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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유럽특허 제도, 2022년 9월경 시행 전망 - Opt-Out에 관한 전략적 대응 필요

미국변호사

[2022.01.25.]


새로운 유럽특허 제도 도입의 진행 경과 및 통합특허법원 관련 규정의 사전 적용을 위한 Protocol의 발효

유럽에서 EU 회원국들 사이에 단일한 효력을 갖는 새로운 특허제도를 도입하고, 이와 관련된 분쟁을 심리하는 통합 특허법원을 설립하기로 합의한 지가 어언 10년이 가까와 오고 있습니다. 그 동안 그러한 새로운 특허 제도의 시행은 여러 사정으로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었으나 현재는 대부분의 장애사유가 해소되어 빠르면 2022년 9월경에는 유럽에서 단일특허 제도가 시행되고 통합특허법원이 개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현재의 유럽특허 제도하에서는 유럽특허청(European Patent Office)이 특허 출원을 받아 심사하고 결정하는 반면 특허권의 효력은 특허권자가 등록한 국가에서만 개별적으로 발생합니다. 그런데 기존의 유럽특허 제도는 그 태생 당시부터 EU 국가 전역에서 단일한 효력을 갖는 특허 시스템의 도입을 종국적인 목표로 하고 있었으며, 이를 위해 유럽의회 및 EU이사회는 2012. 12. 유럽단일특허(European Patent with Unitary Effect) 제도의 도입에 관한 REGULATION (EU) No 1257/2012(“UPR”)을 승인하였고 또한 EU 회원국들은 2013. 2. 이러한 유럽단일특허 제도의 도입과 병행하여 유럽특허의 유·무효, 침해사건을 전문적으로 심리하는 통합특허법원(Unified Patent Court) 설립에 관한 협정(“UPCA”)에도 서명한 바 있습니다.


새로운 유럽특허 제도가 시행되기 위해서는 유럽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3개 국가(필수 비준국)를 포함하여 13개 체약국이 UPCA를 비준하고 그 비준서를 기탁하여야 하는바, 당초에는 이러한 체약국들의 비준절차를 거쳐 2014년경에는 제도가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유럽특허 제도의 도입은 이후 스페인 및 이탈리아가 유럽연합 사법재판소(CJEU)에 UPR 관련 규정의 무효를 주장하는 소송을 제기하거나 UPCA의 필수 비준국 중 하나인 독일에서 절차적 하자를 이유로 독일 연방의회를 통과한 UPCA 이행법률안의 효력을 다투는 헌법소송이 제기되거나 영국이 EU에서 탈퇴함에 따라 UPCA 비준을 철회하는 등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장기간 지체되어 왔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독일 정부가 2020. 12. 18. 기존의 절차적 흠결을 보완하여 UPCA 비준안을 승인함에 따라 이제는 새로운 유럽특허 제도가 정말 출범할 수 있는 듯이 보였으나, 같은 날 독일연방헌법재판소에 UPCA승인절차의 중지를 구하는 2건의 가처분 신청이 제기되면서 새로운 유럽특허 제도의 시행은 다시 멀어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에서는 예상과 달리 신속하게 심리를 진행하여 2021. 6. 23. 위 두건의 가처분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결정을 내렸고 이로써 새로운 유럽단일특허 제도의 시행에 관한 법률적 장애는 모두 제거되었습니다. 한편 2015. 10. 1.에는 UPCA가 발효됨과 동시에 통합특헙법원이 바로 개원할 수 있도록 UPCA가 발효되기 전 일부 조항의 사전 적용을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의 ‘Protocol to the Agreement on a Unified Patent Court on Provisional Application’(“PAP-Protocol”)이 제정되었는데, 2022. 1. 19. 오스트리아가 마지막으로 위 PAP-Protocol의 비준서를 기탁함에 따라 PAP-Protocol은 그 발효 요건을 충족하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통합특허법원은 집행위원회, 예산위원회, 자문위원회 등이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고, 판사 임용, 예산 확보, 등록제도 정비, IT 시스템 확충 등의 개원을 위한 사전 준비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준비과정을 거쳐 빠르면 2022년 9월경에는 유럽단일특허 제도가 시행되고 통합특허법원이 개원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유럽단일특허 제도, 무엇이 달라지나?

유럽단일특허 제도는 기존의 유럽특허제도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병존하는 제도입니다. 즉, 유럽단일특허는 일반 유럽특허와 구별하여 별개의 출원, 심사절차가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일반 유럽특허와 동일하게 출원 및 심사절차가 진행됩니다. 다만, 유럽특허청에서 해당 출원에 대해 특허 허여의 결정을 하게 되면 특허출원인은 그 결정이 유럽특허공보에 게재된 때로부터 1개월 내에 단일특허 부여 신청을 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단일특허로서 특허등록부에 등록됨으로써 단일특허로서의 효력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와 같이 특허 허여 결정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당해 특허를 단일특허로 보유할지, 아니면 각 개별국가 별로 효력을 갖는 기존의 유럽특허로 보유할지 여부는 전적으로 출원인의 선택에 달린 문제입니다. 유럽특허가 소정의 요건 및 절차를 거쳐 단일특허로 등록되면, 모든 UPR 회원국(EU 27개 국가 중 스페인, 크로아티아를 제외한 25개국임) 내에서 하나의 특허로서 통일적인 된 보호를 받게 됩니다. 유럽단일특허 제도가 시행되면 유럽에서 특허를 취득할 수 있는 방법은, i) 개별 국가별로 출원, 등록하는 경우, 유럽특허로 출원하였다가 (ii) 기존의 일반 유럽특허로 등록하는 경우 및 iii) 단일특허로 등록하는 경우의 세가지 방안이 존재하게 됩니다. 이 중 어떠한 경우가 유리할지 여부는 당해 특허의 실시가 필요한 지역적 범위, 당해 특허의 중요도, 유효성의 강도, 무효 공격에의 노출 가능성, 비용적 측면 등을 고려하여 개별적, 전략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단일특허제도의 도입과 함께 유럽특허 사건에 관하여 UPCA 회원국(EU 27개국 중 스페인, 폴란드, 크로아티아를 제외한 24개국) 전체에 대해 다국적 관할권을 갖는 통합특허법원도 설립됩니다. 통합특허법원은 1심법원(Court of First Instance)과 항소심법원(Court of Appeal)의 2심제로 구성되며, 1심법원의 경우 무효사건과 침해사건을 분리하여 심리하는 이원적 체제를 원칙으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1심법원을 중앙법원(Central Division)과 국내지법원(Local Division)/역내지법원(Rocal division)으로 구분하여, 특허의 유,무효 사건은 중앙법원이, 특허의 침해 관련 사건은 국내지법원 또는 역내지법원이 담당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국내지법원은 국가별로 특허사건 수에 따라 하나 이상 설치되며, 역내지법원은 국내지법원을 설치할 만한 규모가 되지 않는 국가들을 묶어 권역화하고, 그 권역별로 설치되는 법원입니다. 통합특허법원의 재판부는 판사 풀(pool)에서 개별 사건별로 국적을 고려하여 판사들을 선발하여 구성하게 되고, 기술판사 제도를 도입하여 특히 무효사건에는 일반판사 외에 기술판사도 관여시킴으로써 재판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습니다.


통합특허법원은 침해소송 및 무효소송뿐만 아니라 보전처분, 손해배상, 라이선스에 관한 소송 등 유럽특허의 제반 법률관계에 관한 사항을 포괄적으로 관할하게 되는데, 통합특허법원 제도의 도입과 관련하여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통합특허법원의 심리대상과 판결의 효력입니다. 통합특허법원의 심리 대상에는 단일특허만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일반 유럽특허도 포함되는데, 일반 유럽특허에 대한 통합특허법원 판결의 효력은 그 유럽특허가 등록된 모든 회원국에 대하여 미치게 됩니다. 즉, 일반 유럽특허의 경우 가사 단일특허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통합특허법원에서 내린 판결의 효력은 당해 유럽특허가 등록된 모든 지역에서 단일하게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일반 유럽특허에 대한 무효소송이 통합특허법원에 제기되어 당해 통합특허법원에서 무효 판결이 선고되면, 당해 특허가 등록된 모든 국가에서 특허가 무효로 됩니다.


다만, UPCA는 위와 같은 일반 유럽특허에 대한 통합특허법원의 관할권에 관하여 소정의 유예기간 동안 예외 조항을 두고 있는데, 이를 Opt-Out 조항이라고 합니다. 즉, UPCA 발효 후 7년의 유예기간(위 기간은 추후 최대 7년까지 연장 가능) 동안에는 일반 유럽특허의 침해나 무효소송을 개별국가 법원에 제기할 수 있도록 하되, 특허권자에 대해서는 통합특허법원에 소송이 제기되지 아니한 경우에 한하여 자신의 특허에 관한 소송을 통합특허법원의 전속관할에서 배제(Opt-Out)할 권리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Opt-Out은 통합특허법원의 등록부서(Registry)에 신청하여 등록이 되어야 효력이 발생하게 되는데, 각국의 특허권자가 상이한 경우 Opt-Out 신청은 모든 특허권자가 공동으로 해야 합니다. Opt-Out 신청은 위 7년의 유예기간 경과 만료 1개월 전까지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Opt-Out은 개별국가 법원에 소송이 제기되지 아니한 경우 철회할 수 있으며, 그 철회 역시 등록해야 효력이 발생하게 됩니다. 하지만 일단 Opt-Out을 철회하게 되면 다시 Out-Out을 신청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UPCA 발효요건 충족 후 실제 발효시까지의 핵심 이벤트 - sunrise period & Opt-Out

새로운 유럽특허 제도는 유럽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3개 국가(필수 비준국)를 포함하여 13개 체약국이 UPCA를 비준한 비준서를 기탁한 이후 4개월째 되는 달의 첫 날에 시행됩니다. 현재 필수 비준국인 독일 외의 나머지 국가들은 모두 비준서를 기탁한 상태이며 독일의 경우 연방헌법재판소에 대하여 제기된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 이후 2021. 8. 7.자로 UPCA를 비준하였으나 아직 그 비준서를 기탁하지는 아니한 상태입니다. 이에 독일이 UPCA 비준서를 기탁하기만 하면 3개월 여 후에 바로 UPCA가 발효되어 새로운 유럽특허 제도가 시행되게 되는바, 독일 정부는 통합특허법원 등 관련 기관들과의 협의를 통해 새로운 특허제도의 시행에 적절한 시점을 고려하여 비준서를 기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새로운 유럽특허 제도가 2022년 9월경에 시행된다면, 독일은 2022년 상반기 중에 UPCA 비준서를 기탁할 것으로 보입니다.


통합특허법원이 개원하게 되면 일반 유럽특허에 관한 사건에 대하여도 관할권을 갖지만 유예기간 동안에는 그러한 관할권이 Opt-Out에 의해 배제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정 특허에 관한 Opt-Out 권한은 통합특허법원에 당해 특허에 관한 사건이 제소되어 있지 아니한 경우에 한하여 행사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일반 유럽특허에 대한 통합특허법원의 관할권이 실제로 배제되는지 여부는, 통합특허법원에 소송이 먼저 제기되는지, 아니면 Opt-Out을 먼저 하는지에 따라 결정되는데, 이에 일반 유럽특허에 도전하는 측에서 특허권자의 Opt-Out 권한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전략적으로 미리 통합특허법원에 제소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유럽특허청에서는 이러한 경우에 대비하여 UPCA 발효를 위한 최종 비준서가 기탁된 이후 UPCA가 실제 발효할 때까지의 3개월(sunrise period)의 기간 동안 일반 유럽특허의 특허권자가 미리 Opt-Out을 등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기존의 권리관계에 관한 법적 안정성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에 2022년 상반기 중에 독일에서 UPCA 비준서를 기탁하면, UPCA 발효시까지의 sunrise period 동안 일반 유럽특허의 권리자에게는 Opt-Out을 할 기회가 부여됩니다. 따라서 유럽에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로서는, 수 개월 내에 도래할 sunrise period 동안 당해 특허에 관하여 Opt-Out을 할지 여부에 대해 심도있게 검토하고 결정을 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일반 유럽특허에 대해서도 통합특허법원을 통해 소송을 진행하면 소송비용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유리한 경우도 있지만, 그 반대로 한번의 소송으로 유럽 각국에 등록되어 있는 특허가 일거에 무효로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sunrise period 동안 미리 Opt-Out을 해 둘지 여부에 관하여는, 해당 특허의 유효성이 얼마나 강력한지, 특허침해 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 침해행위가 발생할 경우 침해행위의 분포나 범위는 어떠한지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여 결정할 필요가 있으며, 일단 Opt-Out을 해 두더라도 이를 철회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의사결정시 고려되어야 할 것입니다.



임보경 파트너변호사 (bklim@shinkim.com)

최재훈 선임외국변호사 (kjchoi@shinkim.com)

박민영 외국변호사 (mypark@shinkim.com)

이재복 외국변호사 (jblee@shink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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