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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21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19) 건설법

도시계획사업이 구체적 예정돼있다면 건축허가 거부 가능
규정 어기고 안전진단 용역 받았다고 기망행위로 단정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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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공 도중 장기계속공사계약을 계속비공사계약으로 변경한 경우 총공사기간의 연장에 따른 간접공사비 청구의 가부(원칙적 소극): 대법원 2021. 1. 14. 선고 2016다215721 판결

[요지]
건설사가 공기업과 장기계속계약인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를 진행 하다가 도중에 계속비계약으로 계약을 변경한 경우, 장기계속계약이 소급하여 전체적으로 하나의 계속비계약으로 변경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총공사기간의 연장에 따른 간접공사비 청구는 허용되지 않는다.

[해설]
쌍방이 공사 도중에 총공사금액과 준공기한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장기계속계약을 계속비계약으로 변경하였는데(당초 총괄계약상 준공기한은 2008년 12월 1일이었고 연차계약에서 준공기한을 2012년 12월 31일로 변경) 건설사는 공사 완공 후 당초의 준공기한 익일인 2008년 12월 2일부터 최종 준공기한까지의 간접공사비를 청구하였다. 관급공사의 장기공사계약 중 계속비계약은 국회의 의결을 얻어 여러 회계연도에 걸친 사업에 대하여 총액을 정하여 하나의 계약으로 이루어지는 반면에 장기계속공사계약은 1차년도의 공사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면서 총공사금액과 총공사기간을 정한 총괄계약을 부기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대법원 2018. 10. 30. 선고 2014다235189 판결은 "장기계속공사계약에서 총괄계약의 효력은 계약상대방의 결정, 계약이행의사의 확정, 계약단가 등에만 미칠 뿐이고, 계약상대방이 이행할 급부의 구체적인 내용, 계약상대방에게 지급할 공사대금의 범위, 계약의 이행기간 등은 모두 연차별 계약을 통하여 구체적으로 확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즉 1년 이상 진행되는 관급공사계약에서 총공사기간의 구속력은 계속비계약에 한하여 인정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장기계속계약이 계속비계약으로 변경되었다고 하여 총공사기간을 기준으로 하여 당연히 간접비청구권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전체가 소급하여 계속비계약으로 변경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합의가 있을 때에만 이 청구가 가능할 것이다. 이 판결은 두 계약형태의 차이를 엄격하게 구분하고,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의 인정 기준을 실무적으로 제시한 데에 의미가 있다.


2. 하수급인의 직불청구에 대하여 도급인이 직불청구 이후에 취득한 권리로 상계할 수 있는 경우: 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8다265911 판결
[요지]
도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구상권이 수급인의 도급인에 대한 공사대금채권과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하수급인의 도급인에 대한 직접 청구 이후에 도급인이 수급인에 대한 구상권을 취득하였더라도 도급인은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하수급인의 공사대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할 수 있다.

[해설]
공사의 수급인이 원고에게 일부 공사를 하도급 주었는데 ① 원고가 하도급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자 2016년 10월 6일 도급인(피고)에게 하도급법 제14조에 따라 직접 지급청구를 하였고 ② 피고는 2016년 3월 수급인을 위하여 자재공급자에게 자재대금의 연대보증을 하였다가 2017년 4월 자재대금을 대신 지급함으로써 수급인에게 구상권을 취득하였으며, ③ 피고는 그 후 원고에게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한다는 항변을 하였다. 도급인이 하수급인의 직접 지급청구 이후에 발생한 구상권으로 상계가 가능한지가 쟁점이다. 대법원은 도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구상권이 수급인의 도급인에 대한 공사대금채권과 동시이행관계 등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직불청구 이후 취득한 권리라도 도급인의 상계를 인정하였다. 이 판결은 상계의 자동채권이 수동채권과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채권양도 통지나 압류명령 송달 이전에 자동채권의 발생 기초가 인정되면 그 취득이 뒤에 이루어지더라도 상계를 허용하는 종전 대법원판결(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7다35152 판결, 2015. 4. 9. 선고 2014다80945판결)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반대로 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3다81224,81231 판결은 유사한 사안에서 지체상금채권과 공사대금청구권은 동시이행관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계를 부정하였다. 이 판결은 하도급실무상 직불청구 시 상계 가능한 채권의 기준을 명확히 한 데에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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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급계약 체결 후 공사 진행하던 중
계속비계약으로 변경한 사정만으로
총 공사 기간 연장에 따른
간접공사비 청구는 허용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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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태양광반사로 인한 생활방해의 참을 한도의 판단 기준: 대법원 2021. 3. 11. 선고 2013다59142 판결
[요지]
건축된 건물에서 발생한 태양반사광으로 인한 생활방해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참을 한도를 넘는지는 태양반사광이 피해 건물에 유입되는 강도와 각도, 유입되는 시기와 시간, 피해 건물의 창과 거실 등의 위치 등에 따른 피해의 성질과 정도, 피해이익의 내용, 가해 건물 건축의 경위 및 공공성, 피해 건물과 가해 건물 사이의 이격거리, 건축법령상의 제한 규정 등 공법상 규제의 위반 여부, 건물이 위치한 지역의 용도와 이용현황,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지조치와 손해회피의 가능성, 토지 이용의 선후관계, 교섭 경과 등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해설]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신축된 초고층 건물 외벽으로 인한 태양광반사가 참을 한도를 초과하는 생활 방해를 야기하였다는 이유로 신축 건물의 시행자 겸 시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이다. 대법원은 판결요지와 같이 기준을 제시하면서 신축 건물 외벽에 사용된 유리의 반사율이 일반 유리보다 높고, 건물 외관이 타원형을 이루어 유입시간이 길며, 일부 세대에서는 시각 장애를 일으킬 정도의 밝기의 빛 반사가 이루어지고 있어 원고들이 참을 한도를 넘는 생활 방해로 인하여 피해를 입고 있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건물 건축 당시 공법적 규제가 없고, 태양반사광에 의한 생활 방해는 침해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경미한 점 등을 이유로 피고의 책임을 80%로 제한하였다. 이 판결은 태양광 반사 책임을 인정한 최초의 사례로서 건물간 이격거리가 짧고 커튼월 방식의 건물이 많은 도심지에서 유사 사건이 많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4. 토양오염으로 인한 손해 발생의 인정기준: 대법원 2021. 3. 16. 선고 2017다179, 186 판결
[요지]
인접 토지에 토양오염을 발생시킨 자는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3 제1항에 따른 오염토양 정화의무를 부담하고, 그가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인접 토지의 소유자는 토지 소유권을 완전하게 행사하기 위하여 자신들의 비용으로 오염토양을 정화할 수밖에 없으므로, 사회통념상 오염토양 정화비용 상당의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해설]
갑 토지의 소유자인 원고가 인접한 을 토지(피고 소유)에서 오염물질이 나와 토양오염이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원심은 ① 원고가 갑 토지를 정상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② 관청으로부터 정화명령 등 행정조치를 받은 사실은 없으며, ③ 갑 토지의 가격이 하락한 바도 없다는 이유로 사회통념상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 이는 "토지소유자가 오염토양 정화비용을 지출하였거나 지출해야만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거나, 행정관청으로부터 조치명령 등을 받은 경우에는 오염토양 정화비용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판시한 대법원 2016. 5. 19 선고 2009다66549 전원합의체 판결을 엄격하게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가 소유권 취득 이후 오염을 유발한 사실이 있으면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3 제1항에 기한 오염토양 정화의무를 부담하고, 피고가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원고로서는 토지 소유권을 완전하게 행사하기 위하여 원고의 비용으로 오염토양을 정화할 수밖에 없고, 이런 상황이라면 사회통념상 오염토양 정화비용 상당의 손해가 원고에게 현실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의 판시가 환경보호책임을 더 강조한 해석이라고 보이지만, 자칫 오염사실만 있으면 오염정화의무가 생기고 이에 따라 당연히 손해가 발생한다고 해석될 수 있어서 위 전원합의체 판결상 손해발생의 법리를 너무 넓힌 것 아닌지 염려된다. 특히 원고는 피고의 을 토지 취득 이전에 발생한 갑 토지의 오염도 자료는 제출하였으나 그 이후에는 오염도를 조사한 바가 없었고, 대법원은 이 부분을 더 조사하라는 취지로 보이는바, 이는 원심 파기사유가 아니라 원고의 증명책임불이행에 불과한 것 아닌지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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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급인은 하수급인의 공사대금채권에 대하여
그 후 취득한 수급인에 대한 권리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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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도시계획사업이 구체적으로 예정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행정청이 건축허가의 수리를 거부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021. 4. 29. 선고 2020두55695 판결
[요지]
국토계획법 제58조 제1항 제3호에서 개발행위허가의 기준으로 정한 '도시·군계획사업의 시행에 지장이 없을 것'에는 도시계획사업은 개발행위허가신청에 대한 처분 당시 도시계획사업이 결정·고시되어 시행이 확정되어 있는 것 이외에, 이 사업을 위한 구역 지정 절차 내지 도시관리계획 수립 등 구체적으로 시행이 예정되어 있는 경우도 포함한다.

[해설]
원고는 도시개발사업 예정지 내에 위치한 토지 지상에 단독주택을 신축하기 위하여 행정청인 피고에게 국토계획법상 개발행위허가가 의제되는 건축신고를 하였는데, 피고는 위 개발행위허가가 도시계획사업의 내용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건축신고를 불수리하였다. 원심은 주민열람공고상 도시개발사업 시행기간이 이미 도과하였고, 공고상 종전 사업시행자가 참여를 취소하였으며, 피고도 위 공고의 효력이 실효되었음을 인정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토지에 도시개발사업이 시행 중이라고 볼 수 없어서 피고의 불수리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결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종전 사업시행자가 취소한 이후에도 행정청이 도시관리계획을 보완하여 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고,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 및 조건부 의결을 받는 등 도시계획사업이 구체적으로 예정되어 있다면 이에 지장을 초래하는 개발행위는 허가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이는 국토계획법상 개발행위허가의 기준으로 정한 '도시·군계획사업의 시행에 지장이 없을 것'의 의미를 도시계획사업시행의 확정뿐 아니라, 사업 진행이 구체적으로 예정되어 있는 경우도 포함하는 것으로 보아 행정청에게 재량권의 범위를 넓게 인정한 것이다.


6. 대지권이전등기가 지체된 경우 수분양자에 대한 손해의 발생 여부(적극): 대법원 2021. 5. 27. 선고 2017다230963 판결
[요지]
아파트를 분양하는 자는 수분양자에 대하여 대지권을 포함한 아파트 건물 전체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이행의무를 부담하며, 분양자가 전유부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만 이행하고 대지권이전등기를 장기간 지연한 경우에는 등기절차 지연으로 인한 통상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다.

[해설]
아파트를 신축·분양한 피고가 수분양자인 원고에게 아파트 전유부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만 마쳐주었고 대지권은 수년간 등기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 원고의 대지권이전등기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에 대하여, 원심은 분양계약상 전유부분의 소유권이전등기조항만 있을 뿐, 대지권 등기의무는 기준이 명시되어 있지 않아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무에 해당한다는 이유 등으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전유부분과 대지권은 일체이므로, 분양계약서상 분양자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 조항은 대지권을 포함한 해당 아파트 건물 전체에 적용해야 하고 각 의무의 이행기도 동일하다 보았다. 또한 대지권 이전등기의 지연으로 인하여 원고들에게 재산권을 완전히 행사하지 못하는 손해가 발생하였고, 이는 통상손해 또는 특별손해라 하더라도 예견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지권과 전유부분은 분양계약상 명시적 약정이 없더라도 일체로서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져야 하고(이행기도 동일), 대지권 등기만의 지연도 손해배상의 대상이 된다는 원칙을 선언한 점에 의의가 있다. 다만 부동산 등의 거래상황에 비추어 등기절차 지연으로 말미암아 수분양자가 부동산을 활용할 기회를 상실하였다는 등의 인과적 사실이 인정되어야만 손해 발생이 인정됨을 주의해야 한다.


7. 주택재개발사업시행자의 주거이전비 등 지급의무와 현금대상청산자 등의 건축물인도의무의 관계: 대법원 2021. 6. 30. 선고 2019다207813 판결
[요지]
주택재개발사업에서 주거이전비, 이주정착금, 이사비 등은 '토지보상법에 따른 손실보상'에 해당하므로 사업시행자가 현금청산대상자나 세입자에게 정비구역 내 토지 또는 건축물의 인도를 청구할 경우에 현금청산대상자 등은 주거이전비 등의 미지급을 이유로 인도를 거절할 수 있다.

[해설]
주택재개발사업의 관리처분계획인가 고시 이후 현금청산대상자, 세입자 등을 대상으로 부동산의 인도를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현금청산대상자 등이 주거이전비 등의 미지급을 이유로 인도를 거절할 수 있는지가 실무상 다투어져 왔다. 구 도시정비법이 적용되는 사건에서 사업시행자의 주거이전비 등 지급의무와 현금쳥산대상자 등의 부동산 인도의무는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2017. 2. 15. 선고 2013다40643 판결이 있었다. 그러나 개정된 도시정비법(2009. 5. 27. 법률 제9729호)은 손실보상이 완료되지 않은 경우 현금청산대상자 등의 사용·수익권이 중지되지 않음을 명시하였고, 이후 헌법재판소 결정(2014. 7. 24. 2012헌마662) 및 일부 하급심 판결(서울고등법원 2019. 4. 17. 선고 2018나2066037 판결 등)에서는 주거이전비 등이 '토지보상법에 따른 손실보상'에 해당하며 그 미지급시 인도를 거절할 수 있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이 판결은 주거이전비 등 지급의무와 부동산 인도의무는 동시이행(협의에 의한 주거이전비 등 결정시), 또는 주거이전비 등의 지급의무가 선이행(재결에 의하여 결정시)관계라는 점을 명시적으로 판시하여 주거이전비의 처리기준을 제시하였다. 나아가 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9다300484 판결은 현금청산대상자가 주거이전비 등의 미지급을 이유로 인도를 거절하는 경우, 현금청산대상자는 부동산의 사용·수익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의무도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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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일시적으로
행정절차에 참여할 권리 침해했다는 사정만으로
주민들에게 정신적 손해배상 의무 부담한다고
단정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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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주민들의 행정절차에 참여할 권리를 침해한 경우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여부(원칙적 소극): 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5다221668 판결
[요지]
공익사업 시행 과정에서 해당 사업부지 인근 주민들의 의견제출 등 절차적 권리는 국민의 권익 보호를 위한 공법적 수단일 뿐, 행정절차에 참여할 권리 그 자체가 사적 권리로서의 성질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절차적 권리의 일시적 침해만으로 곧바로 국가 등이 주민들에게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의무를 부담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해설]
지방자치단체인 피고가 원고 등의 거주지 인근에 폐기물처리시설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피고 소속 공무원이 법령상 요구되는 입지선정위원회 및 주민지원협의체 구성 등의 주민 참여절차를 전혀 밟지 않고 회의록, 주민대표 추천서 등을 위조하는 등 불법행위를 자행했다. 이에 원고 등은 절차적 권리 침해 등에 대한 정신적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원심은 폐기물시설촉진법 등 관련 법령이 주민 개개인의 이익을 직접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것이며, 피고가 그 규정을 위반하여 참여 기회를 배제하였으므로 위자료 지급의무가 인정된다고 보았다. 반면 대법원은 공익사업 시행과정에서 절차적 권리가 침해된 바 있더라도, 이후 그 처분이 취소되거나 절차 하자가 치유되는 등의 경우에 주민들의 절차적 권리 침해로 인한 정신적 고통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볼 특별한 사정까지 주장·증명해야만 국가의 배상 책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한편 이와 같은 특별한 사정에 대한 주장·증명책임은 이를 청구하는 주민들에게 있다고 보았다. 이는 공익사업 시행에 관한 절차적 권리의 침해로 인한 주민들의 정신적 손해의 배상요건 및 한계가 명시된 최초의 사례이다. 절차 하자 또한 행정처분의 독립적인 취소사유가 되므로, 절차적 권리를 침해 당한 주민들에 대한 구제는 처분의 취소나 무효확인 등 공법적 수단을 통해 이루어져야 함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예외적으로 사법적인 손해 전보의 가능성도 열어 두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9. 공익상 필요(도시공원일몰제)를 이유로 민간특례사업제안수용결정을 취소한 사례: 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1두34732 판결
[요지]
원고가 도시계획시설인 공원시설 부지에 도시공원을 설치하여 기부채납하되 공원부지 일부에 아파트를 건축·분양하여 설치비용을 회수하고 이윤을 얻겠다는 민간특례사업을 피고에게 제안하여 피고가 이를 수용하였다가, 그 후 도시계획위원회가 공원조성계획변경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원고의 공원조성계획변경안을 부결함에 따라 피고가 민간특례사업 제안수용 결정을 취소한 경우, 이 사업시행에 관한 원고의 신뢰가 확고하지 못하고, 제안수용취소처분의 공익상 필요성이 크다면 위 취소 처분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해설]
① 원고가 2015년에 공원을 설치하여 피고에게 이를 기부채납하고 공원 일부에 아파트를 건축하여 분양하겠다는 내용의 민간특례사업제안을 하여 피고가 이를 수용하였다. ② 도시계획위원회가 2019년 사업심사 과정에서 위 계획안을 부결하였고, ③ 이에 피고가 위 수용결정을 취소하였고, 2020년 스스로 사업을 시행하는 내용의 실시계획을 고시하였다. 원심은 원고가 사업제안수용 이후 3년 6개월간 여러 지적 사항을 반영해 사업계획을 수정하여 온 점, 피고가 대안제시 기회를 부여한 뒤 취소해도 늦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원고의 신뢰에 대한 침해를 정당화할 만한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가 없다고 하여 위 처분의 취소판결을 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위 사업의 수용결정 이후에도 후속 심사절차에서 드러나는 여러 공익과 사익의 요소를 형량 해야 하므로 제안수용만으로는 최종적인 사업계획의 승인에 대한 원고의 신뢰가 확고하다고 할 수 없다는 점, 취소처분 당시 도시공원 일몰제 시행(2020년 7월 1일)까지 약 1년 밖에 남지 아니하여 대안제시기회를 부여하는 것보다 이 사건 제안수용 취소처분의 공익적 필요성이 크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공원조성계획사업의 가변성 때문에 사업제안자의 신뢰가 약하다고 본 점 및 도시공원일몰제 직전에 행정청이 취할 수 있는 재량의 범위에 관하여 과감한 판단을 한 것이 향후 유사 사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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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상 필요성 크다면
민간특례사업 제안수용 결정 취소의 정당성 인정
대지권이전등기 지체로 수분양자 손해
아파트 분양자가 배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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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상 하도급제한규정을 위반하여 안전진단용역을 받은 경우 사기죄의 성립 여부(소극): 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16도16343

[요지] 구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상 하도급 제한 규정을 위반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사기죄에서의 기망행위를 단정할 수 없다.

 


[해설]
안전진단전문기관으로 등록된 회사를 운영하는 피고인이 위 회사 명의로 다수의 안전진단 용역 입찰에 참가하여 마치 위 회사가 해당 용역을 수행할 것처럼 가장하여 안전진단 용역을 낙찰받은 후 다른 하도급 업체들에게 도급금액의 60%금액에 하도급을 주어 용역을 수행하게 하고 발주처로부터 용역대금을 교부 받아 편취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건이다. 원심은 구 시설물안전법이 적용되는 안전진단 용역에 관하여 하수급업체 소속 기술자를 피고인의 회사 소속 기술자로 허위 등재하고 위 회사가 용역을 수행할 것처럼 입찰에 참가하거나, 용역 수행과정에서 수행 주체가 위 회사인 것처럼 가장하는 행위는 발주처에 대한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① 사기죄의 보호법익은 재산권이므로, 기망행위에 의하여 공공적 법익(하도급금지규정 위반)이 침해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고, ② 이 사건 안전진단용역계약에 하도급제한 약정이 없으며, 설사 이러한 약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의무가 이행되지 아니하면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만큼 본질적인 의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에게안전진단용역을 완성할 의사와 능력이 없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이 판결은 관련 업무를 규제하는 행정법규나 입찰 참가자격, 계약절차 등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사정, 즉 공공적 법익이 침해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사기죄가 성립할 수 없다는 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8도7303 판결, 2019. 12. 27. 선고 2015도10570판결 등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그러나 수급인이 하수급업체 직원을 자기 직원인 것처럼 허위로 꾸며서 용역계약을 체결하였고, 발주처는 이런 조건을 믿었던 것인바, 이는 용역계약의 본질적 요소인 '용역을 제공할 주체'를 속인 것이다. 그럼에도 안전진단용역을 이행할 의사와 능력을 긍정한 것은 지나치게 기계적인 판단으로 보인다. 무리할 정도로 엄격한 중대재해법이 시행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안전진단상 문제이기에 더욱 그렇다. 공공적 법익침해가 재산적 가치와 결부되어 있고, 그 침해가 본질적인 경우에는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11. 건설산업기본법상 하자담보책임기간의 법적 성격: 대법원 2021. 8. 19. 선고 2020다264508판결(미간행)

[요지]구 건설산업기본법 제28조 제1항, 제3항에서 정하는 건설공사 수급인의 하자담보책임기간은 그 기간 내에 발생한 하자에 대하여 수급인이 발주자에 대한 하자담보책임을 진다는 하자발생기간을 뜻한다. 따라서 위 기간 내에 하자가 발생하지 않으면 수급인의 하자담보책임이 성립할 여지가 없고, 위 기간 내에 하자가 발생하면 하자가 발생한 때부터 소멸시효기간이 지날 때까지 수급인은 하자담보책임을 부담한다.


[해설] 건설산업기본법 제28조 제1항에서 정한 하자담보책임기간에 대하여는 하급심에서 하자발생기간설이 다수이고, 간혹 제척기간설을 취한 판결이 있었다. 후자의 논거는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6다60236 판결이었는데 이는 당사자 사이의 특약이 주요 근거였기 때문에 제척기간설을 취한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려웠다. 법조문 규정상 하자발생기간임이 명백하므로 이번 대법원판결은 당연한 것이고, 하급심의 혼란을 정리한 데 의미가 있다.



윤재윤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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