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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검사의 영장 '신청'과 '청구'의 차이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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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헌법에 검사가 세 군데 등장한다. '체포, 구속, 압수, 수색'과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에는 '검사의 신청'으로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보여야 하고(제12조 3항, 16조), 검찰총장 임명에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89조). 형사소송법은 검사는 판사에게 구속영장 등을 청구하여 받고, 사법경찰관은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의 청구로 구속영장 등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201조, 215조 등). 형사소송법은 헌법 규정대로 검사가 영장을 '신청'한다고 하지 않고 왜 '청구'한다고 하였으며 여기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2.
역대 헌법을 보면, ① 제헌헌법부터 제5호까지는 '체포, 구금, 수색에는 법관의 영장이 있어야 한다'라고(9조 본문), ② 제6호(1963년 12월 17일 시행)부터 제7호까지는 '체포, 구금, 수색, 압수에는 검찰관의 신청에 따라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라고(10조 3항 본문, 14조), ③ 제8호(유신헌법)에는 '체포, 구금, 압수, 수색과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에는 검사의 요구에 따라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라고(10조 3항, 14조), ④ 제9호는 현행 헌법처럼 '검사의 신청'이라고 각각 규정하였다(11조 3항, 15조).

형사소송법 제201조 등의 변천을 보면, ① 1954년 9월 23일 제정된 제341호는 검사나 사법경찰관은 누구나 판사에게 영장을 신청하여 받도록 하였고, ② 1961년 9월 1일 개정된 제705호는 검사는 판사에게 영장을 신청하여 받고, 사법경찰관은 검사에게 청구하여 판사의 영장을 받도록 하였으며(당시 헌법 규정에 명백히 어긋남. 5·16군사정변으로 1961년 6월 10일 시행된 국가재건최고회의법에 따라 형사소송법이 개정되고, 2년 반가량 뒤에 헌법이 개정되었음), ③ 1973년 1월 25일 개정된 제2450호는 검사는 판사에게 영장을 요구하여 받고, 사법경찰관은 검사에게 신청하여 판사의 영장을 받게 하였으며, ④ 1980년 12월 18일 개정된 제3282호부터 현행법까지 검사는 판사에게 영장을 청구하여 받고, 사법경찰관은 검사에게 신청하여 판사 영장을 받도록 규정한다.


3.
검사가 영장을 받는 행위에 대하여, 헌법은 유신헌법의 '요구'를 제외하고는 줄곧 '신청'으로 규정하는데, 형사소송법은 유신헌법 이전에는 '신청'으로, 그 이후는 '청구'라고 하면서, 사법경찰관의 검사에 대한 행위는 유신헌법 이전에는 '청구'로 하였다가 그 후부터는 '신청'으로 규정한다. 유신헌법을 기점으로 검사는 법관에게 '신청'하는 것에서 '청구'하는 것으로, 사법경찰관은 검사에게 '청구'하는 것에서 '신청'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신청, 청구, 요구의 의미는 어떤 것일까?

법률에 이들 용어의 정의가 없으므로, 법률해석의 기본인 문언 해석을 위해서 사전적 의미를 따져볼 수밖에 없다. ① 신청(申請)은 '단체나 기관에 어떠한 일이나 물건을 알려 청구함' 또는 '민사소송법에서, 당사자가 법원에 대하여 일정한 소송 행위를 요구하는 행위'라고, ② 청구(請求)는 '남에게 돈이나 물건 따위를 달라고 요구함' 또는 '상대편에 대하여 일정한 행위나 급부를 요구하는 일'로, ③ 요구(要求)는 '받아야 할 것을 필요에 따라 달라고 청함' 또는 '어떤 행위를 할 것을 청함. 증인 출두 요구'로 각각 정의한다. 대상의 범위로 보면, 요구> 청구> 신청의 순으로 그 범위가 좁아지고, 법률상 의미로 보면, 신청> 청구> 요구 순으로 행위 상대방의 재량 범위가 좁아진다. 즉, '요구'는 요구받은 사람이 들어줄 의무가 있고, '청구'는 청구자에게 일정한 권리나 근거가 있어서 그 권리나 근거가 인정되면 청구받은 사람은 그 청구를 들어줘야 하며, '신청'은 신청자에게 법적 권리나 근거가 없거나 약하여 신청받은 사람의 재량에 따라 신청의 수용 여부가 결정된다.


4.
법률상의 용례를 보아도 사전적 의미와 크게 다르지 않다. 증인출석 요구(민소법 309조), 피의자 출석요구(형소법 200조) 등에서 보듯이 출석요구를 따르지 않으면 구인과 과태료의 처분을 받고,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사법경찰관이 따르지 않으면 직무배제나 징계 요구 대상이 된다(형소법 197조의2). 권위주의 시대 유신헌법 아래에서 검사는 법관에게 영장 발부를 '요구'하였고, 그래서인지 과거 영장 발부율은 95% 이상을 넘나들었다. '청구'는 증거보전 청구(형소법 184조), 구속취소 청구(형소법 93조), 보석 청구(형소법 94조), 청구의 취지(민소법 249조 등)에서 보듯이 청구자에게 어떤 행위를 요구할 정도의 권리나 근거가 있음을 전제로 한다. '신청'은 당사자의 증거신청(형소법 294조) 등과 같이 신청받은 사람의 결정 재량이 넓게 인정될 때 쓰인다.

검사가 법관의 영장을 받는 행위는 소송 행위이므로, 검사의 영장 발부에 관한 행위는 '신청'으로 볼 것이다. 사법경찰관의 검사에 대한 것은 소송 행위가 아니고, 사법경찰관은 검사와 독립한 수사 주체이다. 검사는 사법경찰관이 청구한 영장의 신청 여부 결정에 필요하면 보완을 요구할 수 있지만, 대상 여부에 관하여 수사 주체끼리 견해가 다르면 영장 발부자인 판사의 판단에 따라야 하므로 검사는 사법경찰관의 영장 발부 요청에 어느 정도 얽매인다는 점에서도 그 행위는 검사의 재량으로 기각할 수 있는 '신청'이 아니라 사법경찰관의 수사 주체성을 존중하는 '청구'로 봐야 한다. 검사는 사법경찰관의 영장 발부 요청에 대하여 요건 불비가 명백하거나 인권 보호를 위하여 명백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원에 발부 신청을 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의 취지에 맞는 해석이다. 그간 사법경찰관의 법무부 소속 공무원에 대한 영장 청구를 검사가 쉽게 기각함으로써 '제 식구 감싸기'라는 권한 남용으로 인하여 검찰 '개혁'의 빌미가 된 것도 부인할 수 없다.


5.
헌법이 영장신청권자를 검사로 한정한 것은 수사지휘권을 확립하여 인권유린을 방지하고, 법률전문가인 검사를 거치게 하여 기본권 침해 가능성을 줄이고자 한 것일 뿐, 헌법에 수사나 공소제기의 주체에 대한 직접 규정은 없으므로 수사나 공소제기의 주체를 누구로 할 것인가는 입법재량에 속한다(헌재 2021. 1. 28. 2020헌마264, 681 등). 그러나 수사는 공소제기를 위한 필요적, 수단적 절차이므로 공소제기권자는 당연히 수사권을 갖는다. 수사 '지휘'나 수사의 '보완요구'도 수사권을 전제로 한다. 수사단계에서 '체포, 구속, 압수, 수색'과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은 수사의 핵심이고, 압수나 수색은 증거수집을 위한 수사의 기본적, 전반적인 절차로서 공소제기 후의 증거재판주의와도 직접 관련이 있는바, 헌법이 영장신청을 검사의 권한으로 규정한 이상 공소제기권자인 검사에게 수사권을 부여하지 않는다면 헌법에도 어긋난다.


6.
그래서 형사소송법상 수사 주체는 검사와 사법경찰관 뿐이고, 각자 모든 범죄를 수사하며(196조 1항, 197조 1항), 특별사법경찰관은 검사지휘로 수사할 뿐이다(245조의9, 10). 검찰의 조직을 규정하는 검찰청법은 형사사법의 기본을 정한 형사소송법상의 검사 직무의 범위를 제한할 수 없다. 2020년 2월부터 검찰청법은 느닷없이 형사소송법상 검사의 수사개시 범위를 특정 범죄로 한정하였는데 이는 문제이다. 검사가 모든 범죄의 수사권을 가지는 것과 직접 수사를 개시하지 않는 현실은 별개이다. 수사 주체 중 경찰이 대부분을 수사하고 검사는 일부만 수사하더라도 공소제기권자인 검사는 모든 범죄의 수사권을 가져야 합헌이자 수사의 목적이나 본질상 당연하다. 검사의 직접 수사개시가 문제라면 이는 입법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검찰의 직접 수사조직의 축소와 경찰의 수사조직 확대 및 수사능력 고양과 함께 검사의 수사개시를 줄여가야 한다. 검찰청법 개정으로 공소제기권자인 검사의 수사 범위를 제한한 것은 입법재량의 남용으로 볼 수 있다. 더구나 '미사일'급 입법과정을 누가 이해할까?


7.
다수결 원칙은 국회의 의사결정 과정의 합리성과 정당성 확보를 위한 것이고 질의와 토론 기회의 실질적 부여는 의회민주주의의 본질적 내용이어서 질의와 토론, 소수의견의 존중과 반대의견에 대한 설득이 전제되어야 하므로, 소수파의 토론 기회를 박탈하거나 아예 토론 절차를 열지 아니한 채 가결하면 의회주의 이념에 입각한 국회 기능은 유명무실해진다(헌재 2011. 8. 30. 2009헌라7). 따라서 이견을 조정할 필요가 있는 법률안 심사를 위한 안건조정위원회(국회법 57조의2)의 활동 기한을 유명무실하게 하여 토론과 숙의를 통한 소수의견의 존중 기회를 박탈하였다면, 그 입법의 가결 선포는 국회의 자율권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다. 검찰의 직접 수사조직을 줄여 검사의 수사개시 총량을 줄여가면 될 것을 무리한 입법으로 검사의 수사권을 제한한 것은 큰 문제이다. 수사와 공소제기 및 유지에 관한 협력의무가 있는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국가형벌권의 실현이라는 공동 목표를 이루기 위하여 부부처럼 일체가 되어 서로 존중하고 협조하여 국민의 신체와 재산을 범죄로부터 보호할 책무를 다해야 한다.


구욱서 변호사(법무법인 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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