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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근 사직서 부당 반려 사건’ 수사 어찌 됐나

법조계, 새 정부 출범전후 수사 속도 붙을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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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임성근(58·사법연수원 17기)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사표 수리 과정에서 탄핵 거래 의혹과 거짓 해명 의혹 등으로 고발된 김명수(63·15기) 대법원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국회 거짓답변 제출과 관련된 허위공문서작성 혐의 등을 제외하고는 수사가 지지부진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새 정부 출범을 전후해 관련 수사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하고 있다.

8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이선혁)는 정치권에서 탄핵소추를 추진한다는 이유로 임 전 부장판사의 사표 수리를 거부하고 이와 관련해 국회에 거짓해명을 한 혐의로 지난해 2월 고발된 김 대법원장 사건에 대한 결론을 1년 2개월째 내리지 못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수사팀은 임 전 부장판사와 김인겸(59·18기)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 등에 대한 서면조사를 통해 사직서 반려 과정을 둘러싼 김 대법원장의 거짓해명과 관련한 혐의에 대한 조사는 상당 부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대법원장이 거짓해명이 담긴 문서를 법원행정처 직원으로 하여금 국회에 제출하도록 해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등에 직접적인 개입을 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는 조사가 답보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법원장을 상대로 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金대법원장 거짓 해명

작년 2월 시민단체서 고발


이 사건은 지난해 2월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회장 이재원) 등 시민단체들의 고발이 있은 후 같은 해 3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됐다.

한변은 당시 "김 대법원장이 임 전 부장판사가 사의를 표명하며 사직서를 제출했을 때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이유없이 사직서를 장기간 수리하지 않았고 또 이와 관련한 국회의 해명 요청에 거짓서면을 대법원 명의로 작성해 제출했다"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의 혐의로 김 대법원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2021년 2월 1일 판사 출신인 이탄희(44·34기)·이수진(53·31기)·최기상(53·25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을 중심으로 국회에서 임 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 움직임이 제기되면서 김 대법원장이 당시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사표를 제출한 임 전 부장판사에게 국회의 탄핵 움직임 등을 이유로 사표를 반려했는지를 놓고 당사자 간 주장이 엇갈렸다.

김 대법원장 측은 의혹이 불거지자 같은 달 3일 "임 부장판사의 요청으로 2020년 5월 말 김 대법원장이 임 부장판사와 면담을 했고 그 자리에서 임 부장판사의 건강 문제와 신상에 관한 얘기가 오간 것은 사실이나, 임 부장판사가 김 대법원장에게 정식으로 사표를 제출한 것은 아니다"라며 "당시 김 대법원장이 임 부장판사에게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은 없다"는 취지의 해명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후 임 전 부장판사 측이 김 대법원장과의 대화가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상황은 반전했다. 당시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은 "법률적인 것은 차치하고 지금 상황을 툭 까놓고 얘기하면 (정치권에서)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며 국회 탄핵 움직임을 거론하며 임 전 부장판사의 사표 수리를 거부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나 거짓 해명 논란이 불거졌다.

중앙지검 배당

수사착수 1년 넘었지만 ‘지지부진’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한변 등은 김 대법원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1년 넘게 수사가 지지부진하면서 법조계에서는 "대선정국에서 검찰이 정치권과 대법원의 눈치를 보며 판단을 미루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이 사건은 녹취록이라는 확실한 물증이 있다"며 "대법원이 언론에 배포한 내용과 국회에 제출한 답변 등 공식적인 자료들과 이 같은 해명에 배치되는 녹취록을 통해 김 대법원장의 혐의를 밝혀내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변호사는 "대선의 시간이 지났다"며 "이제 검찰 등 수사기관도 더이상 대법원과 정치권의 코드 맞추기식 수사를 진행할 이유가 없다. 수사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한 검사는 "허위공문서작성 등 인과관계가 뚜렷하고 증명가능한 물리적 증거가 있는 혐의들과 달리 직권남용 등 일부 혐의들은 여러 참고인들에 대한 조사 절차 등이 필요하다"며 "검찰 입장에서는 가능한 김 대법원장에 대한 혐의를 종합해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이 수사 중인 김 대법원장 관련 다른 사건들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김 대법원장 취임 초인 2017년 불거진 '대법원장 공관 리모델링 예산 전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2년 5개월 째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김 대법원장은 공관 리모델링을 위해 약 4억7000만원의 예산을 임의로 전용한 혐의로 2019년 11월 고발됐다. 이 사건은 서울서초경찰서 수사1과가 담당하고 있다.

본보 취재에 따르면, 최근 경찰은 김 대법원장을 비롯해 당시 공관 리모델링 작업에 참여했던 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기획총괄심의관, 시설관리과장 등에 대해 국고손실죄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하거나 공수처에 재이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미 한 차례 감사원에서 '주의' 요구를 내린 데다 새로운 증거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수사는 여전히 답보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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