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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의 노동정책

[2022.04.21.]



새 정부의 노동정책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 중 2022. 4. 4. 국정과제 제1초안으로 115개를 선별하였고, 2022. 4. 25.경 제2초안을 작성한 후 4월말경 30대 과제 또는 50대 과제로 정리하여 5월초에 발표할 예정이다. 인수위는 국정과제 정리의 초기단계에서 제1초안을 외부로 발표할 경우 혼란이 일어날 것을 염려하여 이를 발표하지 않았다. 4월말 또는 5월초가 되면 당선인의 공약 중 중요 내용은 국정과제로 선정되어 새 정부의 정책이 수립될 것이다. 새 정부의 정책 중 입법이 필요 없는 정 책은 바로 시행될 수 있고, 대통령령으로 시행할 수 있는 사항들은 대통령령을 제정하여 시행될 것이지만, 법 률의 제정이나 개정이 필요한 정책은 국회의 문턱을 통과해야 비로소 제도로 정착될 수 있다. ‘공약’은 약속이 고 ‘정책’은 계획이며 ‘제도’의 단계가 되어야 비로소 진정한 실천을 할 수 있다. 현단계에서 새 정부의 노동정 책을 섣불리 예단할 수 없고, 그 중 어떤 정책이 입법과정을 거쳐 새로운 제도로 정착될 것인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앞으로 전개될 정책과 제도의 토대는 모두 공약에 담겨 있다. 여기에서는 윤 당선인의 노동정책에 관 한 공약을 통하여 새 정부의 노동정책을 예측해 보고, 정책들이 제도로 정착될 수 있는지에 관하여 검토해 보기로 한다.



근로시간의 유연화

윤석열 당선자는 후보 시절에 “1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일 이후에 맘껏 쉴 수 있어야 한다”는 발 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120’이라는 숫자는 현행법상 가능하지 않은 것이지만, 주 52시간제의 문제점을 지적 하면서 근로시간의 유연화가 필요하다는 당선인의 생각을 잘 드러내 준 발언이다.


당선인의 공약 중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개선은 정책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업무의 시작 및 종료 시각을 근로자의 결정에 맡기는 제도인데, 현행 정산기간은 원칙적으로 1개월이고 신상품 또는 신기술의 연구개발 업무에 한하여 3개월로 되어 있다(근로기준법 제52조). 당선인의 공약은 정산기간을 1년 으로 연장하여 일할 때는 열심히 일하고 쉴 때는 주 4일제도 가능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 는 근로기준법의 개정이 필요하고 더불어민주당과 노동계는 근로기준법 개정에 반대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다음으로 연간 단위의 ‘근로시간저축계좌’를 도입하겠다는 공약이 있는데, 연관된 제도로 사용자가 근로자대 표와 서면합의를 통해 연장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에 대한 임금지급에 갈음하여 휴가를 주는 ‘보상휴가제’가 있다(근로기준법 제57조). 당선인은 1년 단위로 저축계좌에 적립된 초과근로시간을 장기휴가로 사용할 수 있 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는데, 이 공약은 정책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정책은 노사간에 합의 를 하면 근로기준법의 개정 없이도 실시할 수 있다. 근로자가 연장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시간의 150%에 해당하는 시간을 저축해 두었다가 장기휴가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1개월 단위 등 일정한 주기별로 근로 자가 금전보상과 장기휴가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면 널리 제도화에 성공할 수도 있다. 만일 근로기준법 개 정을 통해 근로자가 적립된 근로시간을 가지고 일정한 주기별로 금전보상과 장기휴가 중 선택할 수 있도록 명시적인 규정을 둔다면 근로시간저축계좌 제도의 정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현행 근로기준법 제59조는 운수업과 보건업 등 5개 업종에 한하여 주 52시간을 초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당선인은 여기에 ‘스타트업’을 포함시키는 공약을 제시하였다. 이 공약도 정책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데, 전체 근로자들이 아니라 스타트업이나 전문직 및 고액연봉자에 대한 제도 변경은 정치적 타협에 의 해 가능하다고 본다. 또한 당선인은 전문직 직무와 고액연봉 근로자에 대해서는 연장근로수당 등 근로시간 규제의 적용 제외(white collar exemption)도 제시하였는데, 이 공약이 정책으로 채택되면 시행령 제34조의 개 정을 통해 시행할 수 있다.



공정사회 건설 관련

공정사회 건설은 당선인의 공약을 관통하는 화두 중 하나인데, 노동 분야에서는 채용비리의 근절을 위한 ‘공 정채용법’의 제정 공약으로 나타난다. 현재 절차적 공정성만 규정하고 있는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을 강화하여 공정한 채용 내용까지 포함하는 ‘공정채용법’을 제정하자는 당선인의 공약도 인수위에서 정책으 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MZ 세대를 중심으로 ‘공정’에 관한 요구가 시대의 화두처럼 등장한 가운데 더불어 민주당도 이를 반대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세무사, 관세사, 노무사, 변리사, 법무사, 행정사 등 국가자격시 험의 특례 재검토, 채용가산점 제도의 시정, 단체협약 내 정년퇴직자, 장기근속자 자녀의 우선 채용 관련 조항 의 무효화 등 이해관계집단의 엄청난 반발을 일으킬 수 있는 내용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따라 국회에 서 입법을 통해 제도화 하기에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플랫폼종사자 등 모든 노무제공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일하는 사람을 위한 기본법’의 제정에 관한 공약 도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플랫폼종사자와 특수형태근로자 등 다양한 고용형태를 포함한 ‘일하는 사 람들’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취지는 여야가 모두 찬성하고 있는 방향이다. 현재 플랫폼종사자 등의 보호에 관해서는 노동법적 관점과 공정거래법적 관점이 교차하고 있는데, 실제의 입법과정에서는 어느 관점 이 더 강조되는지에 따라 제도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 특수형태근로자의 범위를 일부 넓히는 방안, 플랫폼 종사자 중 일부에 대하여 근로자로 인정하는 방안 등이 제한적 범위 내에서 입법화에 성공하지 않을까 예측 해 본다.



중대재해처벌법의 완화 여부

대기업의 경영자들은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처벌받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은 중대재 해처벌법 때문에 해외의 국내 투자가 어렵다면 국민과 산업계의 의견을 들어서 법령을 개정할 수 있다는 공 약을 내세웠다. 중대재해처벌법의 완화라는 공약이 정책으로 채택되고 입법으로 제도화 될 수 있을까? 2022. 1. 27.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후 연일 중대재해로 사람이 사망하고 언론이 대서특필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의 완화라는 공약이 정책으로 그대로 반영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만일 정책으로 채택되더 채택되더라도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을 개정하기는 쉽지 않고 시행령을 개정하여 완화를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중대재해의 발생 자체를 예 방하고 관련 법령에서 규정한 산업안전보건의무의 확보를 위해 평소에 준비를 철저히 해 두어야 한다. 다만, 새 정부의 초대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가 현재와 같이 산업현장에서 사망사고만 발생하면 무조건 대표이사 를 입건하려는 수사방침을 변경할 가능성이 있고, 대검에서도 일정한 기준을 세우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한다. 그 방향은 사망사고 중 단순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건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건을 구분한 후 후자의 경우에만 대표이사를 입건하는 쪽이 될 수도 있다. 대표이사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대표이사가 안전보건확보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고, 그로 말미암아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는 인과관 계가 증명되어야 한다. 대표이사의 의무불이행이나 인과관계가 증명되지 않으면 단순한 산업안전보건법 위 반과 업무상과실치사죄로 관련 행위자를 처벌할 수 있을 뿐이다. 이와 같이 형사법의 원리에 비추어 합리적 인 방향으로 수사 실무를 바꾸어 간다면 법률의 개정 없이도 당선인의 공약을 이행하는 정책을 수립하여 실 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기타 제도

현재 공공기관에는 이미 노동이사제 도입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어 2022. 8. 4.부터 시행될 예정이고, 그 이후 에 임원을 임명할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것인데, 새 정부에서 민간기업에도 노동이사제를 도입하게 될까? 원래 공공기관의 노동이사제와 민간기업의 노동이사제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이다. 인수위에서 노동이사제 를 민간기업에도 확대하는 정책을 펼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본다. 공공기관과 달리 민간기업에서는 경영권을 제약하는 노동이사제를 법률로 강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밖에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기간 연장, 공기업을 중심으로 한 직무급 제도의 도입 등도 정책으로 채택될 가 능성이 높다. 그 중 법 개정이 필요한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기간 문제는 중장기 과제가 될 수 있고, 정부와 경 영계의 오랜 숙원인 공기업의 직무급 제도는 정부가 입법 없이 시행할 수 있는 것이므로 조기에 시행될 가능 성도 있다.



박상훈 변호사 (parksh@hwawoo.com)

이광욱 변호사 (kwlee@hwawoo.com)

이주용 변호사 (jylee@hwawoo.com)

홍정석 변호사 (jshong@hwawoo.com)

김성식 고문 (kimss@hwawoo.com)

고재철 고문 (jck@oyoon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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