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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회생의료법인에 대한 M&A 과정에서, 인수인이 무상출연 및 자금대여의 조건으로 그 의료법인의 임원추천권을 갖는 내용의 운영권 양도계약이 의료법 제51조의2에 반하는지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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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제의 소재

의료법인에 대한 회생절차에서,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크다는 점이 명백할 경우에도, 해당 의료법인은 회생절차에서의 M&A 절차를 통하여 영업을 재건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경우가 많다. 의료법인에 대한 인수를 희망하는 자는, 비영리법인이라는 의료법인의 특성상 통상의 주식회사에서의 유상증자 등에 참여하는 방식이 아닌, 무상출연 및 자금대여 방식을 취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이러한 경우 통상 회생계획안에 인수인이 의료법인의 이사에 대한 추천권한을 가지는 내용을 기재하게 되고 그럼으로써 인수인은 회생계획안 인가 이후 그 추천권을 행사함으로써 의료법인에 대한 운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그런데, 임원 선임과 관련된 금품 등 수수를 금지하는 내용의 의료법 제51조의2가 신설되면서 위와 같은 내용의 운영권 양도계약 내지 회생계획안이 위 의료법 제51조의2에 반하는 것인지가 문제되고 있다.


2. 의료법 제51조의2의 신설 및 그 입법취지

의료법 제51조의2는 '누구든지 의료법인의 임원 선임과 관련하여 금품, 향응 또는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주고받거나 주고받을 것을 약속해서는 아니된다'(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조항은 2019년 8월 27일 신설되어 시행되었다. 이 사건 조항에 대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12716, 김상희 의원 대표발의)의 제안이유에는 '최근 의료법인 A 의료재단의 회생절차에서 상법상 주식회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어 무상출연 및 자금대여의 조건으로 의료법인의 임원추천권을 갖게 되어 사실상 의료법인 임원 지위에 대한 매매가 이루어지는 등 의료법인의 공공성에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으므로, 임원 선임과 관련한 금품 제공을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3. 검토
가. 법해석의 목표와 원칙

법해석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법적 안정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타당성을 찾는 데 두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능한 한 법률에 사용된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하게 해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나아가 법률의 입법 취지와 목적, 그 제·개정 연혁, 법질서 전체와의 조화, 다른 법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는 체계적·논리적 해석방법을 추가적으로 동원함으로써, 앞서 본 법해석의 요청에 부응하는 타당한 해석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6다81035 판결).

나. 이 사건 조항의 문언은 운영권의 사적 유상 양도계약을 금지하는 사회복지사업법 제18조의2의 문언을 그대로 따온 것임

이 사건 조항은 이미 2017년 10월 24일 신설되어 시행 중인 사회복지사업법 제18조의2의 문언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종래 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0도16681 판결은 '사회복지법인 운영권의 유상 양도를 금지·처벌하는 입법자의 결단이 없는 이상 사회복지법인 운영권의 양도 및 그 양도대금의 수수 등으로 인하여 향후 사회복지법인의 기본재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거나 사회복지법인의 건전한 운영에 지장을 초래할 경우가 있다는 추상적 위험성만으로 운영권 양도계약에 따른 양도대금 수수행위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나 형벌법규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는 전제 하에 사회복지법인의 운영권을 양도하고 양수인으로부터 양수인 측을 사회복지법인의 임원으로 선임해 주는 대가로 양도대금을 받기로 하는 내용의 '청탁'이 배임수재죄의 성립 요건인 '부정한 청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배경 하에 사회복지법인의 공공성 등을 강화하기 위하여 사회복지법인의 운영권을 보유하고 있는 양도인이 법인의 임원을 변경하는 방식을 통하여 법인의 운영권을 양수인에게 이전하고 그 대가로 양수인으로부터 운영권 양도에 상응하는 금전을 지급받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운영권의 사적 유상 양도계약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에 형사처벌을 하는 위 사회복지사업법 조항이 신설되었다.

이 사건 조항의 문언이 위 사회복지사업법 규정과 동일하다는 점에서 이 사건 조항의 통상적인 문언도 의료법인의 운영권을 보유하고 있는 자가 이사 임면 등을 통한 운영권 양도의 대가로 금품 등을 제공받는 것을 금지하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다. 의료법인에 대한 회생절차에서 무상출연 등의 대상은 운영권자가 아니라 의료법인 자체이므로 이에 이 사건 조항이 적용된다고 볼 수 없음

의료법인의 인수인은 회생의료법인 자체에게 무상출연 등을 하고 이사의 임면권을 가지게 되는 것일 뿐, 그 운영권을 지닌 이사장이나 관리인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해당 의료법인은 그 무상출연 등으로 제공된 자금을 법원의 엄격한 감독 하에 회생채권 등의 변제에 사용하게 된다는 점에서 운영권 양도의 대가가 사적 이익으로 귀속되는 운영권 유상 양도계약의 일반적인 모습과는 매우 다르다. 따라서, 이러한 회생절차 내에서의 무상출연 등을 통한 운영권 인수가 이 사건 조항이 금지하는 운영권 유상 양도계약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라. 이 사건 조항이 의료법인 회생절차의 M&A에도 적용된다면 한계의료법인의 회생의 길은 사실상 봉쇄됨

만약, 이 사건 조항이 의료법인 회생절차에서의 M&A 절차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면, 한계에 직면한 의료법인의 경우에는 M&A 자체가 아예 불가능해질 수 있다. 의료법인 등 비영리법인을 회생절차에서 인수하려고 하는 사람은 비영리법인의 운영권 취득을 전제로 무상출연 등의 방식으로 투자하게 되는데, 만약 이 사건 조항의 적용으로 운영권 취득이 불가능하다면, 그에 대한 무상출연 등에 나설 인수인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는 비영리법인도 회생절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의 규정을 유명무실화하고, 파탄에 직면해 있는 채무자의 효율적인 회생의 도모라는 채무자회생법의 기본목적에 반하는 결과를 낳을 우려가 있다.

마. 적어도 다른 비영리법인이 채무자 의료법인을 인수하는 것은 의료법인의 공공성에 위해를 끼칠 가능성이 낮음

영리법인이 아닌 다른 의료법인과 같은 공공성을 지닌 비영리법인이 회생의료법인을 위와 같은 방식으로 인수하는 것은 의료법인의 공공성에 반할 소지가 현저히 낮거나 없다는 점에서 비영리법인의 비영리법인에 대한 인수를 금지할 필요는 적다. 나아가 영리법인의 경우에도, 영리법인이 의료법인의 운영권을 보유하게 됨으로써 의료법인의 공공성에 미칠 수 있는 영향과 한계의료법인이 무상출연 등으로 확보한 재정의 바탕 위에 지역사회의 의료공백을 해소하고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는 이익을 비교형량하여 후자의 이익이 더 클 경우에는 의료법인에 대한 인수가 가능하도록 할 필요도 있다. 실제로 의료기관을 개설한 비영리법인의 출연자가 영리법인인 경우도 존재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바. 채무자회생법의 임원의 선임에 관한 규정과의 조화로운 해석이 필요함

한편, 회생계획안에는 이사·대표이사의 변경에 관한 조항을 기재할 수 있으며(채무자회생법 제193조 제2항 제3호), 새로이 법인인 채무자의 이사를 선임하거나 선정하는 때에는 선임이나 선정될 자와 임기 또는 선임이나 선정의 방법과 임기를 정하여야 한다(채무자회생법 제203조 제1항). 특히, 회생계획안에 이사의 선임 및 선정에 관한 규정을 두었을 경우에는 이에 관한 상법 등 다른 법령이나 정관의 규정은 적용되지 않으므로(채무자회생법 제263조 제2항), 이 사건 조항을 해석함에 있어서도 위와 같은 채무자회생법의 규정과의 조화로운 해석이 필요하다. 만약에 이 사건 조항의 입법취지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이 사건 조항의 입법만으로는 부족하고, 채무자회생법의 위 임원의 선임에 관한 규정의 개정이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사. 이 사건 조항 위반 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므로 엄격한 해석이 필요함

한편, 이 사건 조항의 신설과 함께 이 사건 조항 위반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의료법 제89조 제3호도 신설되었다.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해야 하고 명문규정의 의미를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조항도 형벌법규의 엄격해석의 원칙에 따라 그 적용범위를 제한적으로 해석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4. 결론

결국, 이 사건 조항은 의료법인의 운영권을 보유하고 있는 양도인이 임원 변경을 통하여 운영권을 양수인에게 이전하고 그 대가로 금전 등을 지급받는 내용의 운영권의 사적 유상 양도계약을 금지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고, 별도의 입법이 없는 이상 의료법인에 대한 회생절차에서 인수인이 운영권 취득을 전제로 해당 의료법인에 무상출연 등을 하는 데에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향후 의료법인에 대한 여러 회생절차에서 관련 사례가 축적되고, 보다 더 깊은 학문적 논의가 발전되기를 희망한다.


나상훈 부장판사(수원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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