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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법조계·법학계, "검수완박 반대" 한 목소리

전국지검장들, 합리적 개선방안 마련해달라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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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입법 추진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검찰을 비롯한 법조계가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왼쪽은 12일 대검청사에 출근하는 김오수 검찰총장. 오른쪽은 같은날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박홍근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이 한 달도 남지 않은 문재인정부 임기 내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추진키로 하자 법조계와 법학계가 일제히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범죄 대응은 물론 국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형사사법시스템을 신중한 검토도 없이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검·경 수사권 조정 등 형사사법시스템을 수술해 시행한 지 1년 밖에 안 된데다 부작용과 문제점에 대한 보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또다시 수사절차의 근간을 흔드는 것은 국민에게 혼란과 피해를 줄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예결특위 전체회의장에서 정책의원총회를 열고 권력기관 2단계 개편을 위해 검찰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해 4월 중 입법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또 공수처 조직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검찰과 경찰 국가수사본부의 수사기능을 이관받을 기관을 신설하기로 했다. 검찰에서 수사권을 박탈하고 향후 경찰 수사기능도 떼 새로운 수사기관을 창설, 주요 수사업무를 전담케 하겠다는 것이다<관련기사 3면>.


민주당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법안 당론 채택에


앞서 지난 7일 민주당 출신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박성준 민주당 의원과 자리를 바꿔 국회 법제사법위원으로 사보임 하는 방식으로 안건조정위 구성을 바꾼 것이 이 같은 검수완박 입법 추진을 위한 선행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검찰에는 비상이 걸렸다. 대검찰청(총장 김오수)은 8일 고검장 회의, 11일 전국 지검장 회의를 잇따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전국 지검장 회의에서 여당의 검수완박 추진에 대한 강경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검찰 수사기능이 폐지된다면 검찰총장 직무를 수행할 의미가 없다"며 직을 걸었다. 김 총장은 12일 민주당 의원이기도 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긴급 면담해 검찰 수사 전면 폐지의 문제점과 요청 사항을 전달했다.

 

전국 지검장들은 11일 회의 직후 "검찰의 수사기능을 전면 폐지하게 되면 사법정의와 인권보장을 책무로 하는 검찰의 존재 의의가 사라지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한 피해는 국민들께 돌아갈 수 있다"며 "국회에서 형사사법제도개선특위(가칭)를 구성해 검찰 수사 기능 뿐만 아니라 형사사법제도 제반 쟁점에 대한 합리적 개선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전국 지검장들 역시 김 총장과 함께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법조계

 “야당 일방적 추진은 형사사법체계 망쳐”


법조계와 법학계도 거대 여당의 밀어붙이기식 졸속 입법 추진에 한 목소리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충분한 검토 없는 일방적 추진은 형사사법체계를 망친다"는 것이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종엽)는 12일 '국민의 권익보호를 외면하는 극단적 검수완박을 반대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검수완박은 국가의 형사사법체계를 다시 설계하는 중대 사안으로 형사사법 전반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국민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하는 만큼 정권 교체기에 서둘러 추진할 사안이 아니라는 점에서 분명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변협은 "민주국가의 제도 개혁은 그 개혁이 '국민'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이익을 가져오는지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할 때 정당하다"면서 "특히 국민의 기본권 제한 및 권익보호에 관한 제도의 틀인 형사사법제도는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법학계 

“충분한 논의·공론화 과정 반드시 거쳐야”

 
이어 "경찰이 대부분의 형사사건을 수사하고 검찰은 6대 중요범죄만을 수사하는 내용으로 검·경 수사권이 조정된 지 1년여가 지났는데, 기대와 달리 사건 처리 지연, 사건 적체, 고소장 접수 거부, 타 경찰관서로 사건 넘기기 등으로 국민의 불편은 커졌다"며 "앞서 이뤄진 제도 개혁이 기대와 달리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이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혁을 추진함이 옳은데도 전문가와 법률가단체의 의견을 경청하거나 충분한 논의도 거치지 않은 채 검수완박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명분도 없고 국민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으며 오히려 상당기간 형사사법 시스템에 큰 공백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형사사법제도가 시행된 지 1년여가 지난 지금은 검·경 수사권 조정의 시행 결과를 정확히 점검하고, 그 과정에서 드러난 국민 불편 해소와 권익보호, 주요 권력형 범죄 대응 등 문제점의 개선에 집중할 때"라며 "검수완박은 형사사법 전반에 걸친 충분한 검토와 국민적 합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하는 문제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했다.


한국법조인협회(회장 김기원)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형사사법체계의 문제점을 해결해야 하지만 수사·기소 독점이 핵심 문제는 아니다"며 "배심제나 디스커버리제도 등 국민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대안을 정교하게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각종 법학회 전·현직 학회장인 원로 형사법학자 12명(강동범 한국형사판례연구회장, 김재봉·김성돈·박광민 전 한국형사법학회장, 송광섭·오경식 전 한국비교형사법학회장, 심희기 전 법과사회이론학회장, 오영근 전 한국피해자학회장, 이상원 전 한국형사소송법학회장, 이진국 한국형사법학회장, 조균석 전 한국형사판례연구회장, 정승환 고려대 로스쿨원장)도 12일 연대 성명을 내고 "검수완박은 국가 형사사법체계 근간을 변경하는 것이므로 문제점과 보완책이 완벽하게 마련됐다고 확신할 수 있는 단계에서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며 "학계·실무계 전문가들의 충분한 논의와 공론화 과정을 거칠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형사사법시스템 변경 

신중한 검토없이 추진 비판 

 
한국형사소송법학회(회장 정웅석)는 11일 성명을 통해 "진지한 연구와 토론, 국민적 합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추진에 반대했다. 형사소송법학회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형사법 체계를 가진 대부분의 선진국이 검찰의 수사권을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보 성향 변호사 단체인 민변 사법센터도 12일 '검찰개혁은 계속되어야 하나, 국민에게 불편을 끼쳐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조직적으로 분리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에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경찰의 수사능력·통제장치 등 여러가지 검토가 필요하다"며 급박한 입법 추진에 반대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도 "검찰개혁 관점에서 수사·기소 분리는 논의될 수 있지만, 수사권 조정에서 드러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다양한 이해관계를 포괄하는 영역인 만큼 충분한 논의와 협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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