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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법원행정처

(단독) 법원, 어이없는 ‘인사사고’… 잇따라 취소 발령

제주지법 판사 2명 광주고법 제주원외재판부 발령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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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법관 정기인사 때 부적절한 인사가 이뤄져 대법원이 인사명령을 취소하는 등 혼선이 빚어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 안팎에서는 전대미문의 인사 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김명수 코트(court)가 추진한 사법행정 비(非)법관화 방침 등에 따라 법관 인사업무를 담당하는 법원행정처 인사심의관실이 법원 직원 중심으로 개편된 데 따른 예견된 사고라는 비판도 나온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달 21일자로 단행된 지방법원 부장판사 이하 법관 813명에 대한 정기인사 때 제주지방법원에서 근무하던 판사 두 명이 상급법원인 광주고법 제주원외재판부로 전보 발령이 났다.


‘전심관여’ 문제 필연적 발생

사전에 살피지 못해


제주지법은 대법원 인사명령을 기초로 광주고법 제주원외부 사무분담을 정하다가 곤란한 점을 발견했다. 두 판사 모두 그동안 제주지법에서 합의부 배석으로 근무했기 때문에 이들이 광주고법 제주부에서 근무하게 되면 자신들이 재판한 1심 사건의 항소심 재판부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이른바 전심관여(前審關與) 문제가 발생하는데, 재판 진행에 큰 차질이 빚어진다.

전심관여란 상소된 사건의 전심에서 판결의 합의나 작성에 관여한 법관은 상소심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해 재판의 공정성과 심급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이다.

민사소송법 제41조 5호는 다른 법원의 촉탁에 따른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관이 불복사건의 이전 심급의 재판에 관여했을 때에는 직무집행에서 제척하도록 하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17조 7호도 법관이 사건에 관해 전심재판 또는 그 기초가 되는 조사와 심리에 관여한 때에는 직무집행에서 제척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전보 인사명령 취소

다시 제주지법으로 전보발령


이들 두 명의 판사가 단독재판부가 아닌 합의부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상급법원인 광주고법 제주원외부로 전보되면 전심관여 문제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도 법원행정처가 미리 살피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결국 제주지법은 "2021년 사무분담과의 관계상 광주고법 제주원외부 사무분담을 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건의를 법원행정처에 올렸고, 행정처는 검토 후 두 명의 판사에 대한 전보 인사명령을 취소하고 다른 두 명의 판사를 새로 제주원외부로 전보발령했다.

또 법관 정기인사에서 대구지법에 근무하던 A판사는 의정부지법으로 전보 발령이 났지만, 새 임지로 이동하지 않고 계속 대구지법에서 근무하고 있다. A 판사가 인사를 앞두고 인사희망원을 '전보 희망'에서 '전보 불희망'으로 변경했는데, 이 과정에서 행정 착오로 변경이 누락돼 이를 정정하기 위해 결국 전보 인사발령이 취소된 것이다.

 

‘전보 불희망’ 변경을 행정착오로 누락

발령 취소도


법원 안팎에서는 전례를 찾기 힘든 인사 참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부장판사는 "인사 발령이 났는데도 이동하지 않고 전임 법원에 계속 근무하는 사례는 듣도 보도 못했다. 전심관여 문제 등을 체크하는 것은 인사를 단행할 때 기본 중의 기본"이라며 "법원행정처 비법관화를 추진하면서 법관 인사를 담당하는 인사심의관실에서조차 판사들을 빼버리니 이런 문제를 제대로 체크하지 못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른 판사도 "일반 직원이 세심하게 신경쓰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판사를 심의관으로 뒀던 것인데 결국 그 공백이 빚어낸 혼란"이라며 "법원행정처 비법관화를 추진하면서 법관 보직 인사를 다루는 사법행정자문회의 법관인사분과위원회를 만들었지만, 결국 위원회의 사후 검토에서도 이런 문제점을 발견 못했다는 것이고, 이는 위원회만으로는 안 된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인사업무 비법관화 개편 따른 예고된 참사” 

비판 


2018년 3월 법원행정처 인사총괄심의관실에는 총괄심의관과 제1심의관, 제2심의관, 기획심의관 등 4명이 근무하고 있었는데 모두 판사들이었다. 그러다 2020년 3월 인사총괄심의관실의 판사 보직 심의관 두 자리가 한 자리로 줄고 기획심의관이 폐지됨에 따라 이후 인사총괄심의관실에 판사는 인사총괄심의관, 인사심의관 등 2명만 남게 됐고 여기에 비법관인 일반직원 3명이 투입돼 5인 체제로 변경됐다.

그런데 2021년 2월 정기인사에서 인사심의관 자리가 사라지면서 부장판사급인 인사총괄심의관 1명과 인사담당관 3명으로 구성된 4인 체제로 바뀌었다. 인사총괄심의관을 제외하고는 모두 일반직원이다. 지난 2월 법관 정기인사는 인사총괄심의관실 심의관에 평판사가 한 명도 없는 상태에서 단행된 첫 법관 인사였다.

대법원은 인사총괄심의관실에 평판사 출신 심의관이 없어 불편 등이 많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결국 올해 법관 정기인사에서 법원행정처 인사심의관 가운데 한 명을 판사로 보임했다. 이로써 인사총괄심의관과 인사심의관 1명이 판사이고, 나머지 인사담당관 3명이 일반직원인 5인 체제로 또다시 개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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