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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판결] 근로복지공단이 대위할 수 있는 재해근로자의 가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 범위는

'보험급여 중 가해자(제3자)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제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판례 변경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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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복지공단이 산업재해보험금을 재해근로자 측에 지급한 다음 대위할 수 있는 재해근로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범위는 '보험급여 중 재해근로자의 과실 부분 상당액이 제외된 금액'으로 제한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이 나왔다. 이에 따라 재해근로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돼있다면,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액은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산정해야 한다.


가해자의 손해배상채무액의 범위 내에서, 공단이 지급한 보험급여 전액에 대해 재해근로자가 가해자에 대해 갖는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다거나, 손해 발생에 관해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사안에서 재해근로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채권액을 산정함에 있어 먼저 전체 손해액에서 과실상계를 한 다음, 거기에서 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보험급여액 전액을 공제하는 '과실상계 후 공제' 방식을 취했던 종래 대법원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민유숙 대법관)
는 24일 근로복지공단이 한국전력과 전기업체인 A사를 상대로 낸 구상금소송(2021다241618)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사는 2017년 한국전력으로부터 도로 개설에 따른 전송선로 지정이설 공사 중 배전공사 부분을 도급받았다. 통신사로부터 전주 광케이블 철거공사는 B사가 도급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전봇대가 쓰러져 B사 직원인 C씨가 머리를 다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C씨의 유족에게 2억2150여만원을 지급한 뒤 한국전력과 A사를 상대로 2억1190여만원의 구상금 소송을 냈다.


1,2심은 종전 대법원 판례에 따라 피해자의 과실을 먼저 계산해 손해배상금액을 정한 뒤 그 한도 내에서 공단의 부담금을 공제하는 '과실상계 후 공제' 방식으로 계산해 구상금을 정했다. 다만 공동불법행위자의 과실 비율에 대한 판단이 엇갈려 구상금 액수를 다르게 산정했다.

 
상고심에서는 공단이 산재보험법에 따라 재해근로자에 대해 보험급여액을 지급한 다음 대위할 수 있는 재해근로자의 가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범위가 '보험급여 전액'이 아닌 '보험급여 중 재해근로자의 과실 부분 상당액이 제외된 금액'으로 제한되는지 여부였다.


대법원은 이번 전합 판결을 통해 대법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그 범위는 가해자의 손해배상액을 한도로 해 지급한 보험급여액 중 가해자의 책임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지급한 보험급여액에서 재해근로자의 과실 비율 상당액을 공제한 금액)으로 제한되고 △손해 발생에 관해 재해근로자 자신의 과실이 경합된 사안에서 공단으로부터 보험급여를 지급받은 재해근로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채권액은 전체 손해액 중 지급받은 보험급여액과 같은 성질의 손해액에서 '먼저 보험급여액을 공제'한 다음 '나머지 손해액에 대하여 과실상계'를 하는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예컨대 30%의 과실 책임이 있는 재해근로자가 1000만원의 손해를 입었고 근로복지공단이 유족급여로 800만원을 지급했다면, 종래 대법원 입장인 '과실상계 후 공제설'을 적용할 경우 재해근로자의 가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액은 0원[(1000만 원 × 70%) - 800만 원]이 된다. 이때 공단의 구상권의 범위는 손해배상채권액 700만 원의 한도 내에서 지급한 유족급여액 전액인 700만원이다.


반면 이번 전합 판결처럼 '공제 후 과실상계설'을 적용하면, 재해근로자의 가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액은 140만원[(1000만 원 - 800만 원) × 70%]이다. 이 경우 공단의 구성권 범위는 손해배상채권액 700만원의 한도 내에서 기지급한 유족급여액 800만원 × 70%인 560만원이 된다.

 
재판부는 "공단이 가해자의 불법행위로 재해근로자에게 보험급여액을 지급한 다음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에 따라 재해근로자의 가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는 범위는 제3자의 손해배상액을 한도로 해 '보험급여 중 재해근로자의 과실비율 상당액을 공제한 금액(= 보험급여액 중 제3자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제한된다"며 "따라서 보험급여액 중 재해근로자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공단이 재해근로자를 대위할 수 없으며 공단이 최종적으로 부담한다"고 밝혔다.


이어 "산재보험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재해근로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액은 보험급여와 같은 성질의 손해액에서 먼저 보험급여를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를 하는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산업재해가 산재보험 가입 사업주와 제3자의 공동불법행위로 발생한 경우에도 제3자의 손해배상액을 한도로 해 보험급여 중 제3자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제한되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다만 순환적인 구상소송을 방지하는 소송경제적인 목적 등에 따라 공단은 제3자에 대해 산재보험 가입 사업주의 과실 비율 상당액은 대위행사 할 수 없다는 원칙(2000다62322)은 여전히 타당하므로, 공단은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에 따라 '보험급여에서 재해근로자의 과실비율 상당액을 공제'한 다음, 여기서 다시 '재해근로자가 배상받을 손해액 중 가입 사업주의 과실비율 상당액을 공제한 차액'에 대해서만 재해근로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산재보험법의 연혁, 입법 목적 및 산재보험제도의 법적 성격을 고려하면 재해근로자의 손해가 전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보험급여 중 재해근로자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은 공단이 부담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3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보험자 대위와 관련해 비슷한 취지로 판단한 바 있다. 당시 대법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가해자에 대한 피해자의 손해배상채권을 대위하는 경우와 관련해 대위 행사 범위에 대해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변경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과 관련해 "산재보험법의 존재 의의 및 목적에 부합하도록 재해근로자의 손해보전 범위를 확대해 재해근로자를 두텁게 보호하고 산재보험이 대처하는 부분을 넓혀 산업의 안정적 발전에 기여하게 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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