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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변호사·교수, 기업 사외이사 진출 활발

“여성 이사 필수”…개정 자본시장법 8월 시행 선제 조치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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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주총 시즌'을 맞아 기업들이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에 돌입한 가운데 여성 법조인들의 사외이사 진출이 크게 늘고 있다. 오는 8월부터 여성 이사 선임 확대를 요구하는 개정 자본시장법이 시행될 예정인데, 기업들이 이에 대한 선제적인 조치로 여성 법조인들을 중용하고 있는 것이다. 법조계는 여성 법조인들의 사외이사 진출 확대가 기업의 경영 투명성 확보는 물론 준법경영 확대 기조에 크게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여성 법조인들의 역량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윤정·최혜리·이지수·황덕남·송수영 변호사 등

 취임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DART) 등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이윤정(54·사법연수원 28기)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선임했다. 삼성증권과 롯데하이마트는 최혜리(57·23기) 법무법인 산지 변호사를, 현대중공업지주는 이지수(58·17기)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롯데제과는 황덕남(65·13기) 변호사를, 우리금융지주는 송수영(42·39기)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거나 선임을 앞두고 있다. 정보통신기술 및 조세 분야에서 맹활약 하고 있는 곽정민(45·37기) 클라스 변호사는 지난 1월 코스닥에 상장된 하인크코리아 사외이사로 취임했다.


인하우스카운슬포럼(IHCF) 전임 회장인 양재선 율촌 외국변호사(미국)는 이달 메리츠자산운용 사외이사로, 지난해 12월에는 핀테크와 개인정보 분야 전문가인 강현정(45·35기)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에스케이쉴더스 사외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이들 두 회사는 비상장 회사라 개정 자본시장법의 영향을 받지 않지만 여성 임원 비율을 늘려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최근 기업 트렌드가 반영된 사례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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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로스쿨 교수들의 진출도 돋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강정혜(58·21기) 서울시립대 로스쿨 교수를, LG이노텍은 이희정 고려대 로스쿨 교수를, LG생활건강은 이우영 서울대 로스쿨 교수를, 현대중공업은 박현정(47·32기) 한양대 로스쿨 교수를, 신세계는 최난설헌 연세대 로스쿨 교수를, 한화손해보험은 김정연(42·1회)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를, CJ는 한애라(50·27기)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를, SK이노베이션은 김태진(50·29기) 고려대 로스쿨 교수를 각각 사외이사로 선임했거나 선임할 예정이다.


여성 변호사와 법학교수들의 사외이사 진출이 크게 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개정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때문이다.

 

강정혜·이희정·이우영·한애라 등 

로스쿨교수도 선임


'이사회의 성별 구성에 관한 특례'를 규정한 개정 자본시장법 제165조의20은 '최근 사업연도말 현재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주권상장법인의 경우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의 이사로 구성하지 아니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 조항은 2020년 2월 4일 신설돼 같은 해 8월 5일부터 시행됐다. 다만 개정법 부칙에 2년의 유예기간을 부여하는 경과조치를 뒀다. 따라서 이사회 이사 전원을 남성으로만 구성했던 기업들은 올 8월 5일까지 반드시 1명 이상의 여성 이사를 선임해야 한다. 이에 12월 결산 법인인 대부분의 상장사들이 본격적인 개정법 시행에 앞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여성 사외이사 선임에 서둘러 나서고, 이 과정에서 여성 법조인들이 중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법조계 안팎에서는 양성평등 정책은 물론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ESG 경영에도 부합하는 바람직한 변화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법조계 

“양성평등·ESG 경영이어 바람직한 변화”

 평가


한기정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은 "여성 교수의 이사회 진출은 ESG 문화 확산에 따라 기업 지배구조 변화의 주요 현상 중 하나로 볼 수 있다"며 "남성 중심의 현 기업 이사회 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양재선 전 IHCF 회장은 "대표적인 의결권자문사인 ISS와 글래스 루이스(Glass Lewis) 양사가 기관투자자들을 위해 발간한 2022년 의결권행사지침에 공통적으로 포함된 제1의 원칙이 바로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Board/Gender Diversity)"이라며 "국내 주요 기업 이사회에 법조인 등 여성 전문가들이 참여해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는 것은 ESG 경영 방침에 정확히 부합하며 이는 비단 국내만이 아닌 세계적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한 로스쿨 교수는 "이사회 구성의 여성 참여 확대 등 다양성 확보는 사회 구성원의 대표성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며 "대기업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여성 임원을 배출하고 여성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최근 강조되는 ESG 경영과 준법경영 문화에 비춰볼 때 여성 법조인 참여 증가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했다.

 

“대상 기업 등기임원 중 5.7% 불과 

여전히 낮은 수준”


다른 로스쿨 교수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의 전체 등기임원 중 여성은 약 5.7%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점진적으로는 유럽의 많은 국가들처럼 일정 비율 이상의 참여를 요하는 쿼터제 도입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여성 사외이사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자본시장법의 영향이 크지만, 그 중 법조인의 비율이 증가하는 것은 중대재해처벌법 등 기업 관련 법률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사회 내 여성 법조인들의 역할은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보이고 이는 결국 준법경영 확산 등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또다른 변호사는 "개정법을 위반했다고 제재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이사회 구성이 위법하게 됨에 따라 그 이사회 결의의 효력이나 업무 효력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이사회 구성의 성별 다양화를 법률로까지 규정해 의무화하는 것은 기업의 자율성 등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비판도 있다"고 말했다.

 

 


안재명·홍수정 기자   jman·soo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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