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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직원 횡령사고…당신 회사는 안전합니까!?

미국변호사

[2022.03.22.]



- 내부 통제시스템 문제 감사 품질 높여야

- 컴플라이언스 도입은 기업규모 상관 없어… 중견·중소기업도 도입 서둘러야

- 글로벌기업들, 협력업체 선정 때 몇 달 걸쳐 감사해 신뢰도 판단


최근 많은 기업들은 ESG경영을 선언하고 있다. ESG는 단순히 영리행위를 통한 이익을 남기는 경영을 넘어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선 친환경 경영,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경영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ESG경영의 가장 근간이 되는 것이 컴플라이언스(Compliance)다. 간단히 말해 준법경영, 윤리경영이다. 기업에서 구성원 개개인의 준법과 윤리의식 이외에도 개개인이 권한을 남용할 수 없도록 감시하고, 교육하며, 규제하는 시스템을 갖췄을 때 컴플라이언스가 작동한다.


구체적으로 컴플라이언스는 기업내에서는 준법 및 윤리의식 제고와 함께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되어야 한다. 과거 필자가 기업변호사로 일하면서 경험한 사례다. 미국의 글로벌기업 A는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 선정시 해당 협력업체 감사(audit)를 진행하는데, 핵심적으로 보는 것이 해당 기업의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이다. 해당기업이 부정부패를 감시하고, 예방하며, 교육하고, 규제하는 시스템이 얼마나 잘 갖춰져 있는지를 살피는데 몇 달에 걸친 감사를 통해 확인함으로써 신뢰할 수 있는 건전한 파트너인지를 평가한다.



비용 때문에 내부통제 망설이면 회사 문 닫을 수 있어

얼마전 오스템임플란트를 비롯한 여러 회사가 직원들의 횡령·배임 등으로 상장폐지 등의 위기에 직면했음이 알려져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준 일이 있었다. 회사의 자금을 관리하는 재무팀장이 2,215억원(자기자본의 108.18%)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회사 자금을 주식, 부동산 등 개인투자에 사용했고 여기에 재무팀 직원도 방조하는 등 회사 내부의 전반적인 관리시스템이 부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결과 이들 직원들이 회사 내부문건인 은행별 잔액현황을 PDF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해 조작하는 수법으로 회사자금을 횡령했는데, 그 동안 회사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이는 회사 내부의 감시와 관리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으며, 또 전혀 유효하지 않았던 것을 의미한다. 한국제지로 유명한 중견그룹인 해성그룹 계열사인 계양전기의 경우도 재무담당 직원이 2016년부터 6년간 회사자금 245억원을 빼돌려 주식, 코인, 도박에 탕진했는데 해당 직원이 회계장부와 재무제표를 조작해 회사가 인지하지 못했다고 한다.


위 두 사건의 공통점은 장기간 엄청난 금액의 회사자금을 재무부서 직원이 횡령해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있음을 회사가 전혀 몰랐으며, 직원이 내미는 서류만 믿고 어느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사건은 비단 위 두 회사 뿐만 아니라 어느 회사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회사자금, 잔액증명 대신 은행에 직접 조회하는 게 안전

재무부서는 회사 내에서 일반적인 영업이나 관리부서가 아니라 좀더 전문적인 영역의 부서에 속한다. 업무특성상 해당 부서 외에는 내부사정을 확인하기 어렵다. 회사의 조직은 주로 회사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기획부서, 사업의 지원을 돕는 지원부서, 관리부서, 재무부서, 영업부서 등으로 구성되는 게 일반적이다. 회계나 자금관리를 담당하는 재무부서는 회사의 핵심부서이긴 하나 전문적 회계 금융지식이 요구된다는 면에서 업무가 다른 부서와는 크게 다르다. 잘 모르는 다른 부서에서는 관여하거나 내용파악을 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또 수시로 입출금이 발생하고 ‘지급’과 ‘변제’는 회사의 채권채무에 관한 부분이어서 시의성이 요구되므로 입출금이 발생할 때마다 일일이 들여다보거나 감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그 과정에서 단순히 서류만을 확인하게 되는데, 전자결재 등 전자적수단이 활성화된 요즘에는 어떤 서류라도 원본이 아니라 사본한 스캔본을 사용하게 되니 위조나 조작여부를 더 확인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일반적으로 회사는 내부규정(위임전결 규정 등)으로 조직통제를 시행하는데 그러한 내부규정과 서류의 확인이라는 형식적 통제만으로는 직원들의 불법행위를 차단할 수 없다. 보다 근본적인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이 필요하다. 위 두 사건의 경우도 처음에는 작은 금액의 횡령으로 시작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수차례, 수십차례 반복되는 동안에도 회사 어느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자 점점 더 큰 금액의 횡령이 되었을 것이다. 걷잡을 수 없는 정도가 된 지금에서야 비로소 드러나게 되었는데, 기업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회수가능금액이 얼마인지가 중요한 내용이 되었고, 계양전기는 그나마도 탕진해버려 회수가능금액이 거의 없어 보인다. 회사의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사전에 만들어 놓지 못한 대가치고는 너무나 비싼 대가다.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 뿐만 아니라 제대로 운영해야

컴플라이언스 시스템 구축은 기업규모로 도입 여부를 판단할 사안이 아니다.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견, 중소기업도 반드시 갖춰야 하는 필수 프로그램이다. 안정되고 성장성 높은 산업에서 성공한 기업이 내부 시스템 구축을 게을리해 위기를 맞는다면 주주 등 외부투자자들은 그 기업에 안심하고 투자하기 어렵다. 더 나아가서는 그 기업은 신뢰를 잃게 된다. 회사 자체적으로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외부에서 객관적 시선으로 회사의 시스템을 평가하고 위험요소를 찾아 보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만들고 보완하는 것은 낭비가 아니라 기업이 지속하는 기본이자 근간이 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금년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에 관한 대검찰청의 해설서에서는 안전보건의무와 관련해서도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기업의 안전보건의무를 다했다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제 기업의 컴플라이언스는 선택이 아니라 의무적으로 갖춰야 하는 체계가 되었다고 봐야 한다. 컴플라이언스 도입은 불편하고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라 지속가능 한 성장을 위한 필수 시스템이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현수 변호사 (woohyunsoo@barun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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