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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6일 남긴 文정부, 검수완박 ‘대못’ 박았다

형사사법 체계 73년 만에 대변혁 안팎

미국변호사

정권 임기를 6일 남긴 문재인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법조계 안팎의 거센 비판에도 불구하고 끝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강행하며 형사사법시스템에 대못을 박았다.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를 전제로 별건수사 등 검찰의 수사권 오남용을 막겠다는 것이지만, 국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형사사법체계를 대수술하면서 국민과 전문가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 한 번 열지 않고, 법제사법위원 꼼수 사보임, 위장 탈당을 통한 안건조정위 무력화, 회기 쪼개기를 통한 필리버스터 제지 등 온갖 편법을 동원해 졸속으로 법안 처리를 밀어붙여 형사사법절차의 대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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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의 중대범죄 수사, 보완수사에 '대못' =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오후 2시 임기 중 국무회의를 열고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검찰청법 개정안과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가결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공포안을 각각 의결했다. 법안은 관보게재 등 실무 절차를 거쳐 공식적으로 공포된 뒤 4개월 후 시행된다.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국회의장 중재에 의한 여야 합의가 이뤄졌다가 파기되는 등 입법절차에 아쉬움이 있다"면서도 "촛불정부라는 시대적 소명에 따라 권력기관 개혁을 추진했지만 검찰 수사의 중립성·공정성과 선택적 정의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아 국회가 수사·기소 분리에 한걸음 더 나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수사 검사의 기소 금지

검찰 내 수사·기소분리 강화

 

하지만 국민의힘은 "정치적 이해득실을 위해 삼권분립을 완전히 무시한 채 폭주한 것"이라며 "국무회의마저 친여 인사를 위한 방탄법 땡처리용 도구로 전락시킨 삼권분립 파괴이자 헌정질서 파괴행위"라고 비판했다.

 
검찰청법 개정안은 검찰 직접수사권 범위를 현행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에서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로 대폭 축소하는 것이 골자다. 검사의 수사권을 전부 폐지한다는 원안은 철회됐지만, 1년 6개월 내에 중대범죄수사청(가칭) 설치 준비를 마치면 나머지 검찰 수사권을 폐지하기 위한 입법도 강행될 것으로 보인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수사한 검사가 해당 사건을 기소하는 것을 금지해 검찰 내 수사·기소 분리를 강화했다. 또 검사가 경찰에 송치를 요구한 사건에 대한 검사의 직접 보완 수사 범위를 대폭 제한했다.

 

경찰 송치사건에 

검사의 보완수사 범위도 대폭 제한 


◇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불명확 =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두고는 검·경 수사권 조정 체제를 형해화한 결과 범죄피해자들에 대한 권리침해가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월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은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대신 경찰의 1차 수사종결권 오남용을 막기 위해 검찰 송치를 강제하는 여러 장치를 도입했다. 경찰 수사에서 법령위반 및 인권침해나 현저한 수사권 남용을 발견한 검사는 경찰에 시정조치요구를 거쳐 사건 송치를 요구할 수 있고, 경찰은 이에 따라야 한다(제197조의3 제6항). 검사가 경찰 수사에서 부적법 체포·구속이 상당히 의심된다고 판단하는 경우(제198조의2 제2항)와 고소인 등이 불송치사건에 이의신청을 하는 경우(제245조의7 제2항)에도 경찰은 사건을 검찰에 송치해야 한다.

 

‘기소가 될 수 있는 범위’를

 사실상 경찰이 좌지우지


하지만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는 9월부터는 이러한 경우에 검사가 사건을 송치받더라도 '해당 사건과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라는 모호하고 까다로운 조건에서만 직접수사를 거쳐 종국처분을 할 수 있다. 특히 '이의신청제도'는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한 검·경 수사권 조정 체제에서 경찰이 수사단계 사법통제에서 벗어나는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한 핵심 견제장치 중 하나다. 일선 경찰 수사관이 임의로 사건을 혐의없음 종결한 경우, 고소인·고발인·피해자 등이 고소·고발권을 근거로 문제를 제기하면, 검찰에 곧장 송치되기 때문에, 준사법기관인 검찰이 불송치 사건에는 할 수 없는 보완수사를 요구하거나 직접 수사하는 방식으로, 제한적이나마 경찰의 오류나 잘못을 바로 잡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기준 이의신청 송치 사건은 2만5048건인데, 30%에 해당하는 7508건에 대해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만 했고, 나머지 70%는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를 통해 사건을 종결했었다. 그런데 9월부터 고발인은 경찰의 수사종결에 의문을 품더라도 이의신청을 통해 검찰에 사건을 넘겨달라는 요구를 할 수 없게 된다.

 
한 변호사는 "검수완박법은 검찰이 준사법기관으로서 능동적으로 범죄에 대응하는 대신 경찰이 보낸대로 숙제 검사만 하라는 것"이라며 "사건이 왔다갔다 하는 사이 처벌받지 않고 증발해버리는 범죄행위가 많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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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로스쿨 교수는 "범죄 송치여부 결정권을 경찰이 갖게 되므로 '기소가 될 수 있는 범위'를 사실상 경찰이 좌지우지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로스쿨 교수는 "현행 항고 및 재정신청 제도에도 큰 흠결이 우려된다"며 "수사권 조정 이후 불기소 처분에 대한 불복은 주로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고발인은 항고와 재정신청을 할 수 없게 되는 결과"라고 말했다.

 

법조계

 “전문가 의견 수렴· 공청회 없이 졸속 처리”


◇ 검찰 "헌법소송 불사" =
검찰은 법안 시행을 저지하기 위해 헌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조계에서도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한 부장검사는 "검수완박법에 따르면 국가의 사법서비스인 '검사의 보완수사 범위'가 사법경찰관의 기소의견 송치 여부에 따라 달라지게 되므로 국가가 고소인을 차별대우하는 입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소사실의 동일성'은 공소장 변경 여부를 정하는 기준인데 '해당 사건과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라는 개념이 불명확·불분명하기 때문에 해석상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불명확한 조항 때문에 검사가 보완수사 실행을 주저하게 되면 피의자는 물론 피해자의 기본권 보호에 공백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국회법상 숙의과정 형해화"

"적법절차원칙 정면 위배"

 

또다른 검사는 "사회적 약자와 공익을 위한 고발사건이나 권력자의 직권남용을 묻는 시민단체의 고발사건에서 검찰의 접근이 배제되고 오로지 경찰의 판단에 맡겨지게 됐다"며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은 경찰의 불송치결정에 대한 검찰의 2차적 판단(항고·재항고)과 법원의 3차적 판단(재정신청)이 진행되도록 하는 필수 절차인데, 고발인은 사법경찰이 1차적 판단을 내리면 검찰과 법원 등 법률가의 판단을 받을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한 변호사는 "민주당은 전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형사사법시스템을 대수술하면서 공청회 한번 거치지 않고, 위장 탈당 등 온갖 무리한 방법을 동원해 국회법이 정한 숙의과정을 형해화시켜 헌법이 정한 적법절차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했다"면서 "이 정도면 '입법농단'이란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가 이런 행태까지 국회의 자율성이란 이름으로 허용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헌재는 법치주의를 잠탈하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정면으로 훼손하는 이 같은 위헌·위법적 행태로부터 국민과 헌법을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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