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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촌

민법상 ‘인격권’ 도입에 따른 건설 현장에서의 시사점

리걸에듀

[2022.06.03.]



지난 2022. 4. 5. 법무부는 민법에 인격권과 인격권 침해배제·예방청구권에 관한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였습니다.


개정안(신설) 제3조의2(인격권)

 사람은 생명, 신체, 건강, 자유, 명예, 사생활, 성명, 초상, 개인정보, 그 밖의 인격적 이익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② 사람은 그 인격권을 침해한 자에 대하여 침해를 배제하고 침해된 이익을 회복하는 데 적당한 조치를 할 것을 청구할 수 있고, 침해할 염려가 있는 행위를 하는 자에 대하여 그 예방이나 손해배상의 담보를 청구할 수 있다.


제34조의2(법인의 인격권) 제3조의2는 그 성질에 반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법인에 준용한다.


이에 본 Legal Update에서는 민법상 인격권 도입에 따른 건설 현장에서의 시사점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1. 작업 지시 등 업무상 필요에 의해 대화 내용을 녹음할 경우 유의점

건설 현장의 특성상 구두 협의 또는 구두 지시가 빈번하게 이루어집니다. 이때 지시 내지 협조 요청 사항의 소명을 위한 목적으로 상대방의 동의 없이 대화 내용을 녹음하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는지 의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통신비밀보호법은 타인과의 대화를 녹음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고, 이를 증거로 사용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고 있으나(제3조, 제4조) 대화 당사자가 대화 내용을 녹음하는 경우는 통신비밀보호법에 의해 녹음이 금지되는 ‘타인 간의 대화’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3도16404 판결 등).


다만 상대방 동의 없이 대화 내용을 녹음하는 것이 형사처벌의 대상은 아니더라도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음성이 함부로 녹음되거나 재생, 방송, 복제, 배포되지 않을 권리를 가지는데, 이러한 음성권은 헌법 제10조 제1문에 의하여 헌법적으로도 보장되고 있는 권리이므로, 음성권에 대한 부당한 침해는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판단한 바 있는데(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7. 10. 선고 2018나68478 판결 등), 이번에 민법 개정에 의해 인격권이 명문화됨에 따라 향후 민법상 인격권의 하나로서 음성권에 대한 보호가 보다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업무상 필요에 의하여 대화 내용을 녹음할 때는 가급적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부득이하게 녹음한다면, 업무와 관련된 대화에 한하여 녹음하고, 녹음된 자료를 함부로 회사 외의 외부에 공개하거나 업무와 무관한 용도로 사용하는 데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2. 사생활 침해로 인한 공사 중지 및 손해배상청구의 가능성

아파트 등 새로운 건축물을 신축할 때에 기존의 건축물과 사이에 이격거리가 충분히 확보되지 아니하는 경우 일조권, 조망권 침해의 문제와 함께 사생활 침해 여부를 둘러싼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종래에 법원은 “인접건물 등에 대한 사생활 침해가 현저하게 커 사회통념상 참을 한도를 넘는 경우에는 해당 건물의 신축행위를 위법행위라고 볼 수 있다”라고 판시하여, 건축물 간 이격거리 미확보 시 사생활 침해로 인한 불법행위 성립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그 판단 기준으로 ‘인접 건물의 신축에 따른 사생활 침해 정도가 사회통념상 참을 한도를 넘었는지’ 여부를 제시하였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6. 26. 선고 2017가합582539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2. 17. 선고 2019가합543439 판결 등). 이러한 수인 한도는 피해의 정도, 피해이익의 성질 및 그에 대한 사회적 평가, 가해 건물의 용도, 지역성, 토지이용의 선후관계, 가해 방지 및 피해 회피의 가능성, 공법적 규제의 위반 여부, 교섭 경과 등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이번 민법 개정안에서는 인격권의 내용을 구성하는 대표적인 인격적 이익들 중 하나로서 ‘사생활’을 명시하고 있고, 권리구제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인격권 침해배제·예방청구권을 규정하고 있습니다(위 개정안 참조). 따라서 앞으로는 민법상 인격권의 하나로서 인접 건물 이격거리 미확보에 따른 사생활 침해로 인한 분쟁이 더욱 빈발할 것으로 예측되고, 사생활 침해에 대한 법적 대응으로서 금전 배상을 구하는 ‘손해배상청구’의 방식 외에도 ‘침해배제·예방청구’로서 진행 중인 건축공사에 대하여 공사중지 청구를 하거나 공사중지가처분을 신청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법원에서 공사중지까지는 허용하지 않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민법 개정안 제3조의2 제2항에 따라 일정한 금액을 손해배상의 담보로서 제공할 것을 명함으로써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될 우려가 있습니다.



박주봉 변호사 (jbpark@yulchon.com)

주동진 변호사 (djjoo@yulchon.com)

송민경 변호사 (mksong@yulchon.com)

강혜윤 변호사 (hyeyunkang@yulch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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