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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평석

아파트상가 주차분쟁 해결의 법리

- 대법원 2022. 1. 13. 선고 2020다278156 판결[주차권존재확인등의 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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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제제기

아파트와 상가는 하나의 필지에 각기 다른 동으로 건축되어 있는 상황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각기 다른 동으로 각각의 건물임에도 상가 구분소유자들 및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일반인인 상가 이용객들이 지속적으로 아파트 주차 공간을 사용함에 따라 아파트에서는 급기야 주차 공간을 제한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여 왔다. 이에 상가 구분소유자들은 주차장은 전체 공용부분이고 해당 부분에는 자신들의 지분도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하면서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 청구권을 행사하며 쌍방간의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문제에 대하여 그간 대법원은 상가이용객이 상가 건물과는 동떨어진 아파트 내부 주차공간에 주차를 하고 있는 점, 아파트에서는 일반인 출입시 신분확인을 하는데 상가 손님들에 대해서는 신분 확인이 제한 되는 극히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하는 점을 이유로 이른바 수인한도론이라는 법리를 원용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수인한도론은 그 자체로 해석에 주관이 개입할 여지가 크고, 그 해석의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여 하급심 법원에서는 법관에 따라 우후죽순의 서로 다른 판결들이 속출한 상황이어서 이에 대한 분쟁은 끊임없이 지속되었다.

한편 이런 상황에서 2000년대 초반부터 건설사들은 위와 같은 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아파트와 상가 간의 주차 공간을 구조적으로 분리하여 건축하기에 이르렀고, 결국 아파트 주차장과 상가가 연결되지 않은 구조로 만들어지면서 하급심에서는 수인한도론이 아니라 일부 공용부분에 관한 법리가 적용되기 시작하였다.


2. 기존 판례의 경향
1)
원칙적으로 공용부분은 소유한 전유부분 면적 비율에 따라 전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1다89910 판결).


즉 대법원은 "1동의 건물의 구분소유자들이 그 건물의 대지를 공유하고 있는 경우, 각 구분소유자는 별도의 규약이 존재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대지에 대하여 가지는 공유지분의 비율에 관계없이 그 건물의 대지 전부를 용도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적법한 권원을 가진다. 이러한 법리는 한 필지 또는 여러 필지의 토지 위에 축조된 수동의 건물의 구분소유자들이 그 토지를 공유하고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1995. 3. 14. 선고 93다60144판결 등 참조)"라고 판시하여 원칙적으로 아파트 주차장은 전체 공용부분을 전제로 상가 구분소유자 역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2)
그러나 현실적으로 상가 이용객들이 아무런 제한 없이 사용하게 되자 그 때부터 다음과 같이 수인한도론을 적용하여 제한하기 시작한 것이다(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다49971 판결).


"아파트 단지를 관리하는 단체가 ○○아파트 단지 내 출입을 통제하는 것이 ○○아파트 단지 내 상가건물 구분소유자들의 대지 사용권을 방해하는 침해행위가 되는지에 관하여, ○○아파트 단지 내 상가건물과 그 부속주차장의 위치 및 이용 관계, 아파트 단지 안으로의 출입 통제 방법, 아파트 및 상가건물 부근의 지리적 상황, 아파트 입주자들과 상가건물의 소유자 또는 이용자의 이해득실 기타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3. 대상판결 사실관계
1)
이 사건 단지는 공동주택 용도의 아파트 10개동(1,036세대), 근린생활시설 용도의 상가 1개동, 그 밖에 관리사무소 등으로 구성된 집합건물 단지이다. 원고들은 상가의 구분소유자나 임차인이고, 피고는 집합건물법 제51조에 따라 아파트의 공용부분을 관리 하는 단지 관리단이다.

2)
중략

3)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지하주차장의 이용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위자료의 지급을 청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4. 법원판단
1)
집합건물 중 여러 개의 전유부분으로 통하는 복도, 계단, 그 밖에 구조상 구분소유자의 전원 또는 일부의 공용에 제공되는 건물부분과 규약이나 공정증서로 공용부분으로 정한 건물부분 등은 공용부분이다. 집합건물의 공용부분은 원칙적으로 구분소유자 전원의 공유에 속하지만, 일부 구분소유자에게만 공용에 제공되는 일부공용부분은 그들 구분소유자의 공유에 속한다(집합건물법 제3조, 제10조 제1항).

건물의 어느 부분이 구분소유자 전원이나 일부의 공용에 제공되는지 여부는 일부공용부분이라는 취지가 등기되어 있거나 소유자의 합의가 있다면 그에 따르고, 그렇지 않다면 건물의 구조·용도·이용 상황, 설계도면, 분양계약서나 건축물대장의 공용부분 기재내용 등을 종합하여 구분소유가 성립될 당시 건물의 구조에 따른 객관적인 용도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여러 동의 집합건물로 이루어진 단지 내 특정 동의 건물부분으로서 구분소유의 대상이 아닌 부분이 해당 단지 구분소유자 전원의 공유에 속하는지, 해당 동 구분소유자 등 일부 구분소유자만이 공유하는 것인지를 판단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8. 10. 4. 선고 2018다217875 판결, 대법원 2021. 1. 14. 선고 2019다294947 판결 참조).

2)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지하주차장이 아파트 구분소유자만의 공용에 제공되는 일부공용부분이라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였다.

상가는 이 사건 단지의 대로변에 위치하고 단지의 부속상가로 건축되었으나, 아파트 10개동과 상가는 별개의 건물로 신축·분양되고 구조나 외관상 분리·독립되어 있으며 기능과 용도가 다르다. 지하주차장은 구조에 따른 객관적 용도에 비추어 아파트 구분소유자만의 공용에 제공되고 있다. 지하주차장은 이 사건 단지 정문의 출입구로만 들어갈 수 있고 차단기가 설치되어 아파트 입주민과 방문자만 출입할 수 있으나, 지상주차장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지하주차장에는 아파트 10개동의 승강기로 직접 연결되는 출입문이 있고 출입문에는 해당 아파트 동의 입주민만 들어갈 수 있는 출입통제장치가 있으나, 지하주차장과 상가는 직접 연결되어 있지 않다. 아파트 구분소유자는 지하주차장 전체 면적 중 전유부분 면적에 비례하여 분할·산출한 면적을 공용부분으로 분양받았다. 아파트의 집합건축물대장에는 지하주차장에 대해 아파트 구분소유자만이 공유하고 위와 같이 분양받은 면적이 공용부분 면적으로 기재되어 있다. 이러한 공용부분 면적을 계산할 때 상가의 연면적은 고려되지 않았다. 반면 상가의 분양계약서와 건축물대장에는 지하주차장이 분양면적이나 공용부분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다. 지하주차장은 대지사용권의 대상이 아니므로, 대지사용권이 있다고 하여 지하주차장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집합건물법의 대지사용권이나 공용부분 이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5. 대상판결의 의의

대상판결은 사실 일부 공용부분에 관한 판단을 명시한 것으로서 대법원 2021. 1. 14. 선고 2019다294947 판결과 그 결을 같이 한다. 즉 최근 건물들은 대부분 각기 다른 용도의 공간이 혼합되어 있는 이른바 주상복합건물이나 아파트와 상가 건물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바, 이와 같은 상황에서 성질이 다른 각 단체들 사이의 법적 분쟁은 집합건물법상 관리단은 당연 설립된다는 법리나 한 필지의 대지라고 하더라도 이를 전체 공용부분으로 전제하는 법리에 따른 혼동으로 주택과 상가 사이의 분쟁이 비일비재하게 있어왔다.

더욱이 아파트와 상가 간 주차장에 관한 분쟁에 대한 하급심 판결은 지속적으로 엇갈려 왔는바, 어떤 법원에서는 아파트 입주민이, 또 다른 법원에서는 상가 구분소유자들이 승소하며, 판결들 사이의 불일치가 수 없이 발생하였는데 이는 결국 수인한도론이라는 불분명한 법리를 적용한 탓이었다.

물론 건설사들 역시 이와 같은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최근에는 아파트 및 상가간의 전용주차장을 설치하고 구조적으로 이를 분리되게끔 건설한 것도 분쟁 종식의 하나의 이유 였으나, 명쾌한 법리가 부재한 상황에서 대법원이 2021. 1. 14. 선고 2019다294947 판결의 연장선상에서 아파트와 상가의 분쟁을 일거에 해결하는 대상판결을 판시하였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대상판결은 공용부분에 해당하는 주차장이 아파트와 상가 건물 간에 구조적으로 구분되어 있을 것을 전제로 하여 아파트와 상가 사이에 주차장이라는 공용부분에 대한 사용관계를 명확히 정리한 것으로 2000년대 이후 건축된 대부분의 아파트에 적용되어 이와 같은 분쟁을 일거에 해결하는 아주 중요한 판결에 해당하는 것이다.


6. 마무리하며

결론적으로 현재도 수많은 하급심에 계류되어 있는 이와 같은 아파트 상가와 관련된 각 주차장에 관한 분쟁은 본 대상판결로 어느정도 해결될 수 있다고 보이는 바 각 구분소유자로서는 이와 같은 판결을 숙지하게 되면 더 이상 동일한 분쟁을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권형필 변호사(법무법인 로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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