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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검사의 수사권과 기소권의 헌법상 근거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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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머리말

검사의 수사권의 헌법상 근거는 없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검사의 영장청구권 조항이 근거라는 주장도 있다. 검사의 수사권과 기소권의 근거는 헌법을 단편적·표피적으로 보아서는 제대로 찾을 수 없다. 이들은 헌법을 올바르게 해석해야 비로소 드러나기 때문이다.

형사절차는 국민의 기본권을 크게 제한하는 대표적 국가작용이므로, 국가의 기본질서를 규율하는 헌법이 그 기본틀을 규정함이 마땅하다. 헌법이 검사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규정하였다면, 형사사법제도의 일부로 규율하였을 것이다. 헌법을 올바르게 해석하였다고 말하려면, 헌법이 규정한 형사사법제도의 기본구조를 밝히고, 다음 질문들에 명확하게 답할 수 있어야 한다.

① 헌법상 검사는 무엇인가, ② 검사의 수사권과 기소권은 헌법상 권한인가, ③ 법원이 심리개시와 재판 권한을 갖는 규문주의를 도입하는 입법도 헌법상 가능한가, ④ 순수한 당사자주의를 규정하는 입법도 헌법상 가능한가


Ⅱ. 헌법이 규정한 형사사법제도의 기본구조
1. 검찰제도의 헌법적 수용
가.
헌법은 그 개념을 직접 정의하거나 법률에 유보하지 않은 채, ‘검사’(제12조 제3항, 제16조)와 ‘검찰총장’(제89조 제16호)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면 이들 조항들에 규정된 ‘검사’와 ‘검찰총장’은 어떤 의미를 갖는 존재일까?

아마도 헌법이 단지 ‘법관에게 영장을 신청할 권한을 가진 사람’을 ‘검사’라고 칭하고, 그 수장을 ‘검찰총장’이라고 부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보다는, 우리 역사와 전통에서 검사와 검찰총장이라는 표현의 의미를 확정할 수 있는 고유의 제도를 찾을 수 없다는 점과 세계 각국의 형사사법제도를 고려하면, 헌법에 규정된 검사와 검찰총장이라는 표현은 ‘헌법 제정과 개정 당시 세계 각국이 제도화하고 있던 검찰제도 하의 검사와 검찰총장’을 의미하는 것임이 분명해 보인다. 헌법이 이런 의미의 검사와 검찰총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검찰제도를 형사사법제도의 기본구조로 수용한 것을 뜻한다.

헌법 제12조 제3항과 제16조의 ‘검사의 신청’을 단지 ‘법관에게 영장을 신청하는 사람을 두는 제도를 입법하라’는 것이 아니라, ‘검찰제도를 도입하고 그 제도 하의 검사가 법관에게 영장을 신청하는 제도를 두라’는 의미이고, 헌법 제89조 제16호는 ‘검찰제도의 수장으로 검찰총장을 둔다’는 의미이다.

나.
검찰제도는 심리개시와 재판 권한을 법원에 집중시킨 규문절차를 폐지하고 검사라는 국가기관을 만들어 기소권을 부여한 제도로서 탄핵주의와 국가소추주의가 그 핵심이다. 우리 헌법 아래에서 규문주의 형사절차를 도입하는 입법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검사의 기소권은 검찰제도를 규정한 헌법조항에 의해 직접 부여된 권한이므로, 입법자는 설령 그것이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입법으로 이를 박탈할 수 없다.

2. 직권주의 요소의 헌법적 수용

다음, 헌법이 검찰제도를 포함한 형사사법제도를 규정함에 있어 각국이 제도화한 것들 중에서 어느 것을 수용하였는지를 밝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헌법이 선별·수용하였을 것으로 여겨지는 세계 각국의 형사사법제도의 입법 방식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헌법이 입법자를 무한 신뢰하여 입법자로 하여금 역사적으로 존재하거나 그 타당성이 입증된 적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제도를 마음대로 창조하도록 하지는 않았을 것 같기 때문이다.

가. 직권주의와 당사자주의의 기본개념

헌법 제정과 개정 당시의 형사사법제도의 입법 방식은 크게 대륙법계의 직권주의와 영미법계의 당사자주의로 나뉜다.

(1)
직권주의는 사실판단을 하는 법원이 증거와 판단자료를 수집할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다. 그러나 법원이 공판정에서 이러한 조사를 모두 다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공판정에서 법원이 조사를 진행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준비하는 절차가 필요하여 ‘공판전 조사절차’가 생겨났다. 이 절차도 초기에는 법원이 담당하여 규문주의 절차가 형성되었으나, 검찰제도가 도입되어 규문주의가 타파되면서 판결법원과 분리된 예심판사와 검사(프랑스와 1974년 예심제도 폐지 전의 독일), 또는 검사(1974년 예심제도 폐지 후의 독일)가 담당하는 절차로 변화되었고, 이것이 ‘직권주의에서의 수사’가 되었다.

직권주의에서 수사는 본질적으로 법원의 공판정에서의 조사활동을 준비하는 활동이므로, 그 준비의 충실화를 위해 법원에 준하는 사법관(예심판사, 검사)을 수사권자로 하여 공판정에서의 법원의 권한과 유사한 권한을 부여한다.

그 수사의 범위는 ① ‘혐의자를 특정하기 위한 예비적 조사활동’뿐만 아니라, ② ‘혐의자가 특정된 후 그 혐의자를 상대로 유죄판결을 받기에 충분한 혐의가 있는지’라는 기준에 의한 광범위한 조사활동을 모두 포함한다. 이에 따라 특정된 혐의자 자신, 즉 피의자에 대한 조사도 허용된다. 이러한 피의자 조사는 체포 후 판사에게 계속 구금 여부를 판단 받을 때까지 단기간에만 허용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 구금의 결정이 있은 후에도 공소제기 여부에 대한 확신을 가질 때까지 계속 진행할 수 있다.

직권주의는 사법관인 예심판사와 검사에게 이러한 수사권을 부여하였으나, 소수에 불과한 사법관이 모든 수사 활동을 직접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이들을 보조할 인력으로 사법경찰을 두고 사법관의 지휘를 받는 조건으로 수사활동을 위임하고, 사법관은 중요한 부분만을 직접 수행하게 되었다. 이로써 직권주의에서 사법경찰의 개념이 탄생하였다.

(2)
당사자주의에서는 증거자료의 수집은 법원이 아닌 당사자의 책임이다. 법원은 증거를 수집하지 않고 당사자가 수집해 온 증거를 제시받고 판단자로서 판단을 할 뿐이다. 따라서 공판정에서의 법원의 조사활동을 준비하는 의미를 갖는 사법관에 의한 공판전 조사절차는 존재하지 않고, 이를 보조하는 사법경찰이라는 개념도 있을 수 없다.

당사자주의에서 수사는 ‘당사자가 스스로를 위하여 공판정에 제출할 증거를 수집하는 것’을 의미한다. 경찰은 공적인 고발자의 하나로서 고발 절차를 개시하게 되고 그 절차에 제출할 증거를 수집할 뿐이다. 이러한 경찰의 수사는 ‘당사자로서의 수사’이므로, 직권주의에서의 수사와는 개념, 범위와 권한이 전혀 다르다.

경찰의 수사 활동은 피의자 특정에 이르기까지의 수사와 피의자의 검거, 즉 체포와 이에 부수하는 피의자조사에 그칠 뿐이다. 경찰의 수사에 의해 피의자가 특정된 후, 그 특정된 피의자에 대해 공판을 열기에 충분한 혐의가 있는지 여부를조사하는 활동은 경찰의 수사권한의 범위에 속하지 않고, 검사에 의한 소추 계속 여부 검토와 함께 치안판사의 예비심문 등에 의해 진행되며, 중죄사건의 경우에는 기소배심 절차에 의해 진행된다. 즉, 당사자주의에서는 직권주의에서 수사의 핵심을 이루는 특정된 피의자에 대한 조사활동이 원칙적으로 경찰의 수사권한의 범위에 속하지 않고, 법원의 절차로 진행되는 것이다.

당사자주의에서 법원은 진실발견을 위한 증거수집자가 아니므로 피고인신문 제도가 인정되지 않고, 증거의 수집은 당사자에게 맡겨지지만 당사자들은 본래 서로 대등하므로 상대방 당사자에 대한 조사(예컨대, 피의자조사)는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아니한다.

나. 피의자구속제도
(1)
헌법은 ‘체포’와 ‘구속’을 구별(제12조 제1항, 제3항, 제4항, 제6항)하여 규정하고,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하는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을 예정하고 있다(헌법 제12조 제3항). 즉, 헌법은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별개의 제도로서 ‘체포’와 ‘구속’을 규정한다.

‘구속’은 공판단계의 피고인구속과 수사단계의 피의자구속으로 나눌 수 있는데, 헌법 제12조 제6항이 규정한 구속적부심사제도와 헌법 제12조 제3항의 구속은 수사단계에서의 구속을 의미한다고 판시한 헌법재판소의 결정(헌재 1997. 3. 27. 96헌바28)을 고려하면, 헌법이 규정한 구속(제12조 제1항, 제3항, 제4항, 제6항)에 수사단계의 피의자구속이 포함됨은 의문이 없다. 즉 헌법은 체포와 구별되는 피의자구속제도를 수용하고 있다.

(2)
수사단계의 체포는 직권주의에서는 물론 당사자주의에서도 인정되는 제도이다.

당사자주의에서는 수사기관이 대등한 상대방 당사자인 피의자를 강제적으로 조사한다는 발상이 없으므로, 체포는 어떤 범죄의 혐의가 어떤 사람의 것으로 특정되면 그 사람에 대해 형사절차를 시작하기 위한 행위로 제도화된 것일 뿐 그 사람의 혐의를 조사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수사기관은 체포한 피의자를 지체 없이(통상 24시간 혹은 48시간 이내) 치안판사에게 인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이 피의자를 입건(charge)한 이후에는 ‘그 피의자에 대해 공판을 열기에 충분한 혐의가 있는지에 대한 조사 활동’은 수사기관의 권한이 아닌 법원의 절차로 진행된다. 체포된 피의자가 법원에 인치된 후 법원이 보석을 불허하여 계속 구금된 상태에 놓이게 되더라도,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소환 조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당사자주의에는 수사기관이 피의자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기 위한 피의자구속제도가 없다.

헌법이 체포제도 외에 피의자구속제도를 규정한 것은 수사기관에게 당사자주의와는 다른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다. 헌법은 우리 수사기관에게 당사자주의에서의 경찰처럼 단지 피의자를 특정·체포하고 그에 부수된 조사를 하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특정된 피의자를 상대로 유죄판결을 받기에 충분한 혐의가 있는지 여부까지 가릴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피의자구속제도를 규정한 것이다.

헌법이 당사자주의를 형사사법제도의 기본구조로 수용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헌법상 피의자구속제도와 모순되어 헌법해석의 통일성을 해친다. 반면, 직권주의에서의 수사는 법원의 공판에서의 조사활동을 준비하는 활동이므로, 수사기관에게 피의자에 대한 조사를 포함한 광범위한 수사권을 부여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피의자구속제도를 둔다. 헌법상의 피의자구속제도는 헌법이 직권주의의 핵심 요소를 형사사법제도의 기본구조로 수용하였음을 의미한다.

다. 검사의 수사지휘제도와 수사권 위임의 한계
(1)
헌법 제12조 제3항은 영장주의를 규정하면서 수사단계에서의 영장신청권자를 검사로 한정하고 있는데, 헌법재판소는 이를 ‘검사의 다른 수사기관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확립시켜 인권유린의 폐해를 방지하고, 법률전문가인 검사를 거치도록 함으로써 기본권침해가능성을 줄이고자 한 것’으로 해석하였다(헌재 2021. 1. 28. 2020헌마264, 681, 헌재 1997. 3. 27. 96헌바28 등). 이는 다음과 같이 이해된다.

(2)
수사기관의 강제수사로 인한 기본권침해가능성은 영장주의, 즉 법관의 영장심사제도로 대처할 수 있다. 당사자주의가 수사단계에서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법관이 심사하도록 하고 있을 뿐, 그 영장을 검사가 신청하도록 제도화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검사의 영장 신청은 영장주의의 요소가 아니다.

헌법이 수사단계의 영장신청권자를 굳이 검사로 한정한 것은, 단지 강제수사로 인한 기본권침해가능성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헌법이 규정한 형사사법제도에 당사자주의와는 다른 특수한 점이 있어 그에 대처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즉, 헌법은 형사사법제도의 기본구조로 수사기관에게 피의자신문과 피의자구속을 포함한 광범위한 수사권을 부여하는 제도를 예정함으로써 수사를 직접 수행하는 수사기관에 의한 기본권침해가능성이 당사자주의에 비해 훨씬 커지게 되었다. 헌법은 이를 염려하여 법률전문가인 검사가 현실적 제약으로 모든 수사를 다하지 못하고 다른 수사기관에게 위임하는 경우 국민의 기본권보장을 위해 다음의 두 가지 조치를 취하라는 의미로 제12조 제3항과 제16조에서 검사의 신청을 규정한 것이다.

첫째는 검사가 다른 수사기관에게 수사를 위임할 경우 수사지휘권을 갖고 이를 통제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둘째는 이 경우에도 강제수사를 위해 영장을 신청하는 행위는 위임하지 않고 검사가 직접 수행하게 하여 기본권침해가능성을 최소화하라는 의미다. 헌법 제12조 제3항과 제16조의 검사의 신청은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규정함과 동시에 검사의 수사권 위임의 한계를 정한 것이다.

(3)
당사자주의에서 경찰은 훨씬 제한된 수사권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권한도 검사로부터 위임받은 것이 아니므로, 검사의 수사지휘를 받지 않는다. 반면, 직권주의에서 사법경찰은 사법관의 지휘를 받는 조건으로 사법관에게 부여된 수사권을 위임받아 행사하므로, 사법관의 수사지휘는 사법경찰이 광범위한 수사권을 갖는 근거이자, 직권주의의 핵심 요소가 된다.

검사의 수사지휘제도와 수사권 위임의 한계를 규정한 헌법 제12조 제3항과 제16조도 헌법이 직권주의 요소를 기본구조로 수용한 것을 뜻한다.

라. 반론에 대한 검토 - 헌법해석의 기본원칙을 돌아보라

이상의 논의에 대하여는, 헌법이 피의자구속제도와 검사의 수사지휘제도를 규정한 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헌법이 직권주의나 당사자주의라는 일정한 틀을 수용한 것으로 보는 것은 지나치므로, 입법자는 피의자구속제도와 검사의 수사지휘제도를 규정하는 한 다른 사항에 있어서는 직권주의나 당사자주의라는 일정한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제도를 창조할 수 있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반론은 다음의 두 가지 점을 고려하면 올바른 헌법해석 방법에 기초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첫째, 헌법은 전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형성되고 타당한 것으로 입증된 제도 등을 선별하여 수용한 것이다. 특히 형사사법제도와 같이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중대하게 제약하고 인류 문명 속에서 오랜 형성 과정을 거쳐 온 제도의 경우에는, 헌법은 역사적으로 타당성이 입증된 것을 ‘신중하게’ 선별하여 기본구조를 규정하고 입법자에게 그 안에서 구체적 내용을 입법하도록 하였다고 해석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헌법이 형사사법제도를 규율하면서 맥락 없이 일부 제도만을 직접 규정하는 데 만족하고, 나머지 사항에 대해서는 입법자에게 기본적 가이드라인도 주지 않고 무한한 창조의 자유 또는 제도 실험의 자유를 부여하였다고 보는 것은 헌법해석의 기본원칙에 반한다. 헌법은 결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걸고 그런 무모한 도박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직권주의와 당사자주의는 역사적으로 타당성이 입증되어 각국이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각자의 실정에 맞는 것을 기본 구조로 선택해 온 형사 사법 체계이다. 우리 헌법도 이중에서 우리 역사와 문화적 배경에 맞는 것으로 여겨지는 것을 선택하여 형사사법제도의 기본구조로 수용하였다고 보는 것이 옳다.

둘째, 헌법은 개별 헌법규범들이 서로 모순이나 긴장상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통일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직권주의와 당사자주의는 서로 구별되는 상이한 원리에 따라 각자의 원리에 맞는 제도들의 패키지로 구성되어 있다. 헌법이 피의자구속제도와 검사의 수사지휘제도를 규정하여 직권주의 요소를 형사사법제도의 기본구조로 수용하였다면, 입법자는 형사사법제도를 구체화함에 있어 이와 모순되거나 긴장관계에 놓이지 않는 범위에서만 당사자주 요소를 도입할 수 있다고 해야 한다. 이것이 헌법 해석의 통일성 원칙에 부합하는 것이다.


Ⅲ. 검사의 수사권과 기소권의 헌법상 근거
1. 검사의 수사권

헌법이 수용한 직권주의에서 수사는 본질적으로 법원의 공판정에서의 조사활동을 준비하는 활동을 의미하고, 그 수사권은 사법관(예심판사, 검사)에게 부여된다. 우리와 같이 예심제도를 두지 않는 경우에는 검사가 그 수사권을 갖게 된다. 헌법이 검찰제도와 직권주의 요소를 형사사법제도의 기본구조로 수용한 것은 검사에게 직권주의적 수사권을 부여하는 제도를 수용한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검찰제도와 직권주의 요소를 규정한 헌법조항들, 즉 제12조 제3항, 제6항, 제16조, 제89조 제16호는 검사의 수사권의 근거가 된다.

수사와 기소는 수단과 목적 관계에 있다.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수단을 주지 않고 목적을 달성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헌법은 국가의 기본 제도를 규율하면서 이처럼 작동이 불가능한 제도를 마련하지 않는다(기능적 타당성의 원칙). 수사권은 기소권과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수단이므로, 헌법이 검사에게 기소권을 부여한 것은 이를 위한 수사권도 함께 준 것이다. 검사의 기소권을 규정한 헌법조항들은 그 자체로 검사의 수사권의 근거가 된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검사의 수사지휘는 수사권을 전제로 한다. 검사의 다른 수사기관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규정한 헌법 제12조 제3항과 제16조는 그 자체로도 검사의 수사권의 근거가 된다.

2. 검사의 기소권

검사의 기소권의 헌법적 근거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검찰제도를 수용한 헌법 제12조 3항, 제16조, 제89조 제16호이다.


Ⅳ. 입법형성권의 범위와 한계
1. 헌법의 수권과 입법형성권의 범위

헌법은 입법자에게 국민의 기본권보장을 위해 적법절차 및 실질적 법치국가의 원리에 부합하는 법률로서 형사사법제도를 구체화도록 하면서(제12조 제1항, 제37조 제2항), 다음의 사항을 그 기본구조로 삼도록 규정하였다.

첫째,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하는 검찰제도를 도입하고, 검사에게 직권주의적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고(제12조 제3항, 제6항, 제16조, 제89조 제16호), 둘째, 검사가 다른 수사기관에게 수사권을 위임하는 경우 수사지휘를 통한 법치국가적 통제 제도를 확립하되, 이 경우에도 강제수사를 위한 영장신청은 검사가 직접 수행하도록 하라는 것(제12조 제3항, 제16조)이 그것이다.

따라서 입법자는 이러한 헌법의 수권 범위를 준수하여 형사사법제도를 구체화할 입법형성권을 갖는다.

2. 입법형성권의 한계

입법자는 형사사법제도를 형성함에 있어 헌법이 규정하지 아니한 사항에 대해서는 비교적 넓은 범위의 재량을 가지고 구체적 내용을 정하는 입법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입법자가 헌법이 직접 규정한 사항, 예컨대 검사의 직권주의적 수사권과 기소권, 검사의 수사지휘권 등을 합리적 이유에 의해 정당화될 수 없는 방법으로 제한하거나, 실효성 있게 작동되기 어렵게 한다면, 이는 헌법이 규정한 사항을 입법으로 형해화하는 것이 되므로, 바로 여기에 입법형성권의 한계가 있다.

그리고 입법자는 법률로서 형사사법제도를 구체화함에 있어 그 법률의 내용이 헌법상의 적법절차 원칙과 실질적 법치국가원리에 위배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여기에도 입법형성권의 한계가 있다. 이러한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한 입법이 위험임은 물론이다.


Ⅴ. 결론

검사의 수사권과 기소권은 형사사법제도의 기본구조를 정한 헌법조항들에 근거를 둔 헌법상 권한이다. 그동안 실무계는 물론 학계에서도 헌법이 규정한 형사사법제도의 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검찰제도, 직권주의, 당사자주의 등은 헌법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는, 입법자가 별다른 헌법적 제약 없이 골라서 입법할 수 있는 제도들의 패키지 정도로 여겨져 온 감이 있다. 그 결과는 입법에 의한 헌법 파괴였다.

최근의 두 차례에 걸친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개정은 헌법이 국민의 기본권보장을 위해 공들여 규정한 형사사법제도의 기본구조를 해체하였다. 검사의 수사지휘제도를 폐지하여 사법적 기관이 아닌 경찰이 독자적으로 광범위한 직권주의적 수사권을 행사하게 하고, 검사의 수사권을 합리적 이유 없이 제한하고, 나아가 검사의 기소권을 형해화하였다.

법으로 파괴된 헌법은 헌법재판을 통하여 반드시 복원되어야 한다. 이것이 헌법국가로 불릴 기본조건이다.


송연규 부장검사 (서울고검)

종합법무관리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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