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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수인한도를 넘은 재산권의 사회적 제약과 손실보상규정의 흠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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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본고는 보상규정이 없는 상태에서 재산권의 특별한 희생을 강요받은 개인의 법적 구제수단을 논의하였는데, 모든 문제는 당초에는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 및 사회적 제약으로 의도되었으나 시간의 경과 내지는 사정변경으로 수인한도를 넘게 되는 경우에 발생하고, 보상규정이 없는 재산권 침해의 문제를 발생시킨다. 여기서 헌법 제23조 제1·2항과 제3항을 분리하는 분리이론과 분리하지 않는 경계이론은 결론을 달리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였다.


Ⅱ. 보상규정의 흠결이 위헌·위법성을 창출하는가?

재산권 제한행위가 특별한 희생으로 판단되나 근거법률에 보상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당해 제한행위 및 근거법률 자체가 위헌·위법이 된다고 보는 것이 독일과 우리의 통설인바, 이는 헌법 제23조 제3항의 입법형식을 결부조항(불가분조항)으로 보는 것이다.

보상의 성립은 우선 하나의 적법한 공용수용의 성립을 전제로 하는데도 양자를 관련짓는 것이 맞는가? 보상규정의 존재를 공용수용의 적법요건으로 보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는 견해도 있으나, 주류적인 입장은 보상규정이 없는 공용수용법률을 위헌으로 보아야 그에 대한 구제수단의 검토를 시작할 수 있다고 본다. 이를 합헌으로 보면 그 자체의 현상유지만으로 온당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Ⅲ. 특별한 희생인데도 보상규정이 흠결된 경우 구제수단

이에 관하여 헌법 제23조 제3항의 직접효력설, 유추적용설, 보상규정을 두지 않은 법률은 위헌무효임을 근거로 국가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는 위헌무효설, 보상입법부작위 위헌확인청구설 등이 있었으나, 헌법 제23조 제3항을 결부조항으로 본다면 보상입법부작위만 별도로 위헌이라는 논리는 받아들이기 어렵고, 보상규정을 흠결한 국회를 상대로 국가배상을 청구하더라도 재산권 내용규정이 사정변경으로 수인한도를 넘어 특별한 희생으로 변질된 경우에 대해 입법자의 고의·과실을 쉽게 인정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4다33469 판결 등).

독일연방최고법원은 '수용유사적 침해이론'을 통해 공익과 사익 간 조화로운 모색을 도모하고자 했는데, 재산권 침해법률에 보상규정이 흠결된 경우 위법한 침해임을 확인하면서도 적법한 침해가 있었던 것처럼 보상을 해주었다.


Ⅳ. 보상규정 흠결에 대한 구제수단으로 수용유사적 침해이론에 대한 검토
1. 독일연방최고법원의 광의의 공용수용개념과 경계이론

연방최고법원은 광의의 공용수용개념(경계이론)을 통해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 및 사회적 제약에 해당하지 않고 특별한 희생이 될 수 있는 모든 침해가 공용수용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이로써 재산권의 사회적 기속성과 공용수용은 상호 결합하여 사각지대 없이 재산권 규율을 완성하게 되었다.

또한, 위법·무책한 침해행위에 대해서는 국가배상청구가 어렵다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적법한 재산권 침해가 보상된다면 위법한 재산권 침해는 당연히 구제되어야 한다'는 당연해석을 근거로 보상규정의 흠결이라는 위법상황에 과실 있는 자가 없다는 권리구제의 공백상황을 해결하려고 하였다(수용유사적 침해이론).

2. 독일연방헌법재판소의 협의의 공용수용개념과 분리이론

연방헌법재판소는 1981년 7월 15일 '자갈채취사건'을 통해 연방최고법원의 입장을 제한하는 판시를 하였다. 첫째, 재산권의 사회적 제약이 수인한도를 초과할 경우 보상의 대상이 되는 공용수용으로 전환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 및 사회적 제약은 입법자의 공용수용으로의 의도성이 애초부터 없었기 때문에 공용수용으로 대체될 수 없다. 둘째, 보상규정이 없는 경우 보상청구를 할 수 없다고 하였다. 결국 보상규정이 없으면 재산권 침해의 근거법률 및 침해행위 자체를 다툴 수밖에 없다.

한편, 연방헌법재판소는 보상규정 없는 모든 재산권 제한을 취소하기에는 무리라는 현실을 감안하여, 이른바 '조정적 보상'이 필요한 재산권의 내용규율을 도출하여 분리이론의 엄격한 적용을 완화하려는 시도를 하였다. 그러나 보상규정 없는 보상은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다.

문제는 내용적 보상규정이 필요한 특별한 희생이 예측이 어려운 형태로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는 입법자의 비의도성에서 태어나고, 따라서 당초에 공용수용에 대한 손실보상으로 규율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연방헌법재판소는 보상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보상이 가능하다고 판시하여, 비의도적인 침해에 대해 미리 법률상 보상규정을 마련할 것을 요구함으로써 다소 앞뒤가 맞지 않는 결과를 야기하였다. 이에 이른바 '구제적 보상규정'("이 법에 의한 조치가 공용수용 내지는 이와 유사한 결과를 초래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하여야 한다"는 식의 입법형식)에 대해, 연방최고법원과 연방행정법원은 필요성을 인정하였으나, 연방헌법재판소는 다소 부정적이다.

3. 우리나라의 경우

연방헌법재판소의 분리이론 및 공용수용보상에 포섭되지 않는 조정적 보상제도는 독일헌법 제14조 제3항의 손실보상 조항이 공용수용만을 보상의 대상으로 하고 있음에 따른 논리적 귀결로 볼 여지가 있고, 사회적 제약이든 공용수용이든 간에 특별한 희생으로 평가되기에 보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양자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우리 헌법 제23조 제3항은 손실보상의 대상으로 공용수용뿐만 아니라 공용사용 및 제한도 규정하므로, 독일처럼 조정적 보상과 공용수용보상을 엄격히 구분하는 태도는 적절치 않고 공용제한의 경우에도 조정적 보상이 아닌 공용수용보상의 대상으로 보는 견해가 유력하다.

연방최고법원과 연방헌법재판소 간의 핵심 차이는 보상규정 없이 보상청구를 할 수 있는가, 즉 수용유사적 침해이론을 인정하는가에 있다. 연방헌법재판소에 따르면 보상규정이 없는 경우 존속보장으로 귀결되고, 연방최고법원에 따르면 보상규정이 없는 경우에도 가치보장으로 귀결된다. 즉, 수용유사적 침해이론의 인정여부가 핵심이지,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 및 사회적 제약'과, '보상이 필요한 공용수용' 간의 분리여부가 핵심이 아니다.

생각건대, 재산권 제한이 특별한 희생으로 평가될 경우에도 항상 당해 제한 자체를 제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에 수용유사적 침해이론의 현실적 필요성이 있다. 다만, 수용유사적 침해이론은 헌법이 손실보상의 결정 및 내용 등을 법률로 정하도록 하고 있음에도 사실상 정부나 법원에 의한 입법을 인정하는 결과가 된다는 난점이 있다.

4. 大法院의 태도

大法院은 'MBC 방송사 주식 강제증여 사건'에서 명시적으로 수용유사적 침해이론의 인정을 보류하였으면서도(대법원 1993. 10. 26. 선고 93다6409 판결), 보상규정 흠결의 문제에 당하여 유사한 보상규정이 있다면 유추적용하여 보상금지급판결을 하고 있다(대법원 1999. 11. 23. 선고 98다11529 판결 등). 이는 법률규정의 흠결을 보충하는 보충적 해석의 일종인바, 사실상 수용유사적 침해이론의 취지와 일맥상통한다.


Ⅴ. 주요 쟁점에 대한 憲法裁判所의 입장(헌법재판소 1998. 12. 24. 선고 89헌마214 결정 등) 및 비판적 검토

개발제한구역 지정에 관한 구 도시계획법 제21조 자체에 대해 위헌으로 판단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을 한바 있다. 그러나 연방헌법재판소와 달리 근거법률 및 당해 처분 자체에 대해서는 위헌성이 없어 다툴 수 없고 단지 보상규정의 흠결만이 위헌이므로 입법자의 보상입법을 기다려 권리구제를 받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이는 보상규정 흠결시 보상청구도 불허하면서 재산권 침해법률 및 이에 근거한 침해행위도 다투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또한, 도시계획시설 결정에 관한 구 도시계획법 제6조에 대해서도 위와 동일한 이유로 재산권 침해조항 자체에 대해 헌법불합치결정을 한바 있다. 한발 더 나아가 보상규정이 없는 상태에서도 입법자가 보상규정을 마련할 때까지 국가가 도시계획시설을 계속 지정할 수 있도록 잠정적용 헌법불합치결정을 하였다. 이는 최초에 헌법재판소가 조선철도주식의 수용에 대한 보상입법부작위 헌법소원 사건에서 보상입법부작위에 대해서만 위헌확인을 한 판시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으며(헌법재판소 1994. 12. 29. 선고 89헌마2 결정), 헌법 제23조 제3항을 결부조항이 아닌 비결부조항으로 보는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Ⅵ. 결론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에 따르면 국민은 자신에 대한 재산권 제한행위가 수인한도를 넘어 특별한 희생으로 되었으나 보상규정이 없는 경우 결부조항에 따라 근거법률 자체가 위헌이 되므로, 재산권 제한행위 자체에 대해 항고소송을 제기하면서 근거법률에 대해 보상규정이 없음을 이유로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제기해야 하고, 재판부는 근거법률에 대해 위헌선고를 하여야 한다. 그런데 우리 헌법재판소는 보상규정의 흠결부분만이 위헌이고 재산권 제한행위 자체는 합헌이므로 이에 대해 다툴 수 없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선고를 하여 재산권 존속보장을 정면으로 거부하였다. 동시에 연방최고법원의 수용유사적 침해이론도 거부하여 결국 국민은 국회의 보상입법을 기다려 보상청구를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향후 헌법재판소의 논리가 국민 모두가 수긍할 만한 단계로 발전할 것을 기대한다.


김용욱 법학박사(감사원·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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