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김앤장

대표소송 및 이사의 의무와 책임 관련 최근 동향

미국변호사

[2022.03.31]



소액주주들의 주주권 행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짐과 동시에 국민연금기금(이하 “국민연금”)의 대표소송 제기 가능성 또한 이슈가 되고 있는 바, 최근 대법원이 주주대표소송에서 이사의 의무와 책임을 보다 폭넓게 인정하는 판시를 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법은 회사 발행주식총수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상장회사의 경우 6개월전부터 계속하여 발행주식총수의 0.01%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보유한 주주 포함)가 일정한 제소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회사를 위하여 그 이사의 책임을 추궁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대표소송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상법 제403조, 제542조의6제6항). 아울러 2020. 12. 개정 및 시행된 상법에서는 제406조의2가 신설되어 모회사 발행주식총수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상장회사의 경우 6개월 전부터 계속하여 발행주식총수의 0.5%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보유한 주주 포함)가 그 자회사 이사의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소위 ‘다중대표소송’의 근거를 마련하였습니다.


기존에는 주주 대표소송이 활발하게 활용되지는 않았으나 최근에는 상장사의 대규모 횡령·배임 등 사건이나 대형·인명 사고, 상장사 사업구조개편 과정에서 대주주와 소액주주 사이의 이해상충 문제, 상장사 임직원의 무분별한 스톡옵션 행사 등 기업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 사고에 대하여 경영진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문제제기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유효한 방안으로 주주들의 대표소송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1. 이사의 감시의무를 폭넓게 인정하는 주주대표소송 판결

대법원은 최근 대표이사를 상대로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주주대표소송에서, 이사가 적극적으로 위법행위를 지시하거나 관여하였다고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위법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합리적인 내부통제시스템을 갖추지 못하였고 이사가 이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 이사의 감시·감독의무 위반으로 인한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위 사건은 A회사에 흡수합병된 B회사의 주주가 B회사(현재 A회사)의 담합 행위로 인하여 B회사에 부과된 과징금 상당의 손해에 관하여 당시 B회사의 대표이사에게 이를 배상할 것을 청구한 주주대표소송으로, 원심은 대표이사가 “담합행위에 관여했거나 위법행위임을 알면서 감시의무를 다하지 않고 방치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주주인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가 대표이사로서 이 사건 담합행위를 지시하거나 관여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인정하면서도, “B회사에서 지속적이고도 조직적인 담합이라는 중대한 위법행위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대표이사인 피고가 이를 인지하지 못하여 미연에 방지하거나 발생 즉시 시정조치 할 수 없었다면, 이는 회사의 업무집행과정에서 중대한 위법·부당행위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통제하기 위한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거나 그 시스템을 구축하고도 이를 이용하여 회사 업무 전반에 대한 감시·감독의무를 이행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외면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그리고 “피고가 내부통제시스템으로 구축하였다고 주장하는 내부회계관리제도는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른 회계정보의 작성과 공시를 위한 것으로 대체로 회계 분야에 한정되어 있고, 2003년 제정한 윤리규범은 임직원의 직무수행에 관한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지침에 불과하며, 그 밖에 주장하는 사외이사·감사 선임 및 운영, 이사회를 통한 의사결정 등은 가격담합 등 위법행위를 사전에 방지하고 위법행위가 의심되거나 확인되는 경우 이에 관한 정보를 수집·보고하고 나아가 위법행위를 통제하는 장치로서 기능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대표이사인 피고가 이 사건 담합행위를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였고 임원들의 행위를 직접 지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는 그 책임을 면할 수 없고, 위와 같이 피고가 대표이사로서 마땅히 기울였어야 할 감시의무를 지속적으로 게을리한 결과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였다면 피고는 이에 대해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하며 대표이사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을 파기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이사의 감시의무를 보다 넓게 인정하는 법원 판결의 경향에 따라, 회사에 손해가 발생한 상황에서는 그 이사들의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며 회사 주주들로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대표소송을 제기할 유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 국민연금의 대표소송 관련 동향

이와 더불어, 최근 국민연금의 행보는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대표소송 제기를 사실상 예고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주목 받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2018. 7. ‘수탁자책임에 관한 원칙(스튜어드십코드)’을 도입하면서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이하 “수탁자지침”)을 마련하고 대표소송의 요건과 기준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였습니다. 다만 그 이후에도 국민연금이 실제 그 투자기업들을 상대로 대표소송을 제기한 경우는 없었으며, 시민단체들을 주축으로 연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목소리가 이어져 왔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21. 12. 국민연금이 2~30여개 기업들을 상대로 주주가치 훼손 사건들의 사실관계를 문의하는 비공개 서한을 발송한 사실이 알려지고, 같은 달 국민연금이 대표소송 의사결정 주체를 변경하는 수탁자지침 개정안을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 상정하면서, 국민연금이 본격적으로 대표소송을 비롯한 주주권 행사를 제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위 수탁자지침 개정안은 상법 개정으로 도입된 다중대표소송 제도를 반영함과 동시에 기존에는 대표소송 제기 여부를 국민연금 내 기금운용본부(투자위원회)가 원칙적으로 결정(단, 판단이 어려운 경우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이하 “수책위”) 재적위원 1/3 이상이 회부를 요구한 경우 수책위에서 결정하던 것을, 향후 소송 관련 실무는 기금운용본부가 담당하되 소송제기의 의사결정은 수책위가 담당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개정안에 대해서 보건복지부는 수탁자지침 개정은 적시성 있고 일관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서, 기금운용본부의 사전 검토 등 엄격한 절차를 통해 대표소송의 남용을 방지할 계획이라는 보도자료을 내기도 하였습니다. 해당 개정 안건은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면서 2021. 12.에 이어 2022. 2. 25. 개최된 기금운용위원회에서도 의결이 보류되었습니다만, 별도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논의를 진행한 다음 다시 논의하기로 결정한 만큼 향후 그 진행 경과를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최근 일반 주주들과 국민들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요구 경향과, 정부 및 국민연금의 동향에 비추어 각종 기업활동에 대한 경영진의 문책 요구 및 기업들을 상대로 한 대표소송이 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과 기관투자자, 시민단체의 대표소송 관련 계획과 움직임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대표소송 등이 제기되었을 때 내부회계관리제도 구축 등 만으로는 임직원의 위법행위 방지를 위한 이사의 감시, 감독의무를 다했다고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각종 사건, 사고에 대비한 경영진의 의무와 책무를 다하기 위하여 보다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정보보고시스템 및 내부통제시스템의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현덕 변호사 (hdcho@kimchang.com)

홍민영 변호사 (myhong@kimchang.com)

김용상 변호사 (yongsang.kim@kimchang.com)

서진호 변호사 (jinho.suh@kimchang.com)

전영익 변호사 (YeongIk.Jeon@kimchang.com)



종합법무관리솔루션

관련 법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