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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CBAM) 개정안의 주요 내용 및 영향

미국변호사

[2022.02.09.]



작년 7월 EU집행위원회에서 발표한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이하 “CBAM”) 규정(안)”은 탄소배출을 많이 하는 방법으로 생산되는 철강 등 제품의 수입에 대해 사실상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점에서 전세계적으로 큰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기후변화의 주된 원인으로서 탄소배출에 대한 전세계적 문제 인식과 각국의 탄소배출 규제정책은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자국 내에서의 탄소배출 규제를 넘어 외국에서의 과다 탄소배출을 이유로 자국 내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서까지 일정한 규제를 선언한 것은 EU 국내산업 보호를 위한 새로운 유형의 “무역장벽”에 해당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상기 EU CBAM 규정(안)은 2021.9월 EU의회의 환경·공공보건·식량안보위원회(이하 “환경위원회”)에 회부되었으며, 이 위원회에서는 네덜란드 국적의 Mohammed Chahim을 보고관으로 임명하여 CBAM 규정(안)을 검토하고 그에 대한 개정(안)을 포함한 검토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였습니다. 이에 2021.12.21. Chahim 보고관은 “EU집행위의 CBAM 규정(안)에 대한 개정(안)을 포함한 검토보고서(이하 “CBAM 개정(안)”)을 발표하였습니다.



■ CBAM 개념 일반

온실가스 배출 감축은 글로벌 대응이 필요한 범세계적인 문제이지만, 각국의 규제수준과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EU 내 기업이 탄소집약적 생산시설을 배출규제가 적은 해외로 이전하거나 EU산 상품이 더욱 탄소집약적 수입품으로 대체될 가능성, 즉 소위 ‘탄소누출’(carbon leakage) 위험이 있습니다. EU의 기존 배출권거래시스템(Emission Trading System, 이하 “ETS”)이 배출권 무상 할당의 차등배당을 통해 탄소누출 위험을 어느 정도 완화하고 있지만 EU가 설정한 더욱 높은 수준의 탄소배출규제 목표인 Fit-for-55(1990년 수준 대비 2030년까지 최소 55% 온실가스 순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ETS 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판단했으며, 탄소누출 방지 및 높은 탄소비용을 부담하는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EU집행위는 CBAM 규정(안)을 제안한 것입니다.


EU집행위의 CBAM 규정(안)에 따르면 EU 수입업자는 EU탄소가격규칙에 따라 상품이 생산되었다면 지불되었을 탄소가격에 상응하는 CBAM 인증서를 구입해야 합니다. 반대로 비EU 생산자가 제3국에서 수입품 생산에 사용된 탄소에 대해 이미 대가를 지불했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다면, EU 수입업체는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전액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 EU의회 개정(안)의 주요 내용 및 그 영향

1. 적용범위의 확대: 화학품목 대거 포함

CBAM 규정(안)에는 일부 화학비료품목만 포함되었으나, 개정(안)은 EU CBAM의 적용범위를 “유기화학물질, 수소 및 폴리머(polymers)까지 확대할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유기화학물질 일체가 CBAM의 적용대상이 되는데, 화학산업의 경우 이에 따라 CBAM의 적용범위가 상당히 확대되게 되므로 앞으로 CBAM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2. 우리 기업이 부담할 “탄소가격”의 증가 가능성

CBAM 규정(안)에는 간접배출량을 “내포된 탄소배출량(embedded emissions)”에 포함시키지않았으나, CBAM 개정(안)은 간접배출량(제조, 냉난방에 사용된 전기에 의해 발생한 배출량)까지 포함할 것을 제안하여 ‘내포된 탄소배출량’이 크게 확대됩니다.


또한 CBAM 개정(안)에 따르면 “내포된 탄소배출량”에는 수입 상품 그 자체의 생산 공정 중에 발생된 배출량뿐만 아니라, 업스트림 생산물(upstream products)의 생산 공정 중에 발생된 배출량까지도 포함됩니다. 즉, 해당 상품의 생산을 위해 특정 원자재가 사용되었다면, 이 같은 원자재의 채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도 포함한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철광석이라는 원자재를 사용 및 처리하여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철강업계”의 경우, 당해 철강기업이 생산하는 특정 철강제품의 생산공정뿐만 아니라 당해 철강기업이 실제로 관여하지 않은 “업스트림 과정(철광석의 채굴 등)”에서 발생된 탄소배출량까지 당해 철강제품의 탄소배출량에 포함되게 됩니다. 이와 같은 업스트림 생산공정으로의 적용범위 확대에 따라 EU에 CBAM 대상품목을 수출하는 국내기업은 탄소가격 증가에 따른 비용상승 압박을 받게 될 것이고 이는 다시 CBAM의 직접적인 적용을 받지 않는 업스트림 분야에 대해서까지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3. 전면적 시행 일자의 단축

CBAM 규정(안)은 CBAM 인증서 구매의무에 관하여 2025년말까지의 과도기간을 거쳐 2026년부터 전면 시행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으나 CBAM 개정(안)은 과도기간을 1년 단축하여 2024.12.31.에 종료시키고 2025년부터 CBAM을 전면 시행할 것을 제안합니다.


4. ETS 무상할당의 점진적 폐지

CBAM 개정(안)은 CBAM의 WTO와의 합치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CBAM과 동일하게 탄소누출 대책으로서 도입된 ETS 내 무상할당제도를 단계적으로 완전히 폐지할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이 점은 CBAM 규정(안)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내용이나, 무상할당의 존속을 주장하는 EU 산업계의 주장이 CBAM 규정 최종(안)에서는 어떻게 반영될지가 주목됩니다.


CBAM 개정(안)에 규정된 무상할당의 단계적 감축 및 폐지 일정에 따르면, 무상할당은 CBAM 적용대상 품목의 생산에 대한 탄소배출량 무상할당분에 “CBAM 지수”를 적용하여 단계적으로 감축하게 됩니다. 구체적으로 CBAM 지수는 2023.1.1. ~ 2024.12.31.까지 100%, 2025년도에는 90%, 2026년도에는 70%, 2027년도에는 40%, 2028년 말까지 0%가 됩니다. 단, CBAM 적용대상인 시멘트 품목에 대해서는, 해당 물품이 탄소누출 위험이 낮아서 조기에 무상할당 폐지가 가능하다고 보아, 2025.1.1일부터 CBAM 지수 0%를 적용하여 무상할당을 우선적으로 폐지합니다.


5. EU차원의 CBAM authority 선임 및 CBAM authority 결정에 대한 이의제기

CBAM 규정(안)은 회원국별로 “책임 당국(competent authority)”을 지정하여 CBAM의 집행을 분산화했으나, CBAM 개정(안)에서는 EU에서 선임한 “CBAM authority”를 통해 CBAM 집행의 중앙집중화 및 일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외국산 상품의 수입은 각 회원국별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EU차원의 CBAM 집행이 신속성, 효율성 측면에서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이 발생할 수 있으나, EU회원국별로 관세당국의 집행 능력에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이에 따라 CBAM의 집행이 회원국 간에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수입업자는 마치 재판에서의 ‘포럼 쇼핑’과 같이 ‘당국 쇼핑’이 가능할수도 있다는 점에서 EU차원의 중앙집권적 집행은 상당히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또한 CBAM 개정(안)에 따르면 CBAM authority의 결정에 의해 불이익을 받은 당사자는 독립기구인 “Board of Appeal”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Board of Appeal에서 내린 판단에 대해서도 이의가 있을 경우에는 EU 일반법원(General Court) 및 사법재판소(Court of Justice)에 상소하여 사법심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단, EU 일반법원의 현재 업무량을 감안하면 당사자의 이의제기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이 내려지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6. CBAM 인증서 미제출시, 벌금 부과 방식 변경

CBAM 규정(안)은 CBAM 인증서 제출의무자가 인증서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 초과 배출분에 대해 이산화탄소 1톤당 100유로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하도록 하였으나, CBAM 개정(안)은 제출하지 않은 각 인증서별로 전년도 CBAM 인증서 평균가격의 3배에 상당하는 벌금을 부과하도록 합니다.


여기서 CBAM 규정(안)과 CBAM 개정(안)의 차이점은, 우선 CBAM 규정(안)은 ‘초과 배출분에 대해서만’ 벌금을 부과하였으나, CBAM 개정(안)은 이와 같은 제한이 없는 점입니다. 다음으로 CBAM 규정(안)은 벌금액의 기준이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으나, CBAM 개정(안)은 ‘전년도 인증서 평균가격’ - 이는 EU 공동경매장에서 EU ETS 배출권 종가의 주간 평균가격으로 산정 - 으로 규정하여 CBAM 인증서 가격에 따라 벌금액도 매년 변동된다는 점입니다. 인증서 가격이 이산화탄소 1톤당 70유로를 상회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CBAM 개정(안)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CBAM 규정(안)에 비해 CBAM 인증서 미제출에 대한 수입업자의 벌금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 향후 절차

현재 EU 의회 환경위원회에서 제출된 CBAM 개정(안)은 이후 본회의 논의를 거쳐 그대로 채택되거나 또는 재차 수정될 수 있는바, 향후 현재의 CBAM 개정(안)이 어떻게 의회에서 수정되며 CBAM 규정이 어떠한 내용으로 최종 확정될 것인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EU CBAM은 EU 탄소가격제도를 기반으로 고안된 제도로서 특히 철강 분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바, EU CBAM이 미국과 EU 간에 협의 중인 “글로벌 철강 알루미늄 협약”(Global Sustainable Steel & Aluminum Arrangement)에 어떻게 반영될지, 반대로 위 글로벌 협약에서 합의된 탄소배출 규제방식이 EU CBAM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등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김두식 대표변호사 (dskim@shinkim.com)

박효민 파트너변호사 (hmipark@shinkim.com)

박경진 전문위원 (kjpark@shink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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