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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사람] "피해자에게도 반드시 변호사가 필요합니다"

‘국내 1호’ 피해자국선전담 신진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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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형사소송법 구조는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에 경도돼 있습니다. 실제로 범죄피해자는 설 자리가 없습니다. 피고인에게는 여러 권리보호 장치가 마련돼 있는데 피해자는 절차에서 배제돼 있다시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자에게 법률적인 조력을 할 수 있는 변호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수사와 재판단계에서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천지 차이입니다."

서울보라매병원 내 해바라기센터에서 피해자국선전담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신진희(52·사법연수원 40기·사진) 변호사의 말이다. 그는 현재 서울 지역 병원(해바라기센터)에서 근무하는 유일한 피해자국선전담변호사다. 신 변호사는 피해자국선전담변호사가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검찰에서 

음란물사범 교육조건부 기소유예 허다

 

"2012년 성폭력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가 도입된 후 대한변호사협회에서 관련 교육을 신청하라는 공문을 받았습니다. 이 때 신청해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2012년 4월 20일 첫 사건을 맡았습니다. 한 아이가 친부의 지인으로부터 수년에 걸쳐 성폭력을 당했는데 친부는 사건을 무마하려 했고 가해자와 합의를 보려고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저는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다했습니다. 아이를 직접 입원시키고 주치의 면담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가해자는 구속 기소돼 징역 10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이후 2013년 법무부가 처음으로 피해자 국선전담변호사를 뽑겠다고 해서 지원했는데 이때 '1호'로 선발돼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습니다."

신 변호사는 연간 200여건의 사건을 맡는다. 피해자가 여럿이라도 1건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실제 담당하는 피해자는 200~300명에 이른다. 그가 담당한 대표적인 사건은 2019년 만민중앙교회 여신도 성폭력 사건과 재작년 세상을 경악케 했던 '박사방' 사건 등이다. 신 변호사는 박사방 피해자 수십여명을 지원했고, 개명과 주민번호 변경까지 도왔다. 그는 디지털성범죄의 심각성에 관해 "기존의 성범죄와 양상을 달리하며 점점 진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번 피해가 발생하면 전세계로 퍼지게 됩니다. 아무리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차단하고 삭제를 해도 국외에 서버가 있는 경우 방법이 없습니다. 그야말로 사회적 살인이며 (피해자는) 평생 지옥에서 사는 것입니다. 지금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개정돼 소지, 시청 행위도 처벌 대상이 되지만 정작 검찰에서 음란물사범에 대한 교육조건부 기소유예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엄단해야 디지털성범죄를 뿌리 뽑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2차 성폭력 피해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


신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가 19세 미만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진술이 수록된 영상물을 조사과정에 동석했던 신뢰관계인의 인정만으로 재판에서 곧바로 증거로 쓸 수 있도록 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조항은 위헌이라고 결정(2018헌바524)한 것에 대해 "앞으로 2차 피해를 어떻게 방지할 것인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치 증거보전 절차가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처럼 말하기도 하지만 피고인이 재판과정에서 피해자를 증인으로 신청해 부를 수도 있고, 피의자가 특정이 되지 않는 때도 있어 바로 증거보전이 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증거보전으로 모든 게 해결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최근 수원고법에서 '찾아가는 영상재판'으로 입원한 피해자를 찾아 증인신문을 실시했다고 들었습니다.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신 변호사는 "아동·청소년부터 장애인에 이르기까지 피해자 지원 대상은 점점 늘어나는 데 반해, 지원의 환경은 안 좋아지고 있다"며 자신이 일하고 있는 해바라기센터에 대해서도 국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해바라기센터에서는 적시에 피해자에 대한 의료지원과 수사지원, 법률지원이 모두 가능합니다. 하지만 병원의 협조 없이는 유지가 어렵고 수익을 창출하는 기관이 아니다보니 공간과 예산을 할애한다는 것이 수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서울 내 해바라기센터가 몇 군데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피해자 지원 환경이 점점 열악해지고 있어 큰 일입니다. 앞으로 꾸려질 새 정부에서 많이 신경을 써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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