과 같이, 링크 행위자가 정범이 공중송신권을 침해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그러한 침해 게시물 등에 연결되는 링크를 인터넷 사이트에 영리적·계속적으로 게시하는 등으로 공중의 구성원이 개별적으로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침해 게시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정도의 링크 행위를 한 경우에는 침해 게시물을 공중의 이용에 제공하는 정범의 범죄를 용이하게 하므로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범이 성립한다.

다만 행위자가 링크 대상이 침해 게시물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한 경우에는 방조가 성립하지 않고, 침해 게시물에 연결되는 링크를 영리적·계속적으로 제공한 정도에 이르지 않은 경우 등과 같이 방조범의 고의 또는 링크 행위와 정범의 범죄 실현 사이의 인과관계가 부정될 수 있거나 법질서 전체의 관점에서 살펴볼 때 사회적 상당성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공중송신권 침해에 대한 방조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사안 해설]

피고인은, 제3자가 해외에 서버가 있는 동영상 공유사이트에 이 사건 저작물을 임의로 업로드하고 이를 계속 게시하여 이용에 제공함으로써 전송권을 침해하는 사실을 알면서도, 약 4달간 총 450회에 걸쳐 자신이 개설하여 운영하면서 광고 수익을 얻는 이른바 '다시보기 링크 사이트' 게시판에 이 사건 저작물과 연결되는 링크를 게시하고, 위 사이트 이용자들이 링크를 클릭하면 이 사건 저작물의 재생 준비화면으로 이동하여 개별적으로 송신이 이루어지게 하였다.

원심은 종래 대법원 판결을 인용하여, 방조행위는 전송권 침해의 실행행위 자체를 용이하게 하는 방법으로만 가능한데, 공소사실 기재 링크는 인터넷에서 링크하고자 하는 저작물의 웹 위치 정보나 경로를 나타낸 것에 지나지 않고, 인터넷 이용자는 링크 부분을 클릭함으로써 저작권자의 복제권이나 공중송신권을 침해하는 웹페이지 등에 방문하여야 비로소 해당 게시물에 접속할 수 있게 되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저작권 침해행위의 실행 자체를 용이하게 한 것이 아니어서 이를 방조행위로 볼 수 없다고 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상 판결은 우선, 링크는 인터넷에서 링크하고자 하는 웹페이지나 웹사이트 등의 서버에 저장된 개개의 저작물 등의 웹 위치 정보 또는 경로를 나타낸 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링크를 설정한 행위는 전송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종래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

그러나 정범이 침해 게시물을 서버에서 삭제하는 등으로 게시를 철회하기 전까지는 방조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하면서, 링크 대상이 침해 게시물 등임을 알면서 그러한 게시물 등에 연결되는 링크를 영리적·계속적으로 제공한 자는 정범의 행위가 공중송신권 침해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침해 게시물을 공중의 이용에 제공하는 행위를 용이하게 하고, 이로써 저작권 침해물을 이용에 제공하는 정범의 실행행위가 용이하게 되고 공중송신권이라는 법익의 침해가 강화·증대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방조범 성립에서 요구되는 방조행위와 정범의 범죄 실현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대상 판결은 전송권 침해행위와 그 방조행위를 명백히 구별하고, 일반적인 형법상의 방조행위에 대한 법리를 설시하면서 저작권자의 공중송신권을 침해하는 웹페이지 등으로 링크를 하는 행위만으로는 어떠한 경우에도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단한 종전 판례(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2도13748 판결 등)를 변경하였다. 무단으로 전송되는 방송, 영화 등 침해 게시물로 연결되는 링크를 공중에 제공하면서 배너 광고 등을 통해 광고수익을 얻는 이른바 '다시보기' 사이트나 모바일앱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최근의 상황에서 구체적인 타당성을 고려하여 일정한 경우 방조죄의 성립을 인정한 것이다. 다만 대법원의 견해 변경으로 종래 무죄로 판단되었던 사안들이 유죄로 판단된다는 점에서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따른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에 혼란을 가져온다는 측면과, 구체적인 사안에서 어떠한 경우에 방조범이 성립하는지에 대한 실무상 사례의 축적이 필요하다는 점은 있을 수 있으나, 공중송신권을 침해하는 웹페이지 등으로 링크를 하는 행위만으로는 어떠한 경우에도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종전 판례의 태도는 방조범 성립에 대한 일반론으로 보더라도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되며, 영리적으로 운영되는 다시보기 사이트에 대한 법적 제재가 필요한 현 상황을 고려한 합리적인 판결이라고 보여진다.


민현아 변호사(법무법인 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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