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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21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17) 국제거래법

독립적 은행보증 연장지급선택부 청구에 보강진술 첨부해야
중재판정 집행사건 변호사 보수는 ‘인지 규칙’ 적용 산정해야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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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독립적 은행보증의 연장지급선택부 청구에 보강진술이 첨부되지 않아 부적법하다고 본 사례 (대법원 2021. 7. 8. 선고 2017다218895 판결, 보증보험금)

가. 사실관계

건설사 갑이 2007년 12월 리비아 개발청으로부터 수주한 공사계약과 관련하여, 한국의 원고 은행은 갑의 요청에 따라 리비아 소재 사하라 뱅크가 제공하는 이행보증서에 따른 구상채무를 보증하기로 하는 보증서(이하 '이 사건 지급보증서')를 발급하였다. 갑은 원고의 요청에 따라, 갑이 이 사건 지급보증서에 따라 원고에게 부담하게 될 구상채무를 보증하는 보증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증보험계약')을 피고 서울보증보험과 체결하였다.

이 사건 지급보증서는 ① 당시 시행되던 국제상업회의소의 독립적 보증에 관한 통일규칙(ICC Publication No. 458, Uniform rules for Demand Guarantees, 2010년 ICC Publication No. 758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청구보증 통일규칙')을 적용규칙으로 하고 준거법을 리비아법으로 하고 있었으며, ② '단순청구(first simple demand)에 따라 완전히 그리고 무조건적으로 지급되거나 갱신될 수 있는 취소 불능의 것임을 확인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독립적 은행보증이었다.

사하라 뱅크는 2011년 6월 원고에게 '리비아 개발청으로부터 동일한 요청이 있었으니, 보증서 유효기간 동안 보증기간을 연장해주지 않을 경우, 본 통지를 유효하고 보증금액 전액에 대한 지급청구로 간주하기 바란다'고 기재한 통지(이하 '이 사건 연장지급선택부 청구(extend or pay)')를 하였고, 원고는 2012년 8월 피고에게 이 사실을 알리면서, 보증보험계약 기간의 연장을 요구하였으나 피고는 기간 연장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하였다.

한편, 이 보증서에 적용되는 청구보증 통일규칙 제20조 b항에 따르면 구상보증상의 지급청구에는 '보증인이 보증 상의 조건과 청구보증 통일규칙에 일치하는 지급청구를 받았다는 사실을 기재한 서면진술이 첨부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고, 제20조 a항은, 독립적 은행보증에서 수익자가 보증금의 지급을 청구할 때 보증의뢰인이 보증의 원인관계에 따른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내용을 지급청구서에 포함하거나 그러한 내용의 진술서를 첨부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하라 뱅크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연장지급선택부 청구는 '사하라 뱅크가 리비아 개발청으로부터 청구보증 통일규칙 제20조 a, b항 요건을 충족하는 지급청구를 받았다'는 내용의 서면진술을 포함하고 있지 않았다.

원심은 사하라 뱅크의 이 사건 연장지급선택부 청구가 청구보증 통일규칙에 반하여 부적법하다고 판단한 다음, 원고가 사하라뱅크에 보증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으므로, 피고도 이 사건 보증보험계약에 따라 보험금 지급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나. 판결요지

외국적 요소가 있는 법률관계에 적용될 외국법규의 내용을 확정하고 의미를 해석할 때는 외국법이 그 본국에서 현실로 해석·적용되고 있는 의미와 내용에 따라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그것이 어려운 경우 법원에 관한 민사상 대원칙에 따라 외국 관습법, 조리 순에 의하여 재판할 수밖에 없다.

만기 전에 수익자가 보증인에 대하여 '해당 보증서의 보증기간을 연장하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 만기 시에 그 청구를 적법한 청구로 보고 해당 보증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연장지급선택부 청구가 만기 연장이 합의되지 않아 보증금의 지급을 구하는 적법한 지급청구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청구가 유효기간 내에 이루어져야 하고, 보증서와 청구보증 통일규칙에서 정한 지급청구의 요건을 충족하여야 한다.

청구보증 통일규칙 제20조 c항은 '보증서의 조건에서 명시적으로 배제하지 않는 한 서면에 의한 보강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제20조가 적용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위 규칙이 적용되는 독립적 은행보증에서 보증금 지급청구의 요건으로 '단순 청구(simple demand)'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더라도 명시적으로 위 규칙 제20조의 적용을 배제하거나 제한하지 않는 한, 통일규칙 제20조에 정한 지급청구의 요건 또한 충족되어야 한다.

다. 해설

원고는 원심 법원이 준거법인 리비아법을 직권으로 조사하지 않고 곧바로 조리를 적용할 수는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판결은 준거법의 내용을 조사하지 않았으므로 준거법의 해석 및 적용에 관한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주장하며 상고하였다. 이에 대해 피고는 원심법원은 준거법에 관한 자료가 제출되어 있지 않고 외국 관습법도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조리에 의하여 판단한 것이므로, 원심판결에는 준거법에 관한 심리미진의 위법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준거법이 외국법인 경우 당사자의 입증이 없더라도 법원이 이를 직권으로 조사하고 적용해야 할 의무가 있다(국제사법 제5조). 외국법도 법률로서 취급되어야 하므로 법원은 당사자가 제출한 자료에 한정됨이 없이 사용가능한 모든 인식수단을 이용하여 외국법을 조사하고 인식할 의무를 부담한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이 사건 지급보증서에서 준거법으로 정하고 있는 리비아법이나 그 해석상, 독립적 은행보증과 관련하여 청구보증 통일규칙 규정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볼 자료는 없다고 함으로써 준거법의 적용에 관한 원심의 심리미진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에 따라, 원심이 연장지급선택부 청구가 적법한 요건을 갖춘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이 사건 지급보증서의 내용과 청구보증 통일규칙에 따라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고 보았다.

이 사건 지급보증서에 따르면 '단순 청구'라 기재되어 있고 명시적으로 보강진술을 요구하고 있지 않으므로 연장 지시가 없는 경우에는 적법한 지급 청구라고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청구보증 통일규칙이 적용되는 경우에는 위 판시와 같이 '보증신청인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보강진술을 제시해야 한다는 관련 규정이 적용된다는 것이 본 판례의 취지이다. 반대로, 위 청구보증 통일규칙이 적용되지 않는 청구보증이나 구상보증에서는 단순청구(simple demand)를 할 때에는 보강진술을 첨부할 필요가 없다. 청구보증 또는 구상보증서의 수익자인 발주자 또는 보증 은행에 경각심을 일깨우는 판례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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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재판정에 대한 집행사건 소송비용에

 산입될 변호사 보수
‘민사소송 등 인지 규칙’을 유추 적용하여

산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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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중재판정에 대한 집행 신청사건에서 소송비용에 산입될 변호사보수 산정(대법원 2021. 10. 15.자 2020마7667 결정, 소송비용액확정)
가. 사실관계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에서 승소한 갑은 2016년 12월 5일 을을 상대로 중재판정에 대한 강제집행 허가를 구하는 집행판결의 소를 제기하였고, 중재에서 패소한 을은 갑을 상대로 중재판정 취소를 구하는 반소를 제기하였다. 그런데 중재법이 2016년 5월 29일 법률 제14176호로 개정되어 2016년 11월 30일부터 시행되었는데, 중재판정에 기초한 집행은 판결이 아니라 집행결정에 의하도록 변경되었으므로, 법원은 본소와 반소를 분리하는 결정을 하고 본소를 집행결정을 구하는 신청사건으로 재배당하였다. 중재판정 취소사건의 제1심은 을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집행 신청사건의 제1심은 피신청인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신청비용을 피신청인이 부담하도록 하는 결정을 하였다. 제1심 결정은 원심에서도 유지되었고 재항고 없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재배당 전후와 심급을 통틀어 집행 신청사건을 '이 사건 집행 신청사건').

민사소송법 제109조 제1항과 변호사보수의 소송비용산입에 관한 규칙 제3조 제1항에 따르면, 소송비용에 산입되는 변호사의 보수는 당사자가 보수계약에 따라 지급하거나 지급할 보수액의 범위 내에서 각 심급 단위로 소송목적의 값, 즉 소가에 따라 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소가 산정의 기준을 정한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이하 '인지규칙'이라 한다) 제16조 제1호 (가)목은 중재법 개정을 반영하지 않고 여전히 '집행판결을 구하는 소에서는 중재판정에서 인정된 권리의 가액의 2분의 1'을 소가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집행신청사건에서 패소한 당사자는, 민사소송등 인지법 제9조에 따라 중재판정의 집행결정 신청에 관하여 정액의 인지를 붙여야 한다는 점을 내세우면서, 집행 신청사건의 소송비용액 확정 신청을 하였다.

나. 판결요지

인지규칙은 중재판정의 집행판결을 구하는 소의 소가만을 정하고 있으나, 중재법의 개정 취지와 목적, 규정 체계와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중재판정에 대한 집행 신청사건의 경우에도 인지규칙 제16조 제1호 (가)목을 유추적용하여 소가를 계산하고, 그에 따라 소송비용에 산입될 변호사보수를 산정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중재판정의 집행 신청에 관하여 정액의 인지를 붙여야 한다는 사정만으로 집행 신청사건에서 소가를 산정할 수 없거나 변호사보수를 소송비용으로 산입해서는 안 된다고 볼 수 없다.

다. 해설

중재법개정을 반영하는 관련 규칙 개정이 이루어지지 못한 상황에서 제기된 사건에서, 변호사보수의 소송비용 산입에 관한 쟁점에 관하여 합당한 결론을 내린 사건이다. 소가는 원고의 입장에서 보아 전부 승소할 경우에 직접 받게 될 경제적 이익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금액으로 정함을 원칙으로 하는데(인지규칙 제6조), 집행판결이나 집행결정은 모두 중재판정에 집행력을 부여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으므로, 당사자가 집행을 구하는 신청에서 승소할 경우 받게 될 경제적 이익은 집행판결을 구하는 소에서 승소할 경우와 같다.

2016년 11월 30일부터 시행된 중재법 개정에 의해 중재판정의 집행은 판결이 아니라 결정절차에 의하도록 되었다. 상대방의 참여없이 이른바 ex parte 방식으로 법원의 집행허가를 받을 수 있는 프랑스, 영국과 같은 나라들도 있지만, 우리 중재법의 제도는 중재판정의 집행에 관하여 법원의 심문절차를 거친 결정의 형식으로 중재판정에 집행력을 신속하게 부여하는 독일이나 일본의 경우와 유사한 것이다. 중재판정의 집행을 결정절차로 변경한 중재법 개정의 취지는, 보다 신속하게 중재판정을 집행하기 위한 것이었으므로, 위 인지규칙 외에도 관련 규칙이나 실무를 정비할 부분이 있다. 예를 들면, ① 집행 신청사건에 대하여 중재판정 취소소송이 반소로 심리될 수 없고 다른 신청부로 재배당하게 하는 취지는 중재판정의 집행결정을 심문절차를 거쳐 신속하게 하자는 것이다. 집행 신청을 심리하는 재판부가 일단 중재판정 취소소송의 결과를 기다려 집행결정을 내리려 한다면 이는 중재법 개정 취지나 심문절차의 성질과 충돌하는 것 아닌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② 종래 판결절차에 의하여 중재판정을 집행하는 경우에는 관련된 지연손해금 청구나 확인청구등 다른 본안청구의 객관적 병합이 허용되었는데, 심문절차에 의하게 되면서부터 그 가능성이 불분명해졌다. 다른 본안청구의 병합을 허용할지에 관해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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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과 한국법인 사이 

물품대금 채권 소멸시효에 적용될 준거법
법원이 석명권 행사하여 

국제사법에 따른 심리·조사할 의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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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ISG에 명문규정이 없는 경우에 적용될 준거법과 묵시적 합의의 인정 기준(대법원 2022. 1. 13. 선고 2021다269388 판결)
가. 사실관계

네덜란드 법인인 원고는 대한민국 법인인 피고에게 물품을 공급하고 물품대금 잔액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피고는 대금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원심은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을 받아들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는데, 이와 같은 당사자들의 주장과 원심의 판단은 모두 대한민국 민법이 적용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었다.

나. 판결요지

외국적 요소가 있는 법률관계에 관하여 적용되는 준거법으로서의 외국법은 법으로서 법원은 직권으로 그 내용을 조사하여야 한다. 따라서 외국적 요소가 있는 사건이라면 준거법과 관련한 주장이 없더라도 법원으로서는 적극적으로 석명권을 행사하여 그 법률관계에 적용될 국제협약 또는 국제사법에 따른 준거법에 관하여 심리, 조사할 의무가 있다.

우리나라가 가입한 국제조약은 일반적으로 민법이나 상법 또는 국제사법보다 우선적으로 적용된다. 네덜란드와 대한민국은 모두 '국제물품매매계약에 관한 국제연합 협약'(이하 '매매협약' 또는 'CISG')에 가입하였으므로, 본건 물품매매계약에 관하여는 매매협약 제1조 제1항에 따라 위 협약이 우선 적용되고, 매매협약이 적용을 배제하거나 직접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는 사항에 대하여는 법정지의 국제사법에 따라 결정된 준거법이 적용된다.

국제사법 제25조 제1항에서 계약의 준거법을 당사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그것이 부당하게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묵시적인 선택은 계약 내용 그 밖에 모든 사정으로부터 합리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경우로 제한하고 있으므로, 준거법에 관한 명시적인 합의가 없더라도 묵시적인 합의를 인정할 수도 있으나 소송절차에서 당사자가 준거법에 관하여 다투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준거법에 관한 묵시적 합의를 인정하기 어렵다.

다. 해설

위 판례는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법을 사실이 아니라 법으로 본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고, 법원의 직권조사의무를 판시함으로써 외국법을 내국법과 동일시하여 보고 있음을 드러낸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법 적용의 오류는 상고이유가 된다는 것이 통설이다. 참고로, 독일에서는 외국법적용의 오류를 상고이유로 인정하지 않는 데 반하여, 영국은 외국법을 사실로 보면서도 상고에 관한 한 거의 영국법과 유사하게 취급한다.

위 사건에서 대법원은 매매협약이 규정하고 있지 않는 소멸시효에 관해서는, 설사 두 당사자가 한국법이 적용되는 것을 전제로 소멸시효에 관한 공방을 진행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준거법에 대한 묵시적 합의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그러한 경우에는 법정지인 우리나라의 국제사법에 따라 결정된 준거법이 적용된다고 판시하였다. 계약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가의 법, 특히 '양도계약의 경우에는 양도인의 이행'을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의 상거소가 있는 국가의 법이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규정하는 국제사법 제26조 제2항에 따라 네덜란드 법이 소멸시효의 준거법으로 될 여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사건에 적용되는 준거법에 관하여 심리하거나 직권 조사한 바 없다는 이유로 직권으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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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보증 채무 최고액을 서면으로 특정해야 한다’는 

민법 규정
국제적 계약관계에 언제나 적용되는

 ‘국제적 강행법규’ 해당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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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근보증 채무 최고액을 서면으로 특정해야 한다는 민법 규정이 '국제적 강행법규'가 아니라고 본 사례(서울고등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나2003630 판결)
가. 사실관계

스웨덴국 법인인 갑이 필리핀국 법인인 을과 사이에 항공기 리스계약을 체결한 후, 을 회사의 국내 관계회사의 대표자인 대한민국 국민 병이 을 회사의 리스료 등 채무를 갑 법인에게 보증하는 내용의 보증계약을 체결하면서 보증계약의 준거법을 뉴욕주 법으로 정하였다. 을 회사가 리스료를 연체하여 갑 법인이 보증인인 병을 상대로 연체된 리스료의 지급을 한국법원에 청구하자, 보증인인 병이 민법 제428조의3이 국제사법 제7조의 이른바 '국제적 강행법규'라고 주장하면서, 근보증의 경우 보증하는 채무의 최고액을 서면으로 특정하지 아니한 보증계약은 효력이 없다고 항변한 사건이다.

나. 판결요지

민법 제428조의3이 이른바 '국제적 강행법규'에 해당하는지는 당해 법규의 의미와 입법 목적 등에 비추어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이러한 점을 종합하여 보면, 민법 제428조의3이 국제적인 계약관계에도 언제나 적용되어야 하는 '국제적 강행법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당사자간 합의에 의해 배제할 수 없는 국내 강행규정이라고 하여 곧바로 국제적 관계에도 적용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2015년 2월 3일 법률 개정으로 신설된 민법 제428조의3은 보증인을 보호하려는 데에 그 입법 취지가 있지만, 위와 같은 민법 개정이 국제적 거래관계에 따른 상사 보증도 고려하여 이루어졌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 나라마다 강행법규가 다양한 상황에서, 미합중국 뉴욕주 법을 준거법으로 명시하여 체결된 위 보증계약에 대해 법정지인 대한민국의 민법 규정이 반드시 적용되어야 한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위 보증계약에서도 병이 주된 의무자(primary obligor)로서 독립된 채무를 지고 그 책임의 범위에 각종 수수료와 경비가 포함됨을 명시하고 있는바, 병의 책임이 위 보증계약 당시의 예상을 벗어나 지나치게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다. 해설

국제사법 제7조는 국제사법에 의하여 외국법이 준거법으로 지정되더라도 입법 목적에 비추어 준거법에 관계없이 적용되어야 하는 법정지인 한국의 강행법규는 여전히 적용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되는 한국의 강행규정은, 당사자의 합의에 의해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의 국내적 강행법규가 아니라, 당사자의 합의에 의해 적용을 배제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준거법이 외국법이라도 그의 적용이 배제되지 않는 '국제적 강행법규(internationally mandatory rules)'를 말하고, 대외무역법, 외국환거래법, 공정거래법과 문화재보호법 등이 그 예로 열거되고 있다. 어느 법이 국제적 강행법규인가는 문제가 된 법조문을 중심으로 그의 입법 목적에 비추어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위 판례는 '국제적 강행법규'의 판단에 있어서, 법률 규정의 취지, 준거법 그리고 당사자 간 계약의 내용이 고려될 요소를 밝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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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적 은행보증에 기한 보증금 채권이 

가압류 대상 채권인 경우
계약대금채권이라는 소명만으로

 가압류 허용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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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독립적 은행보증에 기한 보증금 채권이 가압류 대상 채권인 경우 '보전의 필요성' 요건(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7. 27.자 2021카단201305 가압류이의, 확정)
가. 사실관계

채권자는 2012년 2월 10일 채무자가 발주하는 해양가스처리설비를 신조(新造)하기로 하는 내용의 공사계약을 체결하였다. 채권자는 2021년 3월 19일 채무자를 상대로 위 공사계약 대금채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가압류신청을 하였는데, 가압류 대상인 채권은 제3채무자인 한국수출입은행이 발행한 보증서(Letter of Guarantee)에 기하여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 대하여 가지는 보증금채권 중 위 공사계약 대금채권 상당액이었다. 위 보증서에는, 제3채무자는 채무자의 지급청구만으로 청구서에 명시된 액수를 지급할 취소불가능하고 무조건적인 의무가 있다고 기재되어 있었다. 법원은 2021년 3월 24일 채권자의 가압류신청을 인용하는 가압류결정을 하였으나, 본 가압류이의결정에서 위 가압류결정을 취소하고 채권자의 가압류 신청을 기각하였다.

나. 판결요지

독립적 은행보증에 기한 보증금 지급청구는 그 청구가 명백히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지급을 거절할 수 있으므로, 그와 같은 예외적 사유에 대한 소명이 없는 이 사건에서 단지 계약대금채권이라는 피보전권리에 대한 소명만으로 가압류가 허용된다고 할 경우, 사실상 채권자는 원인관계에서 발생된 미지급 공사대금채권으로 무조건적으로 지급하게 되어 있는 보증금 지급을 저지할 수 있는 결과가 되어 그와 같은 가압류신청은 금반언의 원칙에 반하고 독립적 은행보증의 취지에도 어긋난다.

채권자가 주장하는 미지급 공사대금채권과 채무자의 손해배상채권은 서로 상계 또는 공제되는 관계에 있는바, 채무자의 손해배상채권이 존재하지 않거나 그 손해액이 미지급 공사대금보다 적어 공사대금채권을 공제하기에 부족할 경우, 채무자는 제3채무자에 대하여 이 사건 보증금 지급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게 되어, 결국 이 사건 가압류는 존재하지 않는 채권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러한 점 등을 고려하면, 채권자의 이 사건 가압류신청은 보전의 필요성에 관한 소명이 부족하다.

다. 해설

독립적 은행보증에 대한 지급금지가처분 사건에서 법원은, 수익자가 실제로는 보증의뢰인에게 아무런 권리를 가지고 있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독립적 은행보증의 추상성과 무인성을 악용하여 보증인에게 청구를 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명백할 때에는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으나(대법원 1994. 12. 9. 선고 93다43873 판결 참조), 그 이후 판결에서는 수익자가 보증금을 청구할 당시 보증의뢰인에게 아무런 권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하여 수익자의 형식적인 법적 지위의 남용이 별다른 의심 없이 인정될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권리남용을 쉽게 인정하여서는 아니 될 것이라고 판시하여(대법원 2014. 8. 26. 선고 2013다53700 판결 참조) 권리남용의 입증에 요구되는 소명의 정도를 강화한 바 있다.

위 판례 이후 독립적 은행보증에 따른 지급을 금지하는 채권가압류가 신청되는 사례가 늘어났다. 본 결정은 가압류 사건의 '보전의 필요성' 요건과 관련하여 가처분 사건과 마찬가지로 독립적 은행보증에 기한 보증금 지급청구가 명백히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한 소명을 요구하였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윤병철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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