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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관정 수원고검장, '채널A 사건' 수사일지 공개

한동훈 법무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앞두고 검찰 내부망에 글
일각에서는 박영진 부장검사 증언 무력화 시도로 분석하기도

한동훈(49·사법연수원 27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김관정(58·26기) 수원고검장이 채널A 사건에 대한 수사일지를 공개했다. 윤석열(62·23기) 대통령 당선인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때 불거졌던 이 사건이 인사청문회에서 쟁점화될 것을 고려해 김 고검장이 자신의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날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인 박영진 의정부지검 부장검사의 증언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고검장은 9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를 통해 "(한 후보자) 청문회에서 소위 '채널A 사건'과 관련해 재론될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대검찰청 주무부장으로서 작성했던 자료(일지)를 게시함이 (검찰) 구성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 이렇게 글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김 고검장은 "지난 2020년 1월 대검 형사부장으로 부임하고, 이 사건에 대해서는 서울중앙지검이 수사를 담당하게 되면서 관여를 하게 됐다"며 "당시 (중앙지검) 수사팀과 (윤석열 전) 총장의 견해차이가 있으면서 갈등이 발생한 상황이었고, 중간 전달자 입장에서 일지를 작성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이 일지는) 2020년 하반기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되면서 법무부 감찰로부터 진술서 제출을 요구받아 이 일지를 제출했다"며 "그 이후에는 공개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공개하지 않았으나 며칠 전 박영진(48·31기) 부장검사가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다고 하기에 고민 끝에 공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고검장은 해당 게시글에 '채널A 관련 사건 일지' 파일을 첨부했다. 해당 파일에서는, 지난 2020년 3월 MBC 보도로 해당 의혹이 촉발된 시점부터 그해 7월까지의 수사 및 보고상황이 기재됐다.

김 고검장은 수사일지를 통해 당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휘했던 해당 사건과 관련해 총장 측근이 관련됐다며 대검에 수사경과를 보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는 단순 의혹 차원인데다 총장 관련성이 확인 되지 않아 보고를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수사 보고 과정에서 당시 대검 형사부장이었던 자신이 중간 전달자로 서울중앙지검과 대검 사이의 의사전달을 맡은 정황을 기재했다.

김 고검장은 특히 당시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까지 초래한 전문수사자문단 구성과 관련한 당시 정황을 상세히 적었다.

지난 2020년 7월 채널A 사건의 혐의 성립 등에 대해 따져보겠다며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대검 전문수사자문단을 구성할 움직임을 보이자 추미애 당시 법무부장관이 해당 사건과 관련해 검찰총장을 배제하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바 있다.

김 고검장이 작성한 일지에 따르면, 당시 사건관계인의 요청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회부 결정이 있었음에도 윤 총장이 대검 간부들로 하여금 전문수사자문단 개최여부에 대한 투표를 지시한 것으로 나온다.

김 고검장은 또 윤 총장이 전문수사자문단 위원 구성을 직접 선정하겠다는 의견을 강력히 표명해 투표 봉지를 받고 회의장에 갔던 대검 부장들이 투표를 철회했다고 주장했다.

김 고검장은 "대검 부장들의 자문단 소집 연기 요청에 대검 차장, 기조부장, 형사부장이 총장실로 가서 재차 검찰수사심의위 중복 여부 등을 이유로 전문수사자문단 추진 연기를 요청했으나 총장이 '더 이상 이 부분에 대해 언급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했다.

또 수사자문단 무산 이후 진행된 수사심의위와 관련해 김 고검장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이후 총장의 참모부서인 형사부장은 총장의 지휘권이 없는 상태에서 관심을 가져서는 안 됐다"며 "그런데 형사부 소속 과장급 3명과 평상시처럼 아침회의를 하는데 형사1과장이 뜬금없이 수사심의위원회에서 형사부 의견요청이 오면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지적했다.

이어 "총장이 지휘권이 없는 상태에서 참모부서인 형사부가 의견을 내는 것은 적절치 않고, 오히려 총장이 공개적으로는 지휘권을 수용하고도 이면에서 사실상 개입을 한다는 오해를 줄 수 있어 (의견) 제출이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형사1과장은 형사부 이름으로 의견서가 되지 않으면 형사1과 의견서로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당시 형사1과장은 한 후보자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된 박영진 부장검사로, 김 고검장의 이같은 일지 공개는 박 부장검사의 청문회 증언을 무력화시킬 의도라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온다. 박 부장검사는 채널A 사건 수사 방해 의혹 등의 혐의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징계하는 데 반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